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북송이 1959년 시작된 걸 알았지만 1984년까지 187회나 계속된 줄은 몰랐네. 9만 3천여 명이 북송되었고, 그중에는 일본인도 수천명이나 있었다. 북송 교포의 원 고향은 압도적으로 대한민국(남한)이었다. 그들은 북한 항구에 도착한 직후부터 뭔가 잘못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다. 기대했던 따듯한 낙원이 아니라 차가운 수용소에 온 것같은.
강제로 끌어간, 강제 연행은 아니었으되 북한의 지령에 따라 조총련이 소속 좌성향의 재일교포들에게 강권하여 북행을 택하게 했고 일본 정부도 적극 협조해서 일어난 일이었다. 일본이야 해방 당시의 200만 명에서는 줄었으되 60만 명이라는 이질적 조선인 집단이 부담스러웠는데, 그를 내보내는 사업이었으니 "이게 왠떡?" 하는 식으로 환영했다.
일본에서 자유롭게 살던 이들의 운명이 북송후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직접 배를 탄 9만 3천여명과 북행 이후 태어난 이들까지 10만 명 이상의 삶이 지옥으로 바뀌었다. 부모야 자기의 선택을 자기가 책임질 일이지만, 자녀는 무슨 죄인가. 태어나 보니 북한이라는 것만큼 왕재수가 또 있겠나.
지금껏 좌파는 위안부 동원, 노무 동원을 지옥행이라 규정하며 일본을 규탄했으나, 진짜 지옥은 이 재일교포 북송사업으로 열렸다. 일본이 한국인에게 저지른 잘못을 꼽는다면, 나는 가장 먼저 이 재일교포 북송사업을 꼽고 싶다.
오늘 본 이용남, 김윤희 감독의 영화 <에브리웨어 앤 노웨어>의 주인공은 1952년 시모노세키 태생 이태경씨. 그는 7~8살 무렵 부모의 손에 이끌려 북한에 갔다가 46년이 지난 2004년인가에 탈출해서 대한민국에 왔다. 그의 신산하고 기구한 삶을 두 감독은 짧은 러닝타임 안에 응축했다. 수고한 두 감독, 특히 팀을 이끈 이 감독님께 경의를 표한다.
펌)주익종 페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