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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배추의 마음 ​/ 나희덕

작성자가야금|작성시간15.04.10|조회수92 목록 댓글 0

배추의 마음

                            나희덕

배추에게도 마음이 있나 보다.

씨앗 뿌리고 농약 없이 키우려니

하도 자라지 않아

가을이 되어도 헛일일 것 같더니

여름내 밭둑 지나며 잊지 않았던 말

나는 너희로 하여 기쁠 것 같아.

잘 자라 기쁠 것 같아.

늦가을 배추 포기 묶어 주며 보니

그래도 튼실하게 자라 속이 꽤 찼다.

혹시 배추벌레 한 마리

이 속에 갇혀 나오지 못하면 어떡하지?

꼭 동여매지도 못하는 사람 마음이나

배추벌레에게 반 넘어 먹히고도

속은 점점 순결한 잎으로 차오르는

배추의 마음이 뭐가 다를까?

배추 풀물이 사람 소매에도 들었나 보다.

 

 

 

나희덕

1966년 2월8일

 

​1988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졸업.
1991 수원 창현고등학교 교사.
2000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2001 한신대학교, 성공회대학교, 연세대학교 출강.
2002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계간 창작과 비평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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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월간 모던포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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