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올해 세 번째 밴드데이 후기를 쓰게 되네요. 어제 뒤풀이는 비교적 일찍(?) 마무리되기도 했고, 오늘 오전 북악루 최찬욱 회장님과 술 없는(!) 해장국 회합을 하여 속이 좀 풀린 관계루다가 공연 다음날 후기를 올리는 만행을 저질러 봅니다.
첫 순서는 여성 분들로 이루어진 "소리빛밴드"였습니다.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시는 분이 심한 목감기가 들어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 밴드 구성원 분들이나 저나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만, 오랜 시간 인생풍파 겪어오신 분들답게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좋은 무대 꾸며주셨습니다. 선곡도 다채로워 공연을 보러 온 모든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컨디션 좋으실 때 한 번 더 무대에 서는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두 번째 무대를 장식해 준 밴드는 "천사밴드"입니다. 땀 흘리며 많은 장비들을 가져오고 세팅하는 모습을 보며 예사롭지 않은 팀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팝과 펑크(funk), 애시드 재즈에 이르는 장르를 수준 높은 연주력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커버해 냈습니다. 상대적으로 긴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은 무대였죠. 뒤풀이 자리에서 밴드 구성원 모두가 마음이 천사 같아 밴드 이름을 "천사밴드"로 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마음도 실력도 천사 같은 밴드로 오랫동안 남아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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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무대는 북악루의 보배 같은 밴드 "포이즈너스"가 장식해 주셨습니다. 워낙 잘 아시는 밴드라 제 부연 설명이 필요없을 듯합니다만, 그 핑계로 안 했다가는 원성을 들을 게 뻔해 글을 이어가 봅니다. 앵콜을 제외한 전 곡을 자작곡으로 하여 헤비하면서도 아름답고, 테크니컬 하면서도 절제미가 있는 무대를 보여주셨지요. 멤버 전원이 대단한 실력자들이라 귀가 즐겁고 눈이 절로 가더군요. 그래서인지, 이 팀만 사진 찍는 걸 깜빡하여 북악루 사무국장님이 찍어두신 각 멤버의 사진들을 받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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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팀이 각기 다른 장르의 음악을 개성 있게 표현해 주셔서 공연이 다채롭고 재미있었다는 게 주위의 대체적인 평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러했구요. 동네의 작은 문화 공간에서 다양한 밴드가 무대에 선다는 건 단순히 공연을 하고, 관람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공연 후 술잔 나누는 뒤풀이 자리는 마음을 나누는 장이 되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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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상반기 밴드데이는 6월 30일(토) 한 번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북악루를 대표하는 밴드들이 출연할 예정이니 많이들 오셔서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발췌 : 강북음악크루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musi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