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 스푼의 무게
전영숙
빈 가지에 참새 때가 우르르 날아듭니다
여전히 빈 가지입니다 참새 때를 어디다
숨겼는지 나무는 흔들리지 않고 고요합니다
들여놓은 공중의 틈을 조심스레 벌리면
거기, 세상을 들어 올리는 작은 새
쌀 한 스푼의 무게가 나뭇잎 진 자리를 누르고
있습니다 지혈을 하듯 꼭 누르고 있습니다
위잉 울던 바람도 내 안의 상처도 잠잠해집니다
『대구의 시인들』 2025, (만인사) P318
시를 읽는 재미는 상상의 확장에서 온다. 그것도 하나의 점에서가 아니라 그 점이 확장되는 동심원처럼 뇌리의 파동이 톡하고 터지는 느낌, 호수에 던져진 돌이 수제비 뜰 때처럼, 시의 눈을 뜨고 각자의 향수를 따라가 듯, 수면을 튕기며 되도록 멀리, 되도록 건너편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의 졸임!! 그것이 확장 될수록 시의 참맛은 가중된다.
「쌀 한 스푼의 무게」 가벼운 그 무게, 무게랄 것도 없는 그 무게, 누구는 그 무게를 가볍게도 보겠지만, 바늘처럼 예리하다. 참새 한 마리의 무게, 원초적인 그 무게에서 비롯된 처절한 인생의 무게, 밥 한 숟가락의 무게로 살아내야 하는 인생의 삶에 귀결된 상상력으로 펼쳐간 사유의 깊이가 놀랍다. 시를 창작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순간에 보여지는 한 대상을 집요하게 관찰함으로써 독자에게도 전해지는 시적 진실인 참다운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