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
유병록
잃어버린 우산은
빗소리 속에 두기로 해요
같은 것을 찾아
빗속을 헤매지 않기로 해요
젖은 마음을
내일로 가져가지 않기로 해요
깊은 잠을 자기로 해요
여름의 일을 가을까지 데려가는 건
엄두도 내지 않기로 해요
-시집 <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 2026년 5월 창비>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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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되기 전 후덥지근한 날씨의 연속이다
두꺼운 구름만큼이나 가슴이 답답했던 요즘,
잃어버린 우산을 빗소리 속에 두기로 한다.
이미 잃어버린 것을 찾아 헤메는 어리석은 짓은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젖은 마음을 내일로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내 마음이 내 안의 우주이고, 내 세상이다.
올 봄 내내 마음에 가득했던 먹구름을 이제
여름비에 씻어버리고 가을까지 데려가지 않기로...
- 김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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