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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사람들 풍경

치자꽃

작성자신복남|작성시간26.06.18|조회수21 목록 댓글 0

더운 날에 치자 꽃을 보면 마음이 시원하다. 뜰 안에 치자 꽃 한 그루가 맑고 향기롭게 만든다. 한 번은 사랑했을 그 순간만큼은 치자 꽃향기에 숨기고 싶다. 중후하고 고요함 속에서 그 향기는 빛이 난다. 만남이 지나고 나면 그 만남의 내면을 알수 듯이 치자 꽃 옆에서 한참 세월이 지나고 뒤에 진정 치자 꽃향기를 알 수 있다. 늦가을에 중후한 색깔로 창호지 창문을 물들인다. 얼마나 향기가 진했음은 고요한 색깔로 가을을 물들일까. 사랑도 세월이 흐를수록 고요한 색깔로 변했음은 한다. 정말 셈을 잘하는 사람은 주판을 쓰지 않는다. 진정한 자유를 바라는 사람은 자유를 주장하지 않는다. 삶은 내면에서 알아서 나간다. 밖으로 들춰내지 않고 알아서 흘러간다. 치자꽃향기처럼 보이지 않게 주위를 밝게 한다.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해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환경이 주는 만큼 만족한다. 그리하면 향기로운 환경이 찾아온다. 색은 공간에 있지만 그것이 실재하는 모습이 아닐 것이고 그러나 내면의 공간을 채울 것이다. 혼자 즐거움을 찾는 데에는 자연 속에서 자기를 찾는다. 치자 꽃 피는 공간에 나의 시간을 찾고자 고독 속에 수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어려움도 삶의 일부이기 때문에 기쁨으로 받다들일 수밖에 없다. 세상과 내 생각을 일치하기 위해서 오히려 자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자연에 풀 한 포기 소중하게 여기는 것도 만남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5월의 찔레꽃 향기와 같이 숫자론 비교할 수 없지만 하얀 치자 꽃 몇 송이만 있으면 향기로운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오늘 하루 다시 태어나면 내일은 새로운 향기가 나타난다. 하얀 꽃과 주황색 열매는 계절을 뛰어넘는 향기가 된다. 세월이 가면 창문에 주황색 햇빛이 들어온다. 따듯한 마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젊은 날에 뜨거운 에너지는 활기가 있어 좋고 세월이 흘러 온화한 이미지는 아늑해서 좋다. 많이 쌓으면 반드시 잃는다. 재물은 향기로울 수 없다. 직접 순간순간 향기로운 공간이면 족하다. 재생은 그때그때 소비하면 또 생긴다. 마치 센물을 나오게 만든 우물처럼 말이다. 뜰 안에 생각이 가득 채워 두면 그리운 것을 담을 수가 없다. 그윽한 치자꽃향기를 채울 수가 없다. 순수와 만나기 위해 치자 꽃에 숨었다. 그는 아직 살아 있어 순수하다. 세월을 아끼기 위해 첫사랑을 찾는다. 순수한 영혼과 함께 있기 위해 치자 꽃 열매를 기다리고 있다. 꽃밭은 아니어도 치자 꽃향기는 천리 길을 향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향기 가득하게 가슴에 새겨놓았다. 한 곡으로 단순하게 밀려오는 두 단조 음악이 이렇게 가슴이 미어지는구나. 꽃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러지고 있는가. 영혼의 찬가가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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