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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 칼럼

"증상이 치료다"

작성자가온|작성시간07.03.14|조회수192 목록 댓글 0

증상이 치료다

 

재섭 생명살림자연의학연구원 원장

 

자연의학의 가장 중요한 원리를 한마디로 하자면 증상이 치료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처음 들으시는 분은 이게 무슨 말일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것입니다만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면 아하 그런 말이구나 하고 고개를 끄떡이게 될 것입니다.

 

상한 음식을 먹게 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음식을 토해내게 됩니다. 이러한 구토라는 증상이 곧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치료라는 것입니다. 상한 음식을 먹고 토해내는 것을 아까워하거나 토하지 못하도록 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몸을 보호하기 위해 토해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죠.  설사란 무엇일까요? 몸에 해로운 물질이 있을 때, 구토가 그러한 물질을 위로 뱉어낸 것이라고 한다면 설사는 아래로 뱉어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개 설사를 병으로 보면서 설사를 막고자 하지 않는가요?

 

이번에는 감기의 예를 한 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겨울이 되니 감기에 대처하는 좋은 방법이 없는지 물어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감기의 주요한 증상으로는 발열, 콧물, 기침, 두통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인체가 스스로를 치료하는 과정으로서 억제해서는 안 되는 것들입니다. 인체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열을 올림으로써 바이러스를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를 잡는 백혈구의 이동도 그만큼 빨라지게 합니다. 콧물이나 기침을 나게 하여 체내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두통 등을 통해 일상 업무로부터 쉬면서 스트레스를 피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증상 자체가 바로 감기를 치료하는 좋은 처방인 셈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자연의학에서는 증상을 곧 치료라고 하는 것이며 현대의학과는 정반대로 증상을 억제하지 않고 오히려 증상의 발현을 돕는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설사가 났을 경우 물을 자주 마시면서 설사를 도움과 동시에 탈수 증상을 예방합니다. 감기의 경우에는 뜨거운 차를 마시며 뜨거운 방에서 이불을 덮어 쓰고 땀을 쭉 빼냄으로써 체내의 독소 배출을 도와주게 합니다. 바로 예전에 우리 어머님들이 이용하던 슬기로운 방법이었지요.

 

현대인들이 병이라 부르며 치료받고자 하는 증상들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구토, 설사, 발열, 기침, 콧물, 두통뿐만 아니라 뾰루지, 두드러기, 손발 떨림, 가려움 등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두렵게 생각하는 혈압, 당뇨, 종양 등도 실은 인체가 스스로를 살리기 위한 자구적인 증상들입니다. 영양의 부족에서 오는 병이 많았던 과거와 달리 현대에는 잘못된 식사 습관이나 생활 방식에 의해 몸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생활로 인해 우리 몸에는 노폐물이 많이 쌓이게 되면서 병원체가 쉽게 서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그 정도가 지나치면 인체는 스스로 노폐물을 치우고 병원체와 싸우게 되고 그 결과로 갖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르지 못한 식습관이나 생활방식이지 증상이 아닌데도 증상을 병인 줄 알고 증상만 없애려 합니다. 이는 마치 집에 불이 났는데 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새어나는 연기를 틀어막으려 한다든지 불을 감지하여 울리는 화재경보기를 시끄럽다고 부숴버린다든지 하는 것과 같습니다. 때로는 불을 끄러 온 소방관을 가로막는 것에도 비유할 수 있습니다.

 

증상은 우리가 타도해야 할 병이 아닙니다. 증상은 더욱 잘 발현되도록 도와야 할 치료입니다. 증상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생활 방식, 삶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하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참소중한 당신 2007년 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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