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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 칼럼

4월 8일은 슬로아트의 날.

작성자가온 고재섭|작성시간16.05.18|조회수290 목록 댓글 0

슬로푸드운동 선언문은 속도라는 음흉한 바이러스가 우리 모두를 속도의 노예로 만들고 있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이라는 종이 멸종되기 전에, 물질적 만족을 고정시키고 이미 확인된 감각적 즐거움과 느리며 오래가는 기쁨을 적절하게 누려야 한다고 강조하였지요. 


슬로푸드 운동의 이러한 철학은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쳐서 슬로라이프, 슬로시티, 슬로패션, 슬로머니, 슬로쳐치, 슬로트래블, 슬로가든, 슬로에듀케이션 등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슬로아트 운동도 슬로푸드 철학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슬로아트 운동은 


“예술은 삶의 방식이며 존재하는 방법이며 세상을 이해하는 길이다”

"Art is a way of life, a method of being, a way of perceiving the world." 


라는 예술가 팀 슬로윈스키(Tim Slowinski)의 신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예술이란 무릇 삶과 예술 전체를 아울러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는 본질적으로 삶이란 예술에 대한 헌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슬로아트에서는 모든 삶이 예술에 집중됩니다. 예술활동이 아닌 일들조차 예술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수도승이 수도생활에 헌신하기 위하여 농사나 작업 같은 일들을 하듯이, 슬로아트에서도 예술가의 모든 활동은 예술에 지속적으로 헌신하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1980년대에 미국 사회는 패스트푸드로 넘쳐났고 이러한 분위기는 슬로아트의 발전에 커다란 영감을 주었습니다. 슬로아트는 패스트푸드와 빠른 속도의 문화에 대한 반항이었습니다다. 슬로아트의 작품들은 매우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만들어집니다. 예술을 창조하는 행위는 명상이며 헌신입니다. 재빨리 만들어 얼른 먹어치우는 패스트푸드는 슬로아트와 양립할 수 없는 관계입니다. 슬로윈스키는. Burger Booth, Chicken Heaven, Buy-Mor-Mart, Pig Factory, Egg Factory, Pig Farmer 등의 작품으로 이러한 생각을 표현하였습니다.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산업에 대한 비판이었지요. 그는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월스트리트의 탐욕, 전쟁, 산업화 그리고 종교적불관용에 대해서도 비판을 하였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자 삶의 속도도 더욱 빨라졌습니다. 빠른 컴퓨터와 인터넷이 핸드헬드 기기와 결합하면서 사람들의 의식은 더욱더 전자기기에 빠져들게 되었습다. 동시에 사회는 전쟁으로 고통받고 빚에 더욱 허덕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슬로아트의 원칙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사람들은 더욱 느린 속도의 더욱더 단순하고 심오한 것을 갈망하게 되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슬로아트 운동은 저절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게 되었지요. 





슬로아트란 이름의 전시들이 기획되고, 슬로아트의 원칙을 따르고자 하는 예술가들이 나타났습니다. 예술을 새롭게 보기 시작하면서 예술에 대한 감상도 느리고 명상적인 과정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작품을 적절하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슬로아트에서 예술작품은 장식품이나 사회 구성품의 하나가 아니라 헌신적인 삶의 과정의 표현이 되었습니다. 갤러리 오프닝에서 아티스트들과 관람객들이 예술 작품에 등을 돌리고 와인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들은 슬로아트 운동의 의미를 축소시키고 폄훼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철학에서 슬로아트데이 Slow Art Day 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세계의 미술관들이 이날을 기념하면서 슬로아트의 원칙에 따라 작품을 감상하는 이벤트를 열게 되었지요. 








슬로아트데이


해마다 사월초에 개최되는 슬로아트데이는 필 테리(Phil Terry)라는 사업가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미술작품 감상에 문외한이었던 그는 2008년 뉴욕의 한 뮤지엄에서 한스 호프만의 판타지아라는 작품을 한 시간 동안이나 보게 되었습니다. 한스 호프만의 그림에 물감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그의 작품이 잭슨 폴락이라는 행위미술가에게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작품을 천천히 감상하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비예술가들과 나누고 싶었던 그는 슬로아트데이를 만들게 됩니다. 조사에 의하면 관람객들이 미술작품 앞에서 감상하는 시간은 평균 17초밖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것도 꽤 후하게 쳐준 시간이라고 하네요. 



(한스 호프만의 판타지아)


테리는 말합니다. “사람들은 대개 뮤지엄에 가서 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보려고 하지요. 그러고는 지쳐서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하지만 슬로아트데이는 사람들에게 활력을 주지요.” 






슬로아트데이 운영방식


전세계에서 운영되고 있는 슬로아트데이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행사를 운영할 자원봉사자들은 누구나 사전에 미리 갤러리나 뮤지엄을 방문해 작품을 고른 후 온라인에 행사 고지를 하고 참가자 등록을 받는다. 슬로아트데이 날, 참여자들은 지정된 관람장소에 모여 각자 자신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정해진 작품들을 감상한다. 


운영하려는 자원봉사자가 갤러리나 뮤지엄에서 작품을 선책한다. 온라인으로 참가에 동의한 관람자들이 현장에 모여서 한 작품에 5분내지 10분씩 감상하고 나서는 점심을 함께 하면서 감상을 나눈다. 슬로아트데이는 무료다. 그러나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뮤지엄 입장료를 내어야 한다. 


2009년에 16개 뮤지엄에 런칭되었고 이듬해 봄에는 6개 대륙 55개소에 확장되었다. 거의 2000여 명이 참여했다. 대개 5작품 정도를 작품마다 5~10분 동안 감상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이 중에서 한두 작품만 감상하기도 한다. 작품 감상이 끝나면 점심을 함께 들면서 감상 소감을 나눈다. 








스웨덴국립박물관의 슬로아트 안내문



슬로아트에서 우리는 기술, 재료, 그리고 제작과정을 특히 중요하게 고려하는 현대의 공예운동을 기념할 것입니다. 30여점의 은, 섬유, 유리, 도기 제품은 모두 독특하고 주의 깊게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뛰어난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작품 앞에 감동받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작품을 제작할 때의 집중과 예술가의 끈기는 많은 사람을 매혹하는 원천입니다. 



은근과 끈기


옛날에, 예술계에서 뛰어난 장인들은 수요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이후, 공예 기술은 예전처럼 높이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거래를 하고 기술을 연마하는 것은 책으로 배워지는 것이 아니지요. 아주 오랜 시간 끊임없는 차질과 실패를 거친 끈덕진 연마 후에 배워지는 기술입니다. 오늘날 같은 시대에는 소비자와 미디어들이 어느 것이나 끊임없이 최신의 것을 요구하여 수많은 시간과 품을 들여야 하는 창조적인 예술품을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Bowl Snow Owl, Jane Reumert, 1996



느림의 찬양


그러나 아주 최근에, 우리의 고속문화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느림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져오고 있는 것이지요. 슬로푸드(반대는 패스트푸드입니다), 슬로트래블 그리고 슬로미디어 등이 소개되어 왔습니다. 다양한 슬로 운동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것은 시간과의 끊임없는 싸움이 아니라 여유있는 걸음걸이의 생활방식에 대한 지지입니다. 슬로기풍에 환경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에 아주 잘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Egg shell necklace Helena Sandström 1999.




관람객에 대한 존중


슬로아트의 컨셉으로 스웨덴국립미술관은, 기술, 소재 그리고 작업과정을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미술과 공예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대의 운동을 기념합니다.  


이 전시회는 현대의 공예에 초점을 맞추지만 과거도 일별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스웨덴국립박물관 콜렉숀 중 30점 이상이 선보이게 됩니다. 이 모두는 독특하고 세심하게 제작된 것입니다. 창조의 느린 과정에 내재된 것은 관람객에 대한 존중입니다 대량생산과 대량 소비에 물든 현대 사회에서는 결여된 존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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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글들은 
다음 링크에서 발췌 또는 전재하였습니다. - 고재섭

http://www.slowart.com/meaning.htm
http://www.artnews.com/2011/04/01/slow-down-you-look-too-fast/
http://www.nationalmuseum.se/sv/English-startpage/Exhibitions/Past-exhibitions-/Slow-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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