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 대로 거둔다
최민영
살을 빼고 싶었다. 나도 마르고 싶었다. 물론 한 학기 동안의 수업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긴 어렵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나 혼자서는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지속성이 너무나 떨어졌다. 이번 수업을 통해서 나의 운동 생활이 첫 시작을 거두기를 바라며 몸짓기 수업을 신청했다.
첫날에는 간단한 수업 소개와 평가 기준을 듣게 되었다. 헬스장에서 지켜야 할 규칙과, 어떤 수업인지에 대한 설명을 듣다가 평가 기준을 보았는데….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 30분 안에 4.5km 달리기? 평소 운동을 안 하던 내가 저걸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벌써부터 평가 날이 두려워졌지만, 일단 평가는 제쳐두고 몸부터 건강하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애써 마음을 가다듬었다.
드디어 헬스장에 가게 되었다. 가자마자 각자 인바디를 재는데, 내 인바디를 보자마자 뜨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인바디 점수 64점, 골격근량은 표준 이하, 체지방률은 엄청난 표준 이상이었다. 내장지방 레벨은 무려 11레벨…. 내가 지방이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수치로 눈에 딱 보이니 참 심각하구나 싶었다.
이 수업에서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운동을 해도 수치에 눈에 띌 정도로 큰 변화가 없을 것 같아 걱정되기도 했다. 유튜브에서 접한 몸무게 감량 스토리를 보면 다들 처음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힘들다고 했으니까….
그렇게 몸짓기 수업을 계속 듣던 중, 어쩌다 보니 통쌤과 거의 1대1로 헬스장에 가게 되었다. 사실 걱정이 먼저 앞섰다. ‘통쌤이랑 1대1?’ ‘나 운동 진짜 못하는데….’ ‘그냥 나도 다른 수업 갈까?’ 그런데 다른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좋은 기회이지 않을까?’ ‘1대1로 배울 수 있는 거잖아.’ 머릿속에서 치열한 논쟁을 펼쳤지만, ‘헬스장에 갈까?’ 라는 생각이 떠오른 순간부터 내 마음은 이미 마음먹은 상태였다.
그날은 하체 운동을 주로 했다. 브이 스쿼트를 처음으로 하고, 레그 레이즈와 레그 컬을 연달아 했다. 브이 스쿼트는 남들이 하는 걸 보기만 하고, 해보지 않은 거였다. 통쌤이 제대로 된 자세도 알려주시고, 무게도 천천히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서 좋았다. 또 레그 레이즈와 레그 컬은 해본 적이 있긴 하지만, 해본 적 없는 무게까지 천천히 올려 보았다. 통쌤의 열정적인 카운트에 더욱 힘이 났다. ‘내가 이 정도 무게까지 할 수 있었다고?’라는 생각이 들면서 신기했다. 운동을 하고 나니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수업을 들으면서 이 정도로 뿌듯하게 해본 적이 처음이었다. 그날 이후로 좀 더 운동에 대한 열정이 붙었다.
대망의 평가 날이 다가왔다. 다행히 평가 기준은 조금 낮아져 있어서 한 번 해볼만 했다. 플랭크 1분을 완료하고, 매달리기를 28초 했다. 근데 달리기가 문제였다. 30분 안에 4.2km…. 절대 안 될 것 같았지만 죽기 살기로 달려보자 했다. 진짜 땀이 줄줄 나고 나중엔 머리가 아프도록 달렸다. 그렇게 30분 되기까지 6초를 남기고 4.2km를 완주했다. 정말 뿌듯했다. 내가 한다면 할 수 있었다. 나를 증명해 냈다.
몸짓기에서는 한 달 간격으로 인바디를 쟀다. 이번에도 인바디를 쟀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한 달 동안 무려 1.7kg. 그러니까 약 2kg 정도를 감량했던 거다. 남들이 보면 그 정도 갖고 뭐…. 싶을 수도 있었지만, 나에겐 큰 수치였다. 운동한 만큼 돌아오니, 이만큼 정직한 활동은 얼마 없을 거다.
그 이후로도 운동을 열심히 하였고, 인바디 점수도 3점이나 올라 67점이 되었다. 내장지방 레벨도 1단계 낮아져 10레벨이 되었다. 성공적이다. 이게 비록 유지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시작은 성공했다고 본다.
물론 부족한 점도 있었다. 수업 외 시간에 2번 운동을 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 그게 너무 아쉽다. 복부 운동은 보통 맨몸운동에 많아서 헬스장에 가지 않는 시간에도 하는 게 좋았을 텐데. 그래도 이젠 맨몸운동 동아리에 들어갔다. 이 몸짓기 수업을 시작으로 소소하지만 내 삶에 건강한 운동 생활이 들어온 것 같다. 앞으로도 여기서 얻은 좋은 생활을 유지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