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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명상

[장석주] 대추 한 알

작성자가온 고재섭|작성시간15.05.23|조회수83 목록 댓글 0

 대추 한 알


                                                                       - 장석주 -

 

저게

저절로 붉어질리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서 둥글어질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달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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