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암 Cancer

[프레시안] NYT "한국에 '갑상선암 진단'이라는 전염병 창궐"

작성자가온 고재섭|작성시간14.11.09|조회수70 목록 댓글 0

 NYT "한국에 '갑상선암 진단'이라는 전염병 창궐"

"20년만에 15배 증가한 나라는 한국뿐, 사망률 변화도 없어"

이승선 기자 2014.11.07 15:42:51

한국에서 갑상선암이 급증하는 것을 "과잉진단이 초래한 전염병"으로 조롱하는 미국 다트머트의대 교수의 글이 <뉴욕타임스> 6일자에 게재됐다.'갑상선암이 전염병인가(An Epidemic of Thyroid Cancer?)'라는 이 글의 필자는 건강정책과 바람직한 임상규준을 연구하는 길버트 웰치 교수. 그는<과잉진단:건강 추구로 사람 병들게 하기>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다음은 이 글의 주요내용이다. 편집자.(원문보기)

역사적으로 전염병 연구는 전염을 일으키는 병균을 발견하고 통제하는 데 집중돼 있다. 막 발간된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나는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전염병 연구자들이 주목할 만한 논문을 게재했다.(의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지로 11월 6일 발간된 이 학술지에는 웰치 교수와 한국의 안형식 고려대 교수, 김현정 충북대 교수 등이 참여한 관련 논문이 게재됐다. 편집자)

바로 '진단'이라는 전염병균을 발견하고 통제하는 문제를 다룬 것이다. 이 전염병이 창궐하는 곳은 한국이다. 이 나라에서는 지난 20년에 걸쳐 갑상선암 진단 건수가 15배나 증가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어떤 암이 이렇게 빨리 급증하는 경우는 없다.

우리 연구진은 이처럼 어떤 질환이 상당히 증가한다면 생물학적인 설명을 찾도록 배웠다. 우선 새로운 전염병균이나 환경적 요인일 가능성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다른 것을 찾아냈다. 진단이라는 전염병이다.

1999년 한국정부는 암과 발생률이 높은 질환을 줄이기 위한 국가적인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갑상선암 검진은 이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갑상선암 진단은 목 부위에 초음파 검사를 하는 아주 간단한 것이다. 병원과 의원들마다 초음파 진단기기를 구비해 진단에 나서면서 정부의 프로그램에 값비싼 부담을 추가시켰다.

과잉진단, 과잉진료 자체가 일종의 '전염병'

하지만 갑상선암 검진 바람은 조기진단이 어떤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예전에는 발생률이 적었던 암이 한국에서 가장 흔한 암이 되었다. 

새롭게 진단된 갑상선암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미 1947년 병리학자들은 갑상선암으로 죽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부검을 한 시신에서 갑상선암이 발견된 사례가 잦은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갑상선암들은 죽기 전까지 몰랐을 유두암(암세포의 모양이 유두를 닮은 갑상선암. 편집자)들이다. 초음파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말이다. 한국에서 새로 발견되는 갑상선암들은 바로 이런 유두암들이다.

새롭게 발견된 갑상선암들이 심각한 질병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단언할 수 있는가? 한국에서 갑상선암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갑상선암을 조기 진단해서 죽을 목숨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이라면, 사망률이 감소하거나, 갑상선암의 증가 속도가 늦춰졌을 것이다.

진단이 전염병처럼 확산되는 것은 누구의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원이 불필요하게 분산되고, 사람들은 불필요하게 겁을 먹게 된다. 나아가 과잉진단이라는 전염병이 초래하는 가장 큰 문제는 '과잉치료'라는 전염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많은 환자들이 갑상선 제거 수술을 받는다. 갑상선은 인체의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갑상선을 제거하면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 수술에 따른 부작용은 그뿐이 아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환자의 10%는 칼슘 대사 이상, 2%는 성대마비를 경험한다. 모든 수술이 그렇지만, 폐 혈전, 심장마비 등의 부작용에 평생 위협받아야 한다. 갑상선암 수술을 받다가 1000명 당 두 명은 죽기도 한다. 

과잉진단과 과잉치료의 문제는 갑상선암과 전립선암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하지만 폐암, 유방암, 피부암, 신장암 등에서도 이런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조기검진이 의미가 있을 때가 있다. 

특히 유전적으로 암에 걸릴 확률이 아주 높다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이 해당된다. 하지만 평균적인 위험을 가진 사람들은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려고 한다면,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발견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이 더 좋은 경우들이 너무 많다. 결론적으로 의사들이 암을 조기에 발견하려고 너무 애쓰도록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에게 이롭다는 것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