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보농장 주변에는 동백나무가 많다.
산소(묘)가 많다보니 자연히 그 주위에 심어 놓은 동백나무들이 오래되어 무쟈게 크고 잘 보존 되어 있어 그렇다.
그래서 주로 동백나무 꽃속의 꿀을 먹으려고 모이는 동박새도 흔하다.
며칠 전 이야기다.
닭들에게 물주려고 수돗가(자연수) 물통에 닥아가니까
웬넘의 큰 나방 한마리가 물에 빠져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바가지로 떠서 꺼내 버리려고 하는데 가까이 보니 나방이가 아니고
아기 새 한마리가 물에 떠 있는 것이었다.
얼른 건져서 마침 옆에 걸린 타월에 감쌌는데 다리를 쭉 펴고 있는 것이 이미 죽은 것 같았디.
에고~ 조금만 더 일찍 발견 되었더라면 살 수도 있었을텐데..하면서
마땅이 묻을 곳을 찾다가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니 다리를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불현듯 생각에
"찬 물 속에 있어서 저 체온 상태여서 그럴지도 모르니 따뜻하게 해주면 살 수 있을지 몰라" 하면서
급히 방에 들어와서는 미쳐 치우지 못하고 구석에 세워든 선풍기 난로를 가져다가
스의치를 상으로 켜고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면서 털을 말려주었다.
(글 쓰는 이 순간에 또 세월호 아이들 생각이 나서 마음이 져민다.
눈물이자꾸 나서 요즘은 세월호 뉴스도 일부러 안 보고 사는데..)
홧! 신기하다. 다리를 조금씩 움직인다.
좀 있으니까 또 입을 쩍쩍 거린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는 고개를 흔들어 머리를 한번 턴다.
아~. 이 넘 잘하면 이제 살겠구나.
문제는 근데 마냥 이 넘만을 붙들고 있을 수 없는 형편인지라
작은 토마토 상자에 있는 토마토를 비우고는 그안에 찜질 팩을 접어 넣고 온도는 중(中)에 놓고서
그 위에 타올에다가 새를 감싸서 놓고 상자를 덮어 두었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었다.
일어나자마자 상자를 열어 보니 이넘이 기운을 완전히 차리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퍼드득 퍼드득 날려고 하는 것 아닌가!
기쁨과 동시에 염려도 생겼다.
"밖에 놔두면 살아갈 수가 있을까?" 하는..
일단 밖으로 나가서 배롱나무 아래 담장 위에다 올려 놔보았다.
근데 조금 있으니까 동박새 한마리가 어데서 날라와 주위를 이리저리 날라 다니는데
혹시 어미새가 밤새 아기를 찾다가 얘를 막 발견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만히 살펴보고 있는데
이 아기새가 옆의 가까운 나무가지 끝으로 훌쩍 날아 오른다.
"엄마!, 나 여기 있어!"하는 것 같았다.
또 어디서 동박새 한마리 더 와서 이리저리 주위를 날라 다니는데
이넘은 아마도 아빠 동박새가 아닌가 싶었다.
아기새는 나무 끝을 여기 저기 날라 보더니 잠시 후 내 시야에서 사라졌고
다른 큰 동박새들도 다 어디로 가버렸다.
아기 동박새 구출 이야기는 여기까지..
...
아기새를 살려 보내고 돌아서는 난 정말 정말 기분이 넘 넘 좋았다.
하루 종일..
괜시리 마치 어떤 큰 일이라도 해낸 것 처럼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배냇털이 그대로 있어 아직은 단아한 성조 동박새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송보송..
이 때 어디선가 어미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