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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한 알
- 장석주 -
저게
저절로 붉어질리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서 둥글어질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달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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