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마을을 품다] 2018 마을공동체 사례집 - 06. 주민들의 배움과 소통의 공간, 책읽는마을북카페 / 송천동
작성자강북마을공동체지원단작성시간19.06.10조회수182 목록 댓글 0* 본 기록은 2018년 12월에 강북구마을생태계조성지원단에서
50+ 마을기록가 선생님들과 함께 발행한 '강북구 마을공동체 사례집 사람-마을을 품다'에 수록된 인터뷰자료입니다.
앞으로 매일 1~2편씩 인터뷰내용을 연재하려고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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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배움과
소통의 공간,
책읽는마을북카페
송천동
‘책읽는마을북카페’는 책을 읽고 차를 마시는 공간일 뿐 아니라 주민들이 함께 모임을 하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다양한 강좌가 진행 되는 배움의 장이기도 합니다.
본인 소개와 모임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책읽는마을 북카페’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고묘원이라고 합니다. 이 공간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강좌나 소작 활동, 소모임 등 전체적인 프로그램 관리를 하고 있어요. 여기가 강북청소년문화정보도서관 1층인데요, 책읽는마을 북카페는 2012년 12월에 생겼어요. 그때 당시에는 거의 불이 꺼져 있고 문이 닫혀 있어 주민들이 이용하지 않는 죽어 있는 공간이었어요. 그때 이 공간을 구청에서 잘 운영할 수 있는 단체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고 열린사회 북부시민회가 위탁을 받아 ‘책읽는마을 북카페’를 만들게 되었어요.
이런 마을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이전에 ‘두런두런’이라는 엄마들 소모임으로 활동을 했고요, 아이들을 함께 키우면서 함께 자녀들을 교육하자는 뜻으로 모이게 됐어요. 애들이 어렸으니까요. 강북 영유아통합지원센터에서 두런두런 모임을 만들어 활동했는데, 그 센터가 없어지면서 소모임 공간도 없어졌어요. 커피숍에 가거나 돌아가면서 엄마들 집에 모여서 모임을 꾸려 가다가 열린사회북부시민회 사무국장님이 저희 얘기를 듣고, 열린사회 북부시민회 사무실 공간에서 소모임을 해보라고 추천해주셨어요. 거기서 소모임 활동을 하다가 이 북카페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같이 꾸려 가자는 제안을 주셔서 저희가 이곳에서 모임을 하게 되었지요.
그동안 이곳에서 어떤 활동들을 진행하셨는지요?
활동들이 너무 많은데요, 바로 앞 정자에서 동네잔치도 했어요. 이런 공간이 생긴다는 홍보도 하고 개관식 때 잔치를 한 거죠. 이 ‘책 읽는 마을’ 이라는 이름도 주민들의 투표로 선정했어요. 동네 청소년을 대상으로 밴드 동아리, 진로 탐색 동아리 같은 것도 했고, 지역 아이들 대상으로 동화책 수업, 만화 수업도 했어요. 송천동 녹색가게 어르신들이 오셔서 환경 강의도 해주었고, 강사님들의 재능기부로 생활 발효 강좌도 열었어요. 수채화로 유명하신 작가님의 작품을 한 달 동안 전시를 하기도 했지요. 4월이 되면 저희가 항상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전시회를 열었지요. 그리고 ‘라이브 데이’ 라고 해서 매 달 주민들이 이 공간에서 자기 재능을 맘껏 뽐내는 활동도 했었어요.
활동하시면서 특별히 즐거웠거나 보람 있었던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최근에 마을밥상 활동을 한 달에 한 번씩 하고 있는데요. ‘29인의 아름다운 선생님들을 모시고 함께 하는 마을 밥상’을 진행했어요. 고마운 분들을 모시고 서로 격려하며 네트워크 하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밴드를 통해서만 알고 있다가 2시간 동안 ‘마을 밥상’을 하면서 굉장히 친해졌어요.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저희 북 카페 5년간의 활동들이 이 선생님들로 인해 이루어졌기 때문이지요.
이번 여름에는 손님들이 참 많았어요. 저희 카페는 단골손님들이 많은데 초등학생부터 노인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있어요. 우리 카페 앞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가 매일 놀러 오세요. 그분이 친구 분들한테 오라고 하셨는데 그분들이 거기 가면 젊은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안 오시다가 이번 여름에 처음 오셨어요. 그런데 와보니까 너무 좋으셨던 모양이에요. 그리고는 한 달 내내 출근을 하셨어요.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들이 향수를 뿌리고 화장을 멋지게 하고 오셨어요. 여기 오시면서 ‘나도 한 번 꾸며 보고 싶다’ 이런 마음이 생기셨나 봐요. 작은 변화이긴 하였지만 변화하는 게 너무 보기가 좋았어요. 집에서 무료하게 지내시다가 여기 와서 에너지를 받고 가시는 게 저한테는 기분이 좋아요. 일반 카페에서는 커피 주면 끝이지만 여기서는 잠깐이라도 대화를 해요. 잠깐의 대화지만 대화를 통해 정을 나누고 보람도 느끼게 되지요.
반대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재정적인 어려움이랑 인력이 문제죠. 작년까지는 마을공동체 활동으로 지원을 받았는데 5년 차 이후로는 지원이 없어요. 그래도 다행히 월세는 안 나가요. 여기가 유휴 공간이라서요. 대신에 도시관리공단이랑 매년 협약을 맺는데, 매년 맺다 보니까 좀 불안한 게 있어요. 우리는 10년을 바라보고 활동을 진행하면 훨씬 안정적일 텐데 내년에는 협약이 안 될 수도 있다는 그런 불안함을 항상 갖고 있어요. 그래도 자원 봉사 선생님들이 몇 분 계셔서 이번 연도부터는 좀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어요. 카페도 세 분의 자원봉사자가 있는데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한 분이라도 계시면 수월하게 다른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거 같아요. 토요일, 일요일은 사람이 없어서 못 열어요. 그런데 작년 말부터 매월 둘째, 셋째 토요일에 직업 체험의 일환으로 청소년 친구들이 와서 봐주고 있어요.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기 전과 후의 변화라면 어떤 걸 들 수 있을까요?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나의 활동 범위가 넓어졌어요. 우리 동네를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기 위해서 활동 하는 것이지요. 마음이 맞는 사람들이 한 분 두 분 늘어가면서 공간이 활성화 되었어요. 여기에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 마을 주민인데, 영어 소모임 회원 중의 한 분이 하시는 말씀이 북 카페에 오면 너무 좋다고 하세요. 연세가 60세인데 영어 소모임에 30대도 있고 50대도 있어요. 그 선생님 입장에서는 이런 젊은 사람들과 활동을 하고 얘기를 하고 관계를 맺는 게 너무 좋다는 거예요. 이런 공간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고 말씀하세요.
이외에 모임에서 함께 펼치고 싶은 활동이 있으신가요?
해보고 싶은 건 거의 다 해본 것 같고요, 내년에도 이런 식으로 재능 기부를 통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또 한편 소모임을 운영하려고 해요. 제가 더 바라는 것은 소모임에서도 운영 대표가 한 분씩 나와 참여자에서 운영자로 함께 활동하고 소모임이 성장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 저도 그렇게 이 공간에서 활동하게 된 거니까요. 그런 분들이 발굴되면 좋겠어요.
마을활동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 있으면 좀 보여주세요.
이건 저희가 서울시에서 받은 마을상인데요. 강북구에서 ‘마을꿈터’랑 저희가 받았어요. 서울시 전체에서 마을 공동체 활동을 잘 하고 있는 팀들을 선정해서 500만원 상금을 주었어요. 그 상금으로 지역아동센터에 기부도 하고 카페지기님들과 하루 여행도 갔다 왔어요.
소모임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이 되나요?
소모임은 활동하는 시간에 커피 한 잔씩 드시면 얼마든지 이용 가능하세요. ‘책 읽는 마을’ 자체 소모임들은 시간이 정해져 있고요, 외부에서 오시는 분들은 예약해 주시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