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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창수 소설집 <해방전> 청색종이

작성자김서현|작성시간26.06.07|조회수7 목록 댓글 0

청색종이에서 하창수의 장편소설 『해방전』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염상섭의 『만세전』을 의식적으로 호출하면서도, 그 시간의 방향을 3·1운동 이전이 아니라 해방 이전으로 옮겨 놓는다. 『만세전』이 식민지 조선의 닫힌 현실을 향해 가는 귀환의 서사였다면, 『해방전』은 아직 오지 않은 해방을 앞두고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리며 견디는 사람들의 기록이다. 작가 후기에서 밝히듯 이 소설은 우리가 해방을 맞기 전까지의 시간, 그 가장 어둡고도 치열한 국면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소설은 세 가지 관계의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먼저 의리와 연대로 묶인 김지량과 박창익이 있다. 오사카 항만청 주사로 근무하며 기민하게 처신하는 창익과 금융조합에서 실력을 쌓으며 기회를 엿보는 지량의 관계는 이 작품의 가장 역동적인 서사를 형성한다. 특히 지량의 서사는 작가가 아버지의 유품으로 남긴 사진 속 ‘알 수 없는 인물’에 대한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사진 속에 남아 있는 한 사람의 정체를 끝내 알 수 없다는 사실은 이 소설의 출발점이 기억의 공백에 놓여 있음을 보여 준다. 그 공백은 소설 속에서 김지량과 박창익이라는 두 인물로 재구성되며 사적인 흔적은 서사적 동력으로 전환된다.

이 관계의 이면에는 저항의 기억이 놓여 있다. 김성학, 곧 훗날의 김지량이 오오모리 소슈와 나누는 대화 속에서 드러나는 삼촌 김항섭의 궁성 폭탄 투척 사건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김항섭은 실제로 폭탄을 던졌으나 습기로 인해 모두 불발되고 만다. 이 사건은 지량이 직접 겪은 체험이 아니라 이후 그의 삶에 스며드는 기억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 소설에서 저항은 현장의

서사가 아니라 한 세대의 행위가 다음 세대의 내면으로 전이되는 방식으로 제시된다.

 

목차

제1부
떠도는 사람들의 바다

제2부
돌아오는 사람들의 해변

에필로그
고요한 격정의 바다

작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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