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가온 칼럼

[스크랩] 2010 테라 마드레, 페트리니 개막연설

작성자가온|작성시간10.11.09|조회수60 목록 댓글 0

2010 테라 마드레

 

이태리 토리노에서 열린 “2010 테라 마드레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슬로푸드 운동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몸으로 겪어보고 싶어서

남양주시의 지원을 받아 13명의 한국 대표단과 50여 명의 옵서버와 함께

지난 10 20일부터 26일까지 이탈리아 땅을 밟았습니다.

 

 

 

한국을 떠나기 전, 많은 분들이 저에게 테라 마드레를 다녀와서

대회 소식을 자세히 전해 달라고 부탁해 왔습니다.

좀 늦긴 하였지만 이태리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각종 보도자료를 참고하여 정리해서 올립니다.

 

테라 마드레(“어머니신 땅이라는 뜻의 이태리어)는 슬로푸드의 이념을 실천하는

음식공동체의 모임입니다.

농민, 생산자, 요리사, 학자, 시민단체, 젊은이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전지구적, 국가적, 지역적 차원에서

자연과 전통과 공동체를 보호하는 방법으로

어떻게 음식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지 토론을 하게 됩니다.

2004년 첫 대회 이후 올해 4번째 맞는 이 대회에는

전 세계 161개국에서 4432 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참가국이나 참가자 수가 많았지만

각국이 민속의상을 입고 참가하여 올림픽 못지 않은 열기가 느껴졌습니다.

저희도 가져간 한복을 입었는데

계속 플래쉬 세례를 받아야 했습니다.

 

 

 

테라 마드레 대회 동안

슬로 푸드 본부에서 주최하는 살로네 델 구스토”(맛의 살롱 이라는 뜻)라는 음식 축제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테라 마드레의 행사장으로부터 걸어서 약 20분 걸리는 위치에 있는데

테라 마드레보다 역사가 오래되어 올해 8번째 행사입니다.

올해 참가자는 무려 20만 명으로서 인파에 떠밀려 다녀야 할 정도였습니다.

살로네 델 구스토 얘기는 따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테라 마드레 개막식

 

개막식 당일, 행사장인 토리노의 팔라스포르트 올림피코는

민속 의상을 입고 나타난 각국 대표단들과 옵저버들이 형형 색깔의 옷들을 입고

입장 등록을 하느라 매우 분주하였습니다.

700여 명의 봉사자와 기자 들을 포함 약 5000여명이 개막식장(예전에 토리노 동계 올림픽이 열린 곳이라더군요)을 가득 메웠는데 모든 자리에는 동시통역기가 놓여 있었고

참가자들은 영어 불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일본어 등 10개 언어 중에서 선택하여

개막식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마침내 개막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케도니아의 전통 음악이 대회의 문을 열었고

슬로푸드 사무총장의 환영사가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는 161개 국의 대표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대륙별로 국기를 들고 입장을 하였습니다.

입장할 때는 전세계 수백명의 어린이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페퀘냐스 후엘라스

첫 순서 아프리카 대륙의 전통 음악 토도 캄비아로부터

마지막 순서 오세아니아 대륙 마오리족의 전통노래인 타라키히에 이르기까지

전통 음악으로 분위기를 돋구었습니다 

 

 

각국 대표들이 연단에 모두 앉자 개막이 선언되었고

토리노 시장과 피에몬테 주 관리의 환영사가 이어졌습니다.

 

이번 테라마드레는 특히 세계 언어의 다양성과 원주민의 권리에 초점을 맞춘 대회입니다.

제일 먼저 등장한 에티오피아의 가모 농민 공동체에서 온 한 농부는

자신의 산에서 가져온 푸른 풀을 청중에 던지면서

 음식이 생명이고 음식이 우리다.”

 우리가 우리손으로 음식을 지키면 생명은 보장될 것이다.”

우리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농업 방식을 고수하고 싶다.

러나 그게 가능할지 두렵다하고 걱정을 털어놓았습니다.

 

 

다음에는 아메리카 대륙을 대표하여 브라질의 원주민이 나와 과라니어로

과라니족이 식민지화되면서 겪은 악몽을 얘기했습니다.

우리는 자연을 존경한다. 우리 땅은 아프다.

원주민은 땅의 진정한 자손들이며 땅의 보호자이다.

우리의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한다.

모든 나라들이 우리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을 만들고 협정에 서명해야 한다.”

 

아시아를 대표해서는 러시아 극동 지역의 이텔멘족 여성이 나왔습니다.

그녀 역시 자신의 언어인 이텔멘어로 얘기하면서

러시아의 지배를 받은 이후 이텔멘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하였습니다.

그녀는 젊은이들은 이텔멘어를 배우는 데 관심이 없고 학교서 가르치지 않아서 선생도 없다.

우리는 우리 문화와 언어에 대해 걱정한다.

우리는 그것을 보호해야만 한다.”고 개탄하였습니다.

 

북유럽 대표로는 샙미에서 온 새미족 남성이었습니다.

샙미는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 노르웨이 등 네개의 나라로 쪼개졌는데

현재 새미족은 자신들의 언어, 문화 전통 그리고 환경 전망을 살리려 노력하면서

새미족 의회와 박물관 학교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는 모든 원주민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환경을 망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단지 땅에서 빌려왔을 뿐이다.

우리는 어떻게 땅을 깨끗이 해야 하는지 안다.

우리는 함께 자연을 돌보는 방법을 이 세상에 가르칠 수 있다.

우리가 함께 모이면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와 힘이 생긴다.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호주의 원주민인 아보리진 여성이었습니다.

그녀는 학교를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아보리진어와 문화를 가르치고 있는데

젊은이들이 처음에 올 때는 날개 꺾인 새와 같지만

졸업할 때는 달라진다.

자신의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면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지식과 리더쉽을 갖추게 된다.”면서

우리가 땅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땅이 우리를 소유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페트리니의 개막 연설

 

5개 대륙의 원주민 증언이 끝난 후 마지막 순서로

카를로 페트리니 회장이 커다란 박수 속에 연단에 섰습니다.

 

그의 메시지는 분명하고 힘이 있습니다.

현대 문명의 전반을 꿰뚫고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깊게 해주면서

예언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감동적인 그의 개막 연설의 요지를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오늘 테라마드레를 원주민들의 증언으로 시작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이들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었습니다.

우리가 대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귀 기울여 듣고 높이 평가해야 할 메시지였습니다.

 

우리는 전통 지식이 우리 삶에 필수적인 도구들을 제공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전통 지식을 버리는 것은 우리를 가난하게 합니다. 우리를 약하게 합니다.

전통 지식에는 경험이 있습니다. 대지와 자연에 대한 존경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전통 지식과 공식 과학이 서로 대화를 나누도록 시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지식의 보호자가 누구입니까?

원주민, 농부, 여성 그리고 노인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원주민, 농부, 여성 그리고 노인들은 우리가 마땅히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존재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 세상의 위기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도전을 헤쳐나갈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은 정치인들로부터 가장 소외시되고 언론으로부터도 가장 주목받지 못하는 부류들입니다.

단지 이익에만 눈이 먼 반쯤 미친 인류는

금융 환경 사회적 위기를 향해 전속력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우리는 원주민, 농부, 여성 그리고 노인들에게서 등을 돌렸습니다.

마치 그들이 가장 못난 부류의 인간인 것처럼.

 

그러나 호모 사피엔스(지혜로운 이)라는 인간은

깊은 구렁텅이에 다다러서야 멈추어서 뒤돌아서게 될 것입니다.

그는 오던 길을 되돌아갈 때서야 꼴찌가 첫째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꼴찌가 우리에게 올바른 길을 알려 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입니다.  

지구를 유지시키고 있는 것은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입니다.

결코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저의 친한 친구 중에 엔조 비앙키라는 피에몬테의 수사가 있습니다.

그는 최근 저에게 브라질의 위인 헬더 카마라 대주교가 하신 아름다운 말씀을 전해주었습니다.

헬더 카마라는

노동이 보잘것없는 사람의 옷을 적실 때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천사들이 다이아몬드를 줍는 것처럼

땀방울을 모으고 있는 걸 보게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들 보잘것없는 사람들의 노동을 정말 존중해야 합니다.

이들 모두는 자신들의 문명이 얼마나 힘이 있는지

자신들의 문화가 얼마나 위대한지

세대를 거듭하며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젊은이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번 테라마드레에는 3000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젊은이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여러분들이야말로 과학과 현대 기술을 전통 지식과 조화시켜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믿음을 가지십시오.

과학과 현대 기술을 전통 지식과 함께 두는 것은

다가올 시대에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도전입니다.

이것은 특별한 도전입니다. 이것을 현대주의에 대한 거부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젊은이들이여, 이 운명을 붙잡으십시오.

당신이 있는 마을과 도시의 노인들을 만나십시오.

여성들의 지혜를 발견하십시오.

농부와 어부들을 배우십시오.

그들은 여러분에게 바다를, 별을, 강을, 땅을 이해하도록 알려줄 것입니다.

원주민들과 굳건한 관계를 만드십시오.

결코, 결코 이러한 분들에게 다시는 횡포나 폭력이 가해지지 않게 하십시오.

 

우리는 이러한 공동체를 파괴하면서 용서받을 수 없는 죄로 얼룩져 있습니다.

더 이상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여러분 젊은이들은 이러한 운명을 여러분 손에 쥐고 있습니다.

두려워 마십시오. 

높이 날아야 합니다.

꿈을 꾸어야 합니다.

온 힘을 다해 이 전투에 임해야 합니다.

이 순간이 우리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프랑스의 위대한 철학자 에드가 모린은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이미 다시 시작되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세상에는 커다란 불안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창조적인 동요이지요. 사실입니다.

오늘날 시스템은 핵의 위험, 생활공간의 악화, 통제되지 않은 세계 경제,

기근의 도래 그리고 문명의 충돌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인종적 정치적 종교적 갈등 등,

이러한 생명 문제를 풀기 위해 자신을 조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이 변화는 혁명보다 더욱 풍요롭습니다.

혁명의 근본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생활을 보호하고 문화 유산을 보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막 첫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우리는 소박하며, 거의 눈에 띄지 않고, 소외되어 있으며, 실종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모든 대륙에서 이러한 창조적인 동요가, 무수한 지역에서의 선도가 현실이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들 활동들은 윤리, 교육, 새로운 삶의 방식을 통하여

사회 조직을 강화하면서 경제를 부흥하는 활동들입니다.

조용한 가운데 움직이면서 어떤 행정부도 지지하지 않고 어떤 정당도 언급하지 않는 활동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존재합니다.

그들은 미래의 인큐베이터입니다.

우리 모두 헤게모니적 사고 방식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해방시켜야 합니다.

성장을 계속하면서 반성장을 시작하고

발전하면서 정체시켜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서비스, 그린 에너지, 공공 교통, 경제적 연대,

유기농업등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와 동시에 소비 중독, 산업적으로 생산된 식품,

필요없는 물건의 생산, 자동차 교통 등은 반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단순히 물질적인 상품만을 생산하는 시대는 아닙니다. 

단순히 수익성만을 따지면서 효율성만을 논하는 시대도 아닙니다.

내적 생활로 돌아가고 사랑과 우정의 이해가 넘치는 시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익에 대한 탐욕은 줄여나가고 사람들 사이에 우정과 사랑과 이해를 더욱 키워야 합니다.

 

젊은이 여러분, 이 위기의 순간에 많은 부문에서 상황이 어렵다는 얘기를 여러분은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아름다움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삶의 의미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변화를 만드는 주인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려워마십시오.

말하고 험담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떤 공경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우리들을 금융 위기라는 이 부끄러운 상황에 내몬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은 변화의 주체입니다.

애벌레가 나비로 변하는 것과 같은 변형을 여러분들이 실현하게 될 것입니다.

애벌레가 나비로 변화하는 것 이것이 여러분의 미션입니다.

이러한 것이 폭력 없이 조화롭게 이루어지기 위해서 세 가지 필수적인 태도를 길러야 합니다.

첫째, 세상을 창조하는 힘으로써 다양성을 존중하여야 합니다.

둘째 선물의 문화인 상호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우리는 관대하게 주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우리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에게 다시 선물하도록 만들어서

관용의 미덕이 작동하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들의 어르신들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것이며

수천년의 우리 문화로부터 우리가 배운 것입니다.

셋째 우리는 대화, 만남에 힘써야 합니다.

우리는 우애의 깊은 의미를 재발견해야 합니다.

우애는 프랑스 혁명의 세번째 가치입니다.

우리는 자유와 평등에 대해서는 너무나 많이 이야기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우애를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우애가 없다면 자유도 평등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애는 만남과 대화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테라마드레 배후에 어떤 조직이 있는지 알게 뭐람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조직은 없습니다.

우리를 묶는 것은 만남의 가치입니다.

 

테라마드레는 오로지 그리고 전적으로 만남의 가치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의견을 교환하고 그 감정의 지성을 듣습니다.

서로를 향한 이러한 존재감은 어떤 조직보다도 더욱 강력하고

세상의 모든 돈을 합친 것보다도 더욱 힘 있습니다. 

모두가 자신을 가두어두려는 경향이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경험의 나눔과 만남에 우리 자신을 열어야 합니다.

 

우리는 다른 피부색을 갖고 있으며 다른 종교, 다른 믿음, 다른 언어를 갖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옛 언어, 소수 언어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그들 모두를 존경합니다.

우리의 만남은 그들 모두를 존경하는 힘을 줍니다.

우리는 대지에 대한 존경으로 일치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대지에 뿌리내리고 사는 인류에 대한 존경으로 일치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작은 발걸음, 이러한 작은 존재 방식, 격년마다 일어나는 이 모임이

 우리에게 우리의 고향으로 돌아갈 힘을 더욱 강하게 준다는 깨달음에서 일치되어 있습니다.

우리 이번 나흘을 열심히 삽시다.

그리고 강해져서 집으로 돌아갑시다.

전세계에 우리의 네트워크를 더 잘 방어하고 확장시킵시다.

테라마드레 네트워크는 계속 자랄 것입니다.

그 기초가 단단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어머니신 대지여 만세. 보편적 우애여 만세.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신암에서 보낸 편지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