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니 카린 라빈 2017. 9.11.
웬디 돌린(Wendy Dolin)은 남편 스튜어트(Stewart Dolin)와 함께 마지막 저녁 식사를 했다. 남편은 무척 흥분하여 식탁 아래에 다리를 흔들거리며 간신히 앉아 있었다. 남편은 최근에 새로운 항우울제를 복용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매우 불안해 했다. "웬디, 왜 그런지 모르겠어.” 하고 남편은 말했다.
다음날 57세의 시카고 변호사 돌린은 역 플랫폼에서 몇 분 동안 서성이다가 달려오는 열차 앞에 몸을 던졌다.
좌불안석증(akathisia) 스트레스는 일부 환자에서 자살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설명할 수 있다고 일부 정신과 의사는 믿고 있다. 증상이 얼마나 괴로운지 제약회사의 한과학자는 “정신의학저널” (Journal of Psychopharmacology) 에 환자들이 "죽음을 환영받는 것"이라고느낄 수도 있다고 하였다.
웬디는 팍실의 원제조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 (GlaxoSmithKline)사를 고소하였다. 제약회사가 이 약과 관련해서 그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4월, 배심원은 웬디에게 3백만 달러의 손해 배상을 받게 했다.
이 사건은 우울증 치료제(항우울제) 관련 자살에 대한 소송이 실제로 재판에 회부된 드문 사례이다. 웬디를 대표한 법률회사(Baum Hedlund Aristei Goldman)의 브렌트 위스너(Brent Wisne)는 비슷한 많은소송이 기각되거나 당사자간 합의로 해결되었다고 전했다.
이 평결은 매우 드문 경우이다. 글락소사는 더 이상 미국에서 팍실을 판매하지 않는데다 돌린씨가 복용한 제네릭 약품도 제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글락소사는 법원에 판결을 뒤엎거나 새로운 재판을 열어달라고 요청하였다. 회사는 제조하지 않은 약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비록 많은 의사와 환자들이 이 약품들이 생명줄이라고 생각했지만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항우울제 사용이 주저되었다.
경고 라벨은 단기간의 연구에서 24세 이상에서는 자살 위험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모든 환자는 밀접하게 관찰되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파록세틴이 성인들에 있어서 자살, 자살 시도, 자해 또는 자살충동을 일으킨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고 제약회사 대변인 프랜시스 데프랑코(Frances DeFranco)는 이메일에서 그렇게 말했다. "모든 자살은 비극이며, 우울증과 그외 정신 질환이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줍니다."
그러나 웬디의 소송은 가려져 있던 팍실의 초기 임상 시험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젊은이들보다 훨씬 더 항우울제를 많이 사용하는 노인들도 약을 복용하면 자해할 위험이 매우 클 수 있다는 우려를 새롭게 제기하였다.
이 문서들은 초기 임상 시험에서 위약을 복용한 환자들의 몇 차례의 자살과 자살 시도가 계산되지 않아야 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팍실이 비교대상에 비해 더욱 안전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FDA 심사관은 나중에 회사에 대해 많은 것을 말했다. 글락소사는 결국 데이터를 재분석하고 2006년에 팍실에 대한 경고를 강화하여 주요 우울 장애가 있는 모든 연령의 성인에게 "자살 행동의 빈도는 위약과 비교하여 파록세틴을 투여한 환자에서 더 높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위험성은 6.7배 더 높다.
그러나 1년 후인 2007년 6월, 이 라벨은 모든 항우울제에 대한 경고를 위임받은 FDA에 의해 25 세 이하의 사람들에게서만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미묘한 위험 계산
한 건강정보회사(IMS Health)에 의하면, 지난해 미국에서 처방된 항우울제 건수는 약 3억2500만 건이다. 이 중에서 팍실과 파록세틴은 1500 만 건이다.
미국국립보건통계센터에 따르면, 12세 이상의 미국인 10명 중 한 명이 항우울제 처방을 받고 있으며, 40세 이상의 성인은 7명 중 한 명, 중년 여성은 5명 중에 한 명이 처방을 받고 있다.
많은 정신과 의사는 항우울제의 이점이 위험을 훨씬 상회한다고 말한다. 젊은 환자의 경우에도 그렇다고하면서 약이 매우 효과적이고 일반적으로 내약성이 우수하다고 한다. 몇몇 저명한 전문가들은 비판자들이 위험에 과도하게 주목하게 함으로써 치료를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잠재적으로 치료를 단념하게 할 수 있다고 비난해 왔다.
이 이슈는 우울증과 그 외 정신 질환들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복잡하다.
브라운대학의 정신과의사이자 임상 교수이며 항우울제에 관해 “프로작에 귀 기울이기” 등 여러 권의 저서를 펴낸 피터 크레이머(Peter Kramer) 박사는 "항우울제는 자살을 일으키는 것보다 더 많은 자살을 예방한다, 아마 몇 배는 될 것이다."고 하였다.
크레이머 박사는 돌린의 소송에는 관여하지 않았는데, 자신의 환자들에게 항우울제 치료를 한 첫 몇 주 동안에, 특히 첫 5일 동안에 나쁜 반응을 보일 경우 즉시 자신에게 연락을 취해야 한다고 일러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환자들에게 처음 항우울제를 사용할 때 처음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하였다.
항우울제는 처방정보에서 불안, 동요, 공황 발작, 조증 및 좌불안석증과 같은 증상이 있는지 환자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특별히 경고하고 있다. "그러한 증상은 자살의 전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라벨은 밝히고 있는데 특히 그러한 증상이 "갑작스럽게 일어나거나" 또는 "환자의 기존 증상이 아니었을 경우”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좌불안석증(Akathisia)은 정의에 의하면, 약을 복용하여 일어나는 증상이다. 이 용어는 그리스어에서 나왔는데 그 의미는 “앉아 있지 못한다”는 뜻이며 가만히 있지 못하는 증상을 말하고 있다. 좌불안석증은 불안, 동요, 그리고 움직이거나 걷고자 하는 충동 등의 특징이 있다. 환자들은 앞뒤로 서성이거나 의자에서 끝없이 꼼지락거린다.
환자가 성인이든 젊은이든 치료를 시작할 때 생기지만 항우울제를 늘리거나 줄이거나 중단할 때도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에 의하면 과거에 어떤 항우울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를 시작하면 좌불안석장애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좌불안석증은 정신분열증과 같은 장애를 치료하는 데 흔히 사용되는, 정신질환 치료제의 매우 흔하고 잘알려진 부작용이다. 그러나 우울증을 비롯한 다양한 정신 건강 질환에 점점 그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항우울제와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유발률을 정확히 규명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들 환자에게는 이 처방약을 중단했지만 엄밀한 관찰하에 플루옥세틴으로 다른 방식의 치료 과정을 시도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극단적인 동요가 일어나고 자살 충동이 재발하였다.
한 환자는 "플루옥세틴을 마지막으로 복용했을 때 일어난 것과 똑 같다. 다시 벼랑에서 뛰어 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 환자도 자살하려고 했는데 그것은 "이러한 불안 증상 때문이지 우울증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다" 고 하였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안토니 J. 로스차일드 (Anthony J. Rothschild) 박사는 이후 이 논문을 부인했다.제약회사의 후속 임상 시험으로 입증되지 않은 관찰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돌린 재판에서 글락소사를 위해 전문가 증인으로 나서 증언을 하였다.
좌불안석증은 불안과 우울증 증상과 매우 비슷하므로 의사가 병 자체에서 오는 것인지 그것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 약의 부작용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 프레스노 의학 교육 프로그램의 정신과 임상조교수 조안나 게지어(Joanna Gedzior) 박사는 말했다.
의사가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약 복용량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처방약 자체가 문제의 원인이라면 재앙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점에 대해 매우 주의해야 하며 ‘원인이 내가 환자에게 처방하고 있는 것 때문인가?’ 자문해야 한다”고 좌불안석증에 관한 논문을 저술한 게지어 박사가 말했다 .
서던일리노이대 의과대학의 의사들은 지난해, 항우울제를 복용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좌불안석증을 앓았으나 공황 발작으로 오진된 45세 남자의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의사가 복용량을 두 배로 늘리자 그는 자살을 시도했다.
의사들은 좌불안석증이 "모든 정신의학 분야에서 가장 모호한 임상 진단 증세 중 하나일 수 있으며 종종 진단되지 않거나 오진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게지어 박사는 “불안과 좌불안석증은, 특히 이러한 감정이 검증되지 않으면 절망감을 일으킨다.”고 하면서 절망감은 자살 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였다. 좌불안석증세, 불안 및 우울증의 조합은 환자를 자살의 위험에 처하게 한다고 박사는 믿고 있다.
게지어 박사는 환자에게 감정적인 혼란이 약의 부작용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고 하였다. 의사들은 처방약 중단 또는 항불안치료제와 같은 다른 처방을 추가함으로써 환자의 불편을 줄여줄 수 있다.
돌린 재판에서 한 치료사는 돌린 씨가 자살하기 전날인 7월 14일 당일 상담치료를 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돌린 씨는 상담 중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였고 의자에서 긴장하여 움직이면서 초조해 했다고 하였다.
치료사는 너무 걱정되어서 다음날(그가 자살한 날) 직장에 일하는 그에게 전화를 하여 의사에게 항불안치료제를 처방해 달라고 부탁하라고 촉구했다.
웬디는 남편이 파록세틴의 부작용으로 좌불안석증세가 발전되지 않았다면 자살하지 않았을 거라고 확신했다. 남편은 "최고의 해 중 한 해”를 보내고 있었다고 하였다. 웬디 부부는 고등학교 커플로서 결혼한 지36년이 되었으며 성공한 자녀들을 두었고 친구들도 많았다.
"남편은 성과가 뛰어난 변호사여서 때때로 스트레스와 불안이 있었지만 대처하는 기술도 좋아서 카운슬링을 받으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갔을 겁니다.”고 미스드 (Missd)라는 단체를 시작한 웬디가 말했다. 이 단체는 좌불안석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이번에 달라진 것이라곤 오직 그가 팍실 복용을 시작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출처 :
https://www.nytimes.com/2017/09/11/well/mind/paxil-antidepressants-suicid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