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갈 때마다 홍제원의 흔적을 찾았으나 번번이 실패.
다시 홍제동으로 향했다. 관동대를 지나 소주공장 앞 다리를 건너기 전에 좌회전하여 가다가 ‘대관령국사여성황당’ 맞은편에서 이곳저곳 홍제원이 있었을 곳을 담았다.
원(院)이란 공적인 임무를 띠고 파견되는 관리나 상인, 기타 여행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기 위해 중요한 길에 설치한 건물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은 강릉대도호부의 원으로 홍제원(弘濟院), 제민원(濟民院), 대령원(大嶺院), 독산원(禿山院) 등을 소개하고 있다.
홍제원을 몇 년 전부터 찾은 이유는 매월당 한시 때문이다. 그는 홍제[원에 있는 누대에 올라 강릉을 조망하고 시를 지었다.
십리 길 꾀꼬리와 꽃 옛 원 숲속에 있어 / 十里鶯花古院深。
누각에 기대 종일토록 맑은 하루 보낸다 / 倚樓終日費淸今。
안개 낀 먼 포구에 고깃배 돌아오고 / 煙生遠浦回漁艇。
바람 멎은 잔물결에 물새들 논다 / 風定晴波浴水禽。
풀빛 무성하여 마을 밭둑 덮었고 / 草色蒙茸侵巷陌。
버들가지 한들한들 뜰에 그늘 이루었다 / 柳條腰䙚壓庭陰。
몇 집 초가집 모두 그림처럼 / 幾家茅舍渾如畫。
푸른 안개 휩싸인 대숲 속에 있다 / 都在靑煙翠竹林。
다리를 건너 ‘대관령국사여성황당’엘 먼저 들렸다. 성황당이 있는 곳이 대체로 마을 어귀이니 홍제원이 자리할 위치다. 부에서 5리 떨어져 있다는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수장까지 갔다가, 교도소를 지나니 ~~~~
길옆에 표지석이 보인다. 최근에 시에서 세운 ‘홍제원터’를 알리는 비석이다.
1896년 강릉부가 없어지면서 철거되었다는 설명이 함께 새겨져 있다.
표지석 뒤 고가도로 위로 차들이 달리고 옆길은 대관령을 향해 뻗어있다.
홍제원이 위치한 이곳은 예나 지금이나 교통의 요지다.
몇 년 동안의 숙제가 풀리는 추석 다음날 아침.
어제 술이 한순간에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