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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빛칼럼 窓

더 이상 섬으로 살 수는 없기에 (2017.12.17)

작성자길목|작성시간17.12.18|조회수72 목록 댓글 0

더 이상 섬으로 살 수는 없기에

  

순대 속 같은 세상살이를 핑계로

퇴근길이면 술집으로 향한다

우리는 늘 하나라고 건배를 하면서도

등 기댈 벽조차 없다는 생각으로

나는 술잔에 떠 있는 한 개 섬이다

술 취해 돌아오는 내 그림자

그대 또한 한 개 섬이다

 

장사익의 노래 입니다. 허전한 마음 하나 기댈 이가 없어, 서로가 섬으로 존재하는 고독한 우리 모습을 비추어주는 참 쓸쓸한 노래입니다. 나는 한 개 섬이다. 그대 또한 한 개 섬이다이 노랫말을 곱씹어보면, 우리가 외딴 섬으로 존재하기를,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익명성(匿名性)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디서든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관계 맺기도 원하지 않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존재로 살고자 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현대인의 특징이라고 일컬어지고, 많은 학자들의 연구와 저술의 주제이기도 하고, 현대사회 곳곳에서 목격되는, 이 익명성은 사실 자유에 대한 갈망일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자기만의 삶의 영역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익명성에는 반드시 치러야 하는 대가가 있습니다. 고독입니다. 결국 섬으로 남게 되는 것입니다. 나는 한 개 섬이다. 그대 또한 한 개 섬이다.”

 

온 마을이 한 가족이던 인간이 어느덧 부모와 자녀로만 이루어진 좁은 의미의 가족 안에서만 거하게 되었고, 이젠 그것조차도 불편하여, 홀로 살기를 원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1인 가구, 결혼하지 않는 비혼(非婚), 독거노인 등등은 점점 고립되어, 이젠 섬이 된 현대인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점점 남이 불편해집니다. 동시에 우리는 점점 예민해지고, 점점 기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교회라는 관계 속으로 부르셨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익명성에 도전하는 곳입니다. 모두가 섬으로 존재하기를 원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가족이 되기를 꿈꿉니다. 진짜 가족이 되기를 원합니다. 지지고 볶고, 울고 웃고, 싸우고 화해하면서, 서로에게 기대게 되는 가족 말입니다. 우리는 올해 목장모임을 통하여, 그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목장모임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 걸음을 걸었을 뿐입니다. 올해를 교훈으로, 새해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도합니다. 함께 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더 이상 섬으로 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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