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딴지와 겸공의 주 이용자는 50대 중후반이다. 1998년 딴지일보가 창간됐을 때 20대였던 이들은 2002년 대선과 2004년 탄핵소추, 2009년 노무현의 서거를 함께 겪으며 진보 정치의 열렬한 지지자가 됐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자녀가 있다.
2. 지금 20대 중후반인 그 자녀들은 전혀 다른 세대다. 정치보다 입시와 취업이 훨씬 절박했던 세대, 경쟁에서 단 한 발짝도 뒤처질 수 없었던 세대다. 그런 그들에게 문재인 정부 시절의 '인국공 사태'와 '조국 사태'는 단순한 정치 스캔들이 아니었다. 죽어라 뛰어도 모자랄 판에 누군가 새치기를 하고, 그 새치기를 어른들이 눈감아주는 광경이었다.
3. 더 뼈아팠던 건 그 어른들이 바로 자기 부모였다는 점이다. 그들은 매일 공정과 정의를 입에 달고 살면서, 막상 조국 사태가 터지자 두둔하고 나섰다. 불공정의 피해자인 자녀 앞에서, 불공정의 가해자를 감싸는 부모들이었다.
4. 말과 행동이 이토록 다른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 있다. 위선자다.
5. 그 위선의 얼굴로 청년들에게 가장 선명하게 각인된 인물이 조국이다. 조국혁신당의 18~29세 지지율이 0.7%라는 숫자는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유시민도 다르지 않다. 청년 남성들의 박탈감을 "축구도 봐야 하고 롤도 해야 하는" 세대라며 희화화하고, 윤석열 당선의 책임을 2030에게 돌린 그는 부모 세대의 우상일지 몰라도 청년들에겐 그저 또 다른 꼰대다.
6. 그런데도 겸공과 그 청취자들은 여전히 딴 세상 얘기를 하고 있다. 보완수사권 폐지, 조국 대권론. 청년을 향해 내미는 카드는 고작 소셜미디어 밈 대응이나 청년 정책 확대다. 청년의 마음을 얻겠다는 게 아니라, 청년이라는 타깃을 공략하겠다는 발상이다. 병의 원인은 놔두고 해열제만 처방하는 격이다.
7. 민주당도 문제다. 2023년 기준 민주당 권리당원의 절반이 5060이다. 20대는 6%가 채 안 된다. 정청래가 대표 연임을 위해 1인 1표제를 밀어붙인 건 이 지형을 정확히 읽은 결과다. 젊은 목소리가 당 안에서 반영될 구조 자체가 없다.
8. 이번 선거에서 2030은 민주당을 외면했다. 알고리즘 탓도, 정책 탓도 아니다. 불공정과 위선에 뿔이 났기 때문이다. 그 분노를 직면하고 자신들의 모순을 걷어내지 않는 한, 어떤 정책도 어떤 밈도 통하지 않는다.
펌)임상훈 페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