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번째 밴드데이 후기를 남깁니다. 밴드데이 전날 제 사무실 일도 부탁할 겸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필름이 끊어질 정도로 술을 들이부어 컨디션이 바닥을 치는 가운데 밴드데이를 진행하려니 정신이 없더군요. 그래도 참여하신 분들의 실력이 워낙 출중하고 관객들도 예상 외로 많이 와 주셔서 풍족했던 하루가 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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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순서는 북악루를 대표하는 유쾌한 아재 밴드 "B-Band"였습니다. 스스로를 B급 정서와 문화를 대변하다고 하지만 무대를 즐기는 모습만큼은 A급을 넘어서는 팀이지요. 그리고 전설의 밴드 IN THE MORNING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북악루 최찬욱 회장님이 결합함으로써 한층 사운드가 보강되었습니다. 레니 크래비츠의 그루브 넘치는 곡들과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배경으로 작사 작곡을 했다는 IN THE MORNING의 자작곡 "Once Again" 등을 선보여 비밴드 특유의 유쾌함에 진중함까지 더해진 무대였습니다. 아, 참고로 저는 최찬욱 회장님의 튜너 페달을 결코 밟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솔로가 나오지 않길래 이상하여 페달보드를 쳐다 보았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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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순서는 똘끼와 실력을 모두 겸비한 취중 밴드, "써칭포소울드러머"였습니다. 롸캔롤 정신을 배양하기 위해 북한산 자락으로 이사왔다는 기타 겸 보컬 겸 베이스 홍찬 씨, 생업 때문에 강서구로 이사갔으나 다시 북악루 무대에서 현란한 손놀림과 몸놀림을 보여주신 지용 씨, 도어즈의 짐 모리슨과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를 묘하게 닮은 새 멤버 승기 씨까지 흥 넘치는 무대를 선사해 주셨습니다. 중간에 무대로 나와 무심코 맥주를 들이킨 어린이는 취기가 올라왔는지 자리에서 머리를 부여잡고 있더군요. 순간 깜짝 놀랐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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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순서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뽐낸 하드락 밴드, "블랙페퍼스"였습니다. 보컬은 흡사 드림시어터의 제임스 라브리에를 떠올리게 하는 외양과 무대 매너, 출중한 음색으로 좌중을 휘어잡았고 악기 파트를 맡은 분들도 굉장히 깔끔하고 훌륭한 연주로 보컬을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었습니다. 네 곡 모두 자작곡을 선보였는데 곡의 구성과 멜로디, 연주, 보컬 어느 하나 모자람 없이 탄탄했습니다. 북악루 무대에서 종종 뵙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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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서는 블랙페퍼스 못지않은 강력한 사운드로 무장한 "레드소네트"였습니다. 이번 밴드데이에 참여한 팀들 중 평균 연령이 압도적으로 낮았지만 실력만큼은 결코 꿀림이 없는 탄탄한 팀이더군요. 아직 미성년자인 드러머는 쉴 새 없이 더블페달을 밟으면서도 안정된 연주를 보여주었고, 갓 스무 살이 되었다는 보컬은 여리여리한 외양과는 달리 그로울링까지 구사하며 파워풀한 음색을 들려주었습니다. 여성으로 오인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기타리스트는 상당한 고난이도의 연주를 하면서도 여유가 넘쳤고, 멤버들 중 가장 연장자인 베이스는 동생들의 기운을 압도하는 무대매너를 보여주었네요. 젊은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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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팀들이 북악루 밴드데이 무대에 많이 서니 밴드데이 담당인 저로서는 참 뿌듯합니다. 또한 강북구 주민 분들이 자리를 많이 채워 주셔서 든든하고요. 앞으로도 좋은 무대 꾸며나갈 수 있도록 회원님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운영진들도 머리를 맞대고 더 양질의 사운드를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음 주 토요일(4월 28일)에 있을 민중가요데이에도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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