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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루치아의 칼럼

[스크랩] 버드내골

작성자가온|작성시간10.02.01|조회수160 목록 댓글 2

 

 

 

 

밤새 불던 바람이 낮동안도 기세등등합니다.

라이몬도와 동철씨가 흙난로의 마지막 손질로 한지 도배를 하는 동안

우리는(숙이와) 거센 바람을 헤치며 버드내길 산책을 나섰습니다.

동철씨네 외가 형님집을 지나 골로 들어갈수록 바람은 순해져 갑니다.

기분좋은 일이지요.

이 골의 햇님 듦을 더 보기 위해 오늘 이 골로 산책길을 정한 것입니다.

이 골이 저희들의 움터가 되기를 신암 아우들과 함께 바라고 있답니다.

그래서 그제는 네 여인이 함께 들어와 이곳 빈집마당에 오줌도 눴습니다.

그래야 우리 땅이 된다면서요.

집앞 따쓰한 볕 아래 아낙 넷이서 깔깔대며 눈 오줌발의 효험을 믿어볼까요...ㅎㅎ

작전상 동네 여러분들의 동시다발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 부부와 신암리 여러 이웃들의 원함 간절하지만,

마음 내려놓고 자연의 순리에 맡기고자 합니다.

저희가, 이곳 신암리에 터잡기를 진실로 바라는 이웃 아우님들의 마음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요.

 

 

버드내골의 이름은 왜 이렇게 지어졌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버드나무가 많아서일까?! 하지만 버드나무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아하, 그럼 그랑(시내의 이곳말)에 버들치가 많나?! 그런가 보다... 했는데,

외가 형님께 여쭈었더니, 아마도 내가 사방으로 뻗어나 있어서 버드내골이 아닌가 하십니다.

가장 그럴듯 합니다.

버드내골 산책로는 '철학자의 소로' 같답니다.

고요와 평화가 깃든 길...

 

 

봄이면 맨발로 산책하자고 숙이에게 말해 봅니다.

지금도 바람은 거세게 불고 있군요.

텐트 밖 '풍경'은 제 소리로 쉴새없이 바람을 전하고

텐트 안 우리집은 거의 통째로 들썩들썩거립니다.

강추위가 다가온다고 일기예보는 겁주지만

이제 저희 텐트는 끄떡없답니다.

흙난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니까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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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신암에서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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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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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푸른잎 | 작성시간 10.02.02 아름다운 곳이네요...
  • 작성자강가 | 작성시간 10.04.24 이제 봄이네요..바우엄니랑 손 꼭잡고 맨발로 산책하는 상상을 해봅니다..정말 아름답네요..(웰빙~그 자체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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