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현재전시

시선의 통과 Passage of gaze_오숙경

작성자김남진|작성시간26.04.29|조회수24 목록 댓글 0

 

여행은 두려움에서 시작된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공간으로 향하는 길 위에서, 나는 늘 완벽하지 않은 자신과 마주한 다. 그러나 그 불완전함 속에서 시선은 더욱 정직해진다. 풍경을 보기보다 먼저, 나는 나의 시선을 본다. 그 시선이 머무는 위치와 시간의 간격이 결국 나의 내면을 드러낸다. 우연의 순간 속에서, 나의 시선은 존재의 방향을 묻는 것이 다. 사진은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그것은 대상을 포착하는 기술이 아니라, 순간을 향해 열리는 의식의 과정 이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 나는 외부의 장면보다 내면의 진동을 기록한다. 그렇게 우연의 장면은 필연의 형태로 다가오며, 그 이미지 속에서 나는 존재의 단면을 발견한다. 여행지는 단순한 장 소가 아니라 질문의 공간이다. 낯선 사람들의 표정, 시선, 몸짓은 모두 하나의 언어로 나에게 말을 건다. 그 속에서 인간의 따뜻한 결을 느낄 때, 나는 셔터를 누른다. 그것은 인간을 이해하려는 시도이자, 나를 이해하려는 사유의 과정 이다. 길 위에서 나는 끊임없이 묻는다.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리고 왜 그 장면에 멈추는가. 그 질문들은 사진 속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미지의 결과 침묵을 통해 조용히 스며든다. 결국 사진은 나의 시선이 존재와 마주한 흔적이며 모든 우연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듯이 내 작업은 외부를 향한 시선이자, 내면으로 향하는 사색과 다름없다. 나의 작업은 그런 순환 속에서 구성된다. 타인을 바라보며 인간의 흔적을 읽고, 그 기록 속에서 다시 나를 찾는다. 모 든 우연은 새로운 이해로 이어지고, 그 이해는 다시 또 다른 길을 시작하게 한다. 나는 여행을 통해 세상을 걷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길 위를 걷는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만난 우연의 순간들이 조용히 나를 완성시킨다. 결국 사진은 나 를 돌아보는 철학이며, 여행은 나를 증명하는 시간이다.

                                   오 숙경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