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prayer)
<루카 복음 10.38-41>
그때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로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 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주십시오."하고 말하였다.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나는 천주교 신자다.
성당에 가서 조용히 기도하고 미사만 드리는 신자와는 거리가 먼 신자이다. 세례를 받음과 동시에 신부님의 권유를 받아(대부분 그렇게 시작한다)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가난한 분들을 돌보는 단체에 들어가 독거노인들의 목욕 봉사, 반찬 봉사 등 몸을 쓰고 땀을 흘리는 일부터 전례 봉사까지 안 해 본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곳에서 봉사하며 신앙을 실천해왔다.
앞서 적은 성경 구절을 인용하자면 나는 마리아보다는 마르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침, 내 생일이 마르타의 축일인 것은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까지의 20년 넘는 세월 동안 봉사의 시간을 돌이켜 보면 그저 내가 열심히 했다는 생각에 앞서서 주님께서 내 쓰임의 길을 열어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간 동안 나는 보다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성경 속 마르타처럼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주님의 은총과 사랑을 무한히 받아왔다.
그렇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동생 마리아처럼 주님과 기도로서 온전히 일치되고 싶은 갈망도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 마음과는 달리 실상은 기도보다는 봉사가 늘 앞섰지만….
몇 년 전부터 사진 공부를 시작했다.
사진을 찍다 보니 내 삶이 성당과 떼어놓을 수 없으므로 성당을 찍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는 기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눈길이 갔고 그들을 사진으로 담고 있었다. 조용히 기도에 전념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아름답고 거룩함이 느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스스로나 자신에게 했던 질문, 나에게 기도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어쩌면 지금 내가 하는 이 사진 작업이 또 다른 형태의 기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님 저를 당신의 도구로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멘
-강연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