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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후원-열 번째

작성자강북마을|작성시간21.09.15|조회수198 목록 댓글 0

[열 번째 특별한 후원]-열 번째로 특별한 후원에 참여해 주신 허정숙 선생님을 만나러

                             도깨비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안녕하세요? 특별한 후원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곳에 직접 와 보니 참 좋네요. 도깨비학교를 운영하신 건 얼마 정도 되신 거예요?

학교 이름을 걸은 건 2015년이예요. 강북교육지원센터 도깨비는 2010년에 시작했구요.

그리고 처음 제가 활동을 시작한 곳은 사실 열린사회 북부시민회에서였어요.

제가 올해로 강북구에서 활동을 시작한 게 30년 차가 됐어요.

1992년에 열린사회 북부시민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직장 다니면서 활동을 했죠.

그러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상근을 시작한 건 96년인가 97년이예요. 그 전에 비상근 사무국장을 했었죠.

그럼 원래부터 강북구에서 사신 거예요?

고향은 옆동네 성북구예요. 근데 성북구에선 어렸을 때 기억만 좀 남아 있고,

24살 때부터 강북구에서 활동하다 보니까 오히려 강북구가 고향같이 느껴져요.

 

<특별한 후원>에 참여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당연히 선배니까 하려고 했었고, 해야죠.

그냥 제겐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었어요. 순서를 엿보고 있었어요.

저는 강북마을 초기 멤버이고 해서 그런지 너무 자연스럽게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은 아주 오래 전부터 강북마을에서 열린사회북부시민회와 도깨비 등에서 활동하셨는데 강북마을과는 언제부터 인연을 맺게 되신 건가요?

김진숙 선생님과 마찬가지로 강북마을이 생기기 전부터 강북구에서 활동을 해왔고

재미난 마을, 강북나눔연대, 열린사회 북부시민회, 강북교육지원센터 도깨비, 아름다운 생명사랑, 시소와 그네,

강북장애인부모회, 강북주거복지센터, 삼양주민연대, 두루두루배움터 등 10여개 단체가 모여

2012년도 5월에 강북마을을 결성하게 되었죠.

강북구 전체를 통합하고 힘을 결집시킬 수 있는 단위가 필요하단 생각에서요.

그러니까 강북마을이 생겨서 인연을 맺으신 게 아니고, 선생님처럼 지역에서 뿌리내리고 활동하셨던 풀뿌리 활동가들께서 뭔가 힘을 더 결집시키기 위해서 강북마을을 만드신 거군요. ㅎㅎ 창립 멤버셨네요. 그 때 같이 하셨던 분들로는 누가 계세요?

김진숙, 이상훈, 김성훈, 김주옥, 정명훈, 김혜신, 이경주, 박인숙 등등. 이런 분들과 함께 했어요.

 

전에 선생님께서 이사 직후 카톡방에 도깨비 활동 올리신 거 보긴 했는데, 현재 하시고 있는 활동에 대해서 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활동하시면서 겪었던 어려움이라든가 보람 같은 게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앞으로 성인으로, 시민으로 살아가야 할 친구들이 심리적으로 정서적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론 우리 청소년들이 잘 커서 제가 늙었을 때 좀 더 나은 복지국가가 돼서

자식도 없는 제가 좀 편하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ㅋㅋ

제가 문구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마을에서 사랑받고 자란 아이가 마을에 자랑이 된다라는 글귀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예전에 우성구 선생님이 글을 써 주셨는데,
“마을의 사랑으로 자란 아이는 마을의 자랑이 되고 마을이 필요했던 아이는 마을에 필요한 사람이 된다”

라는 말이 마음에 딱 와서 닿더라구요.

저희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비슷한 일을 해 왔기 때문에 더 공감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저희가 그걸 목표로 활동을 하는데 어쨌든 순환되고 아이들이 주인이 되어 잘 살아가야 하니까요.

원래는 열린학교라는 공부방을 했었는데

집에 못 들어가고 길에서 시간을 보내는 친구들,

더 나아가서 도깨비를 할 때는 학교 안 가고 동네 놀이터에 모여서

밤을 새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침 뱉고 다니는 친구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그런 친구들을 발견할 때는 어떻게 다가가세요? 그런 친구들은 보통 어른들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거부하는 태도를 보일 텐데요. 그렇지 않더라도 사춘기가 되면 보통 어른들에게 반항하고 적대적으로 대할 때가 있잖아요.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요.

밥은 먹었는지 물어보고 같이 먹자고 하고 진심으로 걱정해 주거나 부탁을 하면 절대 해코지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반항하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그럴 만한 이유에는 분명 어른이 있어요.

친구 사이가 안 좋아서 뛰쳐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친구 사이는 안 좋다가도 좋아져요.

그런데 학교에서 만나는 선생님이라든가 밖에서 만나는 어른들,

집에서 만나는 어른과 갈등이 생겨서 튕겨져 나오는 거거든요.

우리는 어쨌든 이런 활동들을 하고 서로 같이 사는 게 자연스럽고 익숙한 사람들이잖아요.

그 익숙함으로 그냥 받아들여지고 다가가는 것 같아요.

놀이터에서 담배 피우고 학교도 안 가고 했던 아이들이 서로 알아가고 친해지면서

강북구에는 왜 대안학교가 없냐며 대안학교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해서 만들어진 게 바로 도깨비학교예요.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도 사실은 사회복지사들이 기획해서 만든 것보다

당사자들의 니즈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훨씬 효과가 커요.

확실히 대안학교는 아이들의 상황도 알고 아이들 수준에 맞는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많이 하거든요.

공립형 대안학교라도 생겼으면 해서 많이 노력했지만 강북구에서는 의지가 없어서 안 됐어요.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이 인근에 있는 도봉구, 노원구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우리 아이들 입장에서는 멀리까지 갈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죠.

여기 오기 전에 있었던 조그만 공간은 아이들이 밴드를 구성해서 음악회를 열어서 만든 곳이에요.

음악회 티켓을 만들어서 판매해 보증금을 마련하고 도깨비학교를 만든 거죠.

2015년에 결국 아이들의 요구에 지역의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만든 거죠.

저는 그 때 당시 티켓을 한 장도 안 팔았는데

마을에서 누군가가 책상 위에 있던 걸 다 가져가서 서로 팔아줬어요.

아이들이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어떨 때는 자기들끼리 서로 표를 팔고 있는 거예요.

(인터뷰를 하면서 강북구의 따뜻한 공동체 의식과 저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어요.)

강북구 활동가들이 강북마을이라는 하나의 단체로 모이면서

전체의 판을 함께 보고 팀을 이루어 활동을 해왔다는 게 다른 지역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우리와 같은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는 곳이 흔치 않아요.

우리 구는 행정이 워낙 안 받쳐 주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들끼리 기를 쓰고 할 수밖에 없었고,

다행히도 강북구 활동가들은 그럴 수 있는 힘이 다른 구에 비해 좀 더 있었던 것 같아요.

옛날부터 풀뿌리 활동이 강북구가 좀 강한 편이죠.

 

아이들에게 스스럼없고 친근하게 다가가시는 허정숙 선생님! 존경스럽네요.

 

강북마을 회원으로서 굉장히 오래 활동해 오셨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으시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다양한 워크숍을 다양하게 많이 갔던 거. ㅎㅎㅎㅎ

워크숍은 보통 어디로 많이 가셨어요? 요즘은 전부 줌이어서...ㅠㅠ

그러니까요. 특히 저는 운영위원을 계속 했는데, 운영위에서 했던 워크숍들이 기억이 나네요.

우리는 다 내 돈으로 회비 내서 워크숍 다녔는데

행정에선 워크숍 간다고 하면 놀러가는 줄 알고 못 가게 하는데

우리는 진짜로 회의하러 가는 거잖아요.

회의 하러 저희는 제주도도 갔었고, 서로 시간 내기 힘드니까 연말이나 일요일 같을 때 시간 내서 다녀오면

월요일 출근할 때 정말 힘들죠.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그런 때라도 시간 내서 회의도 하고 워크숍하고 했죠.

그리고 우리 운영위원들이 일본으로 탐방을 간 적이 있었어요. 그 때도 각자 자기 돈 내서.

기타시바라고 오사카 옆에 있는 곳인데 강북구하고 굉장히 비슷한 마을이었어요.

그 후에는 그 곳 사람들이 강북마을로 탐방을 오기도 하면서 교류가 있었는데 요 몇 년 멈췄죠.

워크숍을 가면 몇 박 며칠을 가서 회의만 하다가 왔는데도 그럴 때가 제일 기억에 남네요.

어딘가 가서 회의를 하면 저녁에 술 한잔도 하다 보니 마음이 열려서 그런지 회의를 길게 해도 좋더라구요.

사무실에서 하는 회의는 길어지면 괴로운데 말이예요.

생각해 보니 우리끼리 라오스 놀러간 적도 있긴 하네요.

 

오늘 긴 시간 이런저런 재밌고 좋은 얘기 많이 들려주셨는데 마지막으로 회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라든가 강북마을에 바라는 점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회원인데 강북마을에 바라면 안 될 것 같고, 함께 해야죠.

예전에 좋았던 게 한 달에 한 번씩 회원밥상 해왔던 게 있거든요.

우리가 사업도 중요하고 다양한 활동들이 계속 강북마을 회원 카톡방에 올라오고 하는데,

소모임이라든가 소소한 주제를 가지고 번개모임 같은 거라도 하면 좋겠어요.

실제로 한 2년 동안 마을 회원들과 거의 교류를 못 한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대부분이 그럴 것 같아요.

우리도 이사했는데도 개소식도 못 하고...

간간히 초대라도 하면 좋은데 코로나 땜에 그것도 쉽지 않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요, 강북구가 거의 고향 같은 곳이니, 이곳에서 오래오래 활동하시면 좋겠네요.

안 그래도 전에는 남편하고 정년 퇴직하면 가평이나 양평 같은 곳에 집을 지을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가 거기에 집을 지은들 왔다갔다 할 거야, 거기서 눌러 살 거야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국에는 내가 노년에도 이 동네 있겠구나 싶어서 나중에 우이동쪽에 집을 짓기로 했어요. 돈을 많이 모아야겠군요.. ㅎ

 

강북마을에 대한 애정으로 특별한 후원도 해 주시고, 좋은 말씀 많이 들려주신 허정숙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마을의 사랑으로 자란 아이는 마을의 자랑이 되고

 마을이 필요했던 아이는 마을에 필요한 사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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