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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종합병원 횡포 폭로 원문

작성자가온|작성시간05.07.11|조회수195 목록 댓글 0

봉례 할머니가 다시 오셨다.

 

 "할머니 치료는 잘받고 오셨어요?" 할머니는 일전에 갑상선에 물혹이 발견되서 가까운 종합병원에 가서 간단한 조직검사를 받고 오시라고 보내드린 환자분인데, 내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에 털썩 앉으면서 긴 한숨을 푹,, 내쉬셨다.

 

혹시, 내가 양성으로 생각했던 물혹이 결과가 악성으로 나왔나 싶어 " 할머니 왜 한숨을 쉬세요?.. 혹시 결과가 안좋았어요? " 하고 말씀드리는데, 할머니가 갑자기 나를 쳐다보며 그야말로 대성통곡을 하셨다,

 

"아차.,, 이거 악성이었구나,," 하는 짐작에 할머니를 위로해 드리려고 "할머니 갑상선은 원래 암이 생겨도 잘 안죽는 병이고요,, 사람몸에 생기는 암중에서 비교적 경과가 좋은 암이에요..또 노인은 수술하면 거의 명대로 사시는거에요,," 하고 지레 장황한 위로를 시작했다.

 

그러나 할머니가 내 앞에서 대성통곡을 한 사연은 그게 아니었다.

 

" 그날 원장이 써준대로 편지를 들고 갔더니, ( 내가 초진햇을 때 할머니의 목에 갑상선 낭종으로 의심되는 혹이 하나있었고 초음파검사상 거의 99% 양성이지만, 그래도 확진을 위해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보내면서, 다른 아무것도 필요없이 그냥 주사기로 물만 빼서 조직검사만 할거라고 설명 드렸었다),  피를 빼고 사진을 찍고, 엘알아이라는 오십만원짜리 사진도 찍고하래.., 그러더니 글쎄 목은 주사기로 한번 쿡 찌러더니,, 난데없이 갑자기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거야,, 그리고는 이젠 목에 혹은 검사끝났으니 내과로 넘어가래는거야,, 그래서 얼떨결에 내과로 갔는데,.. 이번에는 심장사진을 찍고 하더니 심장에 핏줄이 막혀서 당장 수술을 안하면 죽는데.. 죽는다는데 어떡해,, 그길로 입원하고 그 다음날 다리에 바늘을 찌르고 심장 핏줄에 무슨관을 몇개나 넣었데,, 그리고는 또 그다음날 퇴원하라고 하는데,, 세상에 치료비가 오백만원이 나왔어,, 원장이 나보고 뭐랬어? 가라는데 가면 십만원도 안들거랬지? .. 나는 목 때문에 갔는데, 그건 금방 바늘로 찌르고 끝내면서 그거 하나 할라고 온 검사를 다하더니,, 나중에는 엉뚱한거를 잔뜩하고는 오백만원이나 내라는거야,, 아이고,, 내가 오백이 어딨어,, 두 노인이 모아둔거 우체국가서 저금 있는대로 깨서 겨우 냈는데,,아이구 몇년을 모은 그 구렁이 알 같은 돈을 이틀만에 병원에서 다 빼먹었어,, 아이구,,아이구.."

 

기가 막혔다.

 

나는 이글을 쓰면서 우리 동료들에게 돌을 맞을지 모른다,

 

또 나는 이글을 쓰면서 관료 나으리들에게 찍힐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일은 빙산의 일각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계의 몸집불리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다른 병원이 늘리는데 내가 늘리지 않으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절박성이 병상 증설경쟁을 불러오고, 그것은 다시 또 다른병원의 새로운 장비와 시설 투자로 이어진다,

 

그렇게 엄청난 자본이 투입된 병원이 망하지 않는길은 오직 하나 뿐이다.

 

방문환자를 급격히 늘리거나, 아니면 환자 일인당 단위 의료수가를 최대한 높이는 길이다, 쉽게말하면 자기자본 대비(부채포함) 이익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는데 , 환자수를 늘리는 것은 쉽지가 않다, 때문에 병원들은 환자 일인당 단위진료비를 높이는 방법 밖에 없다.

 

의사들은 대개 봉직의와 개업의로 나뉜다,

 

원래는 개업의들은 스스로가 주인이므로 소신진료가 가능한 면이 있지만, 대신 스스로의 수입과 직결되는 한계가 있고, 봉직의의 경우는 환자진료가 본인의 수익과는 무관한 부분이 있어 과거에는 봉직의들이 성과에 초연한 소신진료를 하고, 개업의들이 일부에서 소위 과잉진료를 하는 것으로 사회로부터 의심을 받아왔었다.

 

그러나 현재 의사들은 거의 국가통제적 의료보험 상황에서 과잉진료라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상황에 있을 뿐 아니라, 양식적으로도 일반인들이 매스컴으로 왜곡되어 알게되는, 혹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이나라 의사들의 윤리수준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봉직의들이 병원측의 진료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과잉진료의 가능성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병원마다, 의사 개개인에게 일간,주간,월간 단위로 실적을 매기고, 심지어 엠알아이나 비보험 검사등을 많아한 실적등을 순위로 매겨 압박하고, 이 결과를 근거로 연봉결정 뿐 아니라, 심지어 그간 쌓아온 의사로서의 자존심마져 공격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우리나라 종합병원에서 의사들에게 특정질병에대한 완치율이나, 수술 사망율, 암환자 5년 생존율등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저 환자 일인당 얼마를 벌었는지, 그중에서도 일반 수입이 얼마나 많은지, 또 얼마나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했는지( 오락프로에 나가서 탈렌트짓을 많이하라는 뜻이다 ), 누가 의료사고가 없는지( 질병앞에서 몸을 사리라는 뜻이다), 누가 삭감이 적은지 ( 환자를 살리기위해 소신을 발휘하는 만용을 버리라는 뜻이다) 오로지 그것만이 중요해져 버렸다.

 

그 과정에서 봉례 할머니같은 일이 발생한다.

 

할머니는 그동안 심장에 이상이 없었다, 나는 단지 할머니의 갑상선 물혹을 주사기로 빼서 조직검사만 의뢰한 것인데, 그곳에서는 단지 주사기로 물을 빼기위해 암 수술에 준하는 검사를 했고, 당연히 그 결과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 노인의 심장에 이상이 발견되었다, 나이 70에 심장이 멀쩡하면 이상한 것이다,, 그리고는 그 동맥경화가 발생한 심장 혈관에 카데타를 넣고 도관을 심는 수술을 한 것이다,, 물론 해서 나쁠 것도 없고,, 안 할 것을 한 것도 아니다,, 이상이 있으면 해야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노인의 심장임을 감안하면 ,, 더우기 그간의 무증상을 감안하면 굳이 시술을 해도 가장 심각한 부위 한두군데만 해서 의료보험적용선까지 가능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무려 네군데나 했다,, 물론 제군데가 다 조금씩 좁았겠지만,, 과연 그 조금 좁아진 곳을 나이 70이 넘은 노인을 굳이 의료보험 적용이 안되는 3,4, 부위까지 시행 할 필요가 있었을까.. 나는 회의적이다,,

 

심지어 내가아는 어떤 민간 종합병원에서는 환자가 허리가 아파서 가면 100% MRI 를 찍고, 그중 대부분에게 수술을 권한다, 같은 의사로서 도덕적으로 용서가 되지 않을만큼 수술에 빈도가 높다, 그, 병원의 신경외과 과장은 병원에서 칙사대접을 받지만, 대부분의 양식있는 의사들이 자신에게 돌을 던지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 왜냐하면 그병원 역시 대대적인 증축으로 자칫하면 큰일이 나게 생겼기 때문에 거의 모든 의사들에게 진료실적에 대한 엄청난 부하가 걸려있다,

 

부끄럽지만 이것은 우리나라 의료의 엄연한 일부다,

 

그러나 필자가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의사들 모두에게 돌을 던지시면 그것은 이글을 읽는 분의 양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금 어느 경찰관이 도둑질을 했다고 전체 경찰을 도둑으로 몰아서는 안되듯이. 필자가 맹세컨데 이나라 의사들의 대부분은 실제 의료의 이상과 국가통제적 사회주의 의료의 한계속에서 엄청난 고민과 딜렘마를 안고 살아간다,

 

일전에도 얘기했지만, 사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영증이 생길 상당한 우려가 있어도 일단 곪아터져야 2차 항생제를 쓸 수가 있고, 간기능이 무너져서 알부민 수치가 뚝뚝 떨어져도 2.5. 이하까지 나빠지지 않으면 약을 투여 받을 수 없으며, 분명히 모빅이 좋은 약임에도 환자의 절반 이상은 메비캄을 처방 받아야하고, 나는 삭감을 각오하고 엘도스를 먹지만, 환자는 암부테롤을 먼저 줘야하며, 환자가 기침을 해서 기관지염이나 폐렴이 의심되어도 일주일은 지난 다음 가슴사진을 찍고 약을 처방하고, 노인이 관절이 망가져서 밤새도록 고통 받아도, 한달에 절반 이상을 물리치료를 하면 안되고, 정말 마음먹고 열거하자면 사회문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의료환경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상황에서 대부분의 의사들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개인병원에서는 삭감을 각오하고 필요한 처방을 하기도하고( 그경우 부당과잉 처방이라는 덤터기를 쓰고 비용을 의사가 물어내게된다 ), 종합병원에서는 병원 당국의 눈총을 받아가면서 필요한 시술은 하는 의사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료들은 의료보험료를 기절할 수준으로 인상해서 흑자로 만들어 놓고는 흑자분을 폼나는데 써볼려고 안달이다,

 

이 과정에서 희생자는 누구일까..?

 

나는 봉례 할머니에게 4군데의 시술을 한 심장내과의에게 , 또 물리치료를 하면서 지켜봐도 좋을 환자에게 수술을 하거나 ( 물론 개인의 소신이라면 할말이 없다 의료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의 모 유명병원처럼 의료보험이 안되는 내시경이나 레이져라는 희안한 디스크수술로 명성을 얻었지만 사실상 의사사회에서는 이단으로 취급받는 사람들에 대해 연민 이상의 분노를 느끼지만, 어쩌면 그들도 시스템의 압력에 굴복한 가련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사람들은 자기가 근무하는 병원이 대대적인 증축으로 압박이 심해지더라도,지금 일선에서 생명을 구하기위해 뛰어다니는 동료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소신진료를 하고, 여차하면 옷을 벗을 각오로 환자를 봐야하지만, 현실 생활에서는 분야를 막론하고, 용감한사람, 적당히 타협하는 사람, 비굴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안타깝지만, 세상이 그런거니,, 그런일도 있다고 치자..

 

더구나 지금과같은 통제적 의료상황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인데, 지금 정부에서 하려는 일은 그야말로 해괴하다,

 

정부에서는 오래된 복지관료를 중심으로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를 추진하려고 한다, 명분은 경쟁력이다, 우리나라도 싱가포르처럼 의료허브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나 관료가 얼마나 국민을 바보로 만들 수 있는지는 이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싱가포르 병원은 동남아 화교들이 대부분 이용한다. 

 

다시말해 말레이지아,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에 걸쳐잇는 화교들이 그나마 나은 싱가포르로 몰리기 때문이지, 싱가포르 의료의 수준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의료허브로 세계인을 끌어 들인다는 것은 난센스다,

 

두번째로 외국계의료기관을 허용하고, 의료보험이 안되는 내국인 진료를 허용하면 이나라는 이제 부자와 빈자는 생명에 대한 대접부터 다르게 받게된다, 현행 국가 통제하에서는 그나마 병실 수준의 차이가 고작이지만, 이제부터는 귀족적 생명과 천민적 생명이 구분된다는 것이다, 더우기 이것을 내국인들이 미국가서 버리는 의료비를 벌충하는 전략이라면 국민을 초등학생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외국계 의료기관에서 번돈은 미국으로 건너가는 것이고, 그나마 미국으로 가는것이 번거로워서 국내에서 진료받던 귀족들이 전부 몰리면 오히려 엄청난 국부가 유출될 것이다.

 

세째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와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은 그야말로 이나라 서민들을 미국 할렘가의 빈민 의료로 몰아 갈 것이다.  현재 의료법인은 (개인의원이 아닌 병원) 비영리재단이다, 다시말해 정관이 영리목적이 아니고, 설립자가 자산을 청산해서 나눠가질 수도 없다,

 

그러나 만약 의료에서 영리법인이 허용되면 정관이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인 종합병원들이 각 재벌의 주도로 경쟁적으로 생겨날 것이고, 기존 병원들은 살아남기위해 필사적인 증설을 할 것이며, 재벌기업이나 기타 의료재벌들은 봉례 할머니는 이제 약과 수준인 어마어마한 수준의 검사와 진료비를 청구 할 것이다.

 

더우기 이런 부담을 덜기위해 민간의료 보험까지 허용된다면, 결국 천민취급을 받지 않기위해  너도나도 고가의 민간의료보험에 이중으로 가입해야 할 것이고, 그 비용은 날이 갈 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국가가 지금처럼 사회주의적으로 통제해도 그 비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하물며 민간의 기능에 맡기면 가히 상상불허일 것이다.

 

이것은 멀리 볼 것도 없이 가까운 미국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오죽하면 돈이없는 흑인이 아이를 살리기위해 권총으로 응급실을 점거하고, 인질극을 벌이는 영화가 나오겠는가..

 

이점에 대해서 정부에서는 부자들은 그렇게 민간의료로 해결하고, 서민들은 보건소나 지방 의료원을 이용하는 공공의료 확대정책을 편다고 감언이설을 펴지만, 그렇게 말하기전에 그런정책을 구상한 정치인이나,정부관리, 공무원은 스스로 민간의료를 이용하지말고 공공의료를 이용한다는 법을 먼저 만들고 시작해야 할 일이다,

 

만약 국민은 그렇게 치료하고 자신은 그렇게 못하겠다면 그것이야말로 사악한 논리일 것이다,

 

의료를 선택과 집중이다,

 

이것은 정부에서 "시설을 좀 잘 해 줄테니 , 일반 국민들은 서울대학병원에서 해결할 일을 보건소나 시립병원에서 해결하라" 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 미국에는 민간의료를 받지 못하고, 의료보장에서 소외된 수많은 사람들이 공공병원 주변의 벤치에서 죽어가고 있다, 믿겨지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등으로 이민간 우리나라 동포들이 우리나라에 살면서 받은 의료혜책을 가장 그리워하고 있다는 역설적인 사실은, 지금 이나라 의료제도가 의사들의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고,사회주의적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국민의 입장에서는 어쩌면 가장 훌륭한 제도 일지 모른다는 가정을 증거하고 있는지 모른다,

 

지금 이나라 관료들이 꾸미는 민간보험, 영리법인허용,내국인 진료허용등은 일부 의료재벌과, 거대산업자본의 이익에 놀아나는 사람들이 역사를 두려워하지않고 저지르는 만행에 가까운 일이다.

 

또 이러한 정책을 완성하기위한 트로이목마로서 특구의 내국인진료와 영리법인 허용이 등장한 것이므로 어떤일이 있어도 허울좋은 공공의료, 영리법인 허용,특구 내국인 진료 허용등은 막아져야한다, 그래야만 사람이 사람대접을 받고, 소위 없는 "놈"이나 있는 "분"들이 그나마 죽을때라도 동등한 인간으로 죽을 수 있는 것이다,

 

정말이지, 사람 죽고사는 문제가지고는 힘있고 돈있는 분들 위주로 하지말아야한다,,

 

정말이지,, 이제는 제발,, 사람가지고는 장난치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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