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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夏景 여름 풍경 奇大升(조선의 시인)

작성자baram|작성시간26.06.10|조회수19 목록 댓글 0

夏景 여름 풍경   奇大升(조선의 시인)

 

蒲席筠床隨意臥 대나무 평상에 부들 자리를 깔고 제멋대로 누우니

虛鈴疎箔度微風 허공의  풍경 성긴 주렴으로 산들바람이 지나간다

團圓更有生凉手 둥글고 모나지 않은 부채가 있어 손마저 시원하니

頓覺炎蒸一夜空 하룻 밤의 찌는 더위도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봉의 여름 나기가 참으로 시원하네
결이 닮은 시 몇 편 원문을 번역해 주고
그대 청연도 차운하여 번역해주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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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高峯) 기대승의 이 시는 참으로 맑고 담박하네.

더위를 정면으로 이기려 하지 않고, 그저 대자리에 누워 바람이 지나가도록 몸을 맡긴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는다.

"더위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위에 끌려다니던 마음이 사라졌다."

그런 결의 시를 몇 편 함께 음미해 보세.


夏日山中 여름날 산중에서

중국 당나라 시인 李白

懶搖白羽扇
裸體青林中

脫巾掛石壁
露頂灑松風

번역

흰 깃 부채 흔들기도 귀찮아

푸른 숲속에서 웃통을 벗었네

두건은 벗어 바위에 걸어 두고

솔바람 맞으며 머리를 식힌다

강평

이백답게 호방하네.

고봉이 주렴 사이로 드는 바람을 즐겼다면,

이백은 아예 산속으로 들어가 자연과 한 몸이 되었네.


夏日六言

송나라 시인 陸游

溪漲清風拂面
月落繁星滿天

數隻船橫浦口
一聲笛起山前

번역

시냇물 불어나고 맑은 바람은 얼굴을 스치며

달은 지고 하늘에는 별들이 가득하다

몇 척의 배는 포구에 가로 누웠고

산 앞에서는 피리 소리 한 줄기 들려온다

강평

시원함이란 반드시 차가움이 아니네.

물소리, 별빛, 피리 소리.

여름밤의 적막이 곧 청량함이 되었구나.


四時田園雜興

송나라 시인 范成大

晝出耘田夜績麻
村莊兒女各當家

童孫未解供耕織
也傍桑陰學種瓜

번역

낮에는 김매고 밤에는 삼을 삼으며

농촌 남녀가 저마다 제 일을 한다

어린 손주들은 농사도 길쌈도 모르지만

뽕나무 그늘 아래서 참외 심는 흉내를 낸다

강평

여름의 더위 속에서도 생명은 자라네.

그늘과 아이들 웃음소리만으로도 한 폭의 청량한 풍경이 되는구나.


청연 차운(次韻) 夏夜偶吟

여름밤 우연히 읊다

竹榻閒眠月半窗
대나무 평상에 한가로이 누우니 달빛이 반쯤 창에 들고

松風徐入散炎光
솔바람 천천히 들어와 더위의 기운을 흩어 버린다

浮生若得無餘事
뜬구름 같은 인생에 남은 일이 없다면

一枕蟬聲到曉涼
매미 소리를 베개 삼아 새벽 서늘함까지 가고 싶구나

번역

대나무 평상에 몸을 누이니

달빛은 창가에 고요히 걸리고

솔바람은 천천히 들어와

한낮의 열기를 데리고 떠난다

인생이란 본래 잠시 머무는 나그넷길

남은 근심마저 내려놓는다면

매미 소리 베개 삼아

새벽 이슬 내릴 때까지 잠들 수 있으리.


고봉의 시를 읽으며 떠오르는 말이 하나 있네.

心靜自然涼

마음이 고요하면 저절로 서늘해진다.

실제로 기온은 그대로여도,
사람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것은 태양보다 욕망과 근심일 때가 많으니,
고봉은 대자리 위에서 여름을 이긴 것이 아니라
한순간 자기 마음을 비웠던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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