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落花]
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이형기님의 [낙화](1957년 창작)는 1963년 출간된 그의 첫시집 《적막강산》을 통해 발표되었다고 하며,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처럼 변형되어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시(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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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모던포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