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3일부터 2월 27일까지 4박 5일동안 우리 '단양색소폰앙상블'팀을 이끌고 중국 연변자치주의 '연길시'와 '안도현'의 초청을 받아 위문공연을 다녀왔다.
작년 가을 저녁 회식자리에서 발의된 중국공연을 오랫동안 준비하며 공연지역과 공연장소 그리고 관중동원 등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10여년간의 중국생활로 아는 인사들이 많아 그들의 협조와 준비로 성사될 수 있었다.
사드문제로 중국과의 예민한 시기에 성공적으로 위문공연을 마치고 돌아와 우리 회원님들께 보고할 수 있어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첫날 밤거리는 한국어 우선 중국어 다음으로 일관되게 달린 간판에서 진한 감동을 받았다.
첫날 밤 일정을 취소하고 중국공연에 앞선 사전 탐사를 위해 들른 연변가무단 봄맞이 공연은 우리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었다.
일사분란한 연출과 출연진의 세련됨, 그리고 완벽한 음향과 조명은 그야말로 프로다운 공연이어서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중국에서도 유명한 연변가무단의 공연을 보고 일부 단원들은 걱정이 되어 잠을 설쳤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단양과 자매결연을 맺은 '안도현' 공연을 위해 출발하며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인 '도문'에서 국경수비대장과의 안면을 빌어 통제구역인 다리 가운데의 국경선 앞에 섰다. 만감이 교차하여 말 문을 열수 없었다.
다리 건너편에 텅빈 선전용 아파트가 차가운 날씨에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안도현 인민정부 앞에 도착하여 정부 간부들의 환영을 받았다.
안도현 문화관에서 가진 첫 위문공연은 문화국장의 환영사가 길게 이어졌다.
공연에 앞선 단양의 홍보영상은 많은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무척 관심있게 관람하는 관중들을 보며 공연도 성공리에 치뤄질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사회자가 우리 단원들을 소개했다.
인사말을 하며 오전에 들른 중국과 북한과의 경계선이 생각나고 중국의 동포들의 환대가 생각나 한동안 울먹이며 말문을 열 수 없었다.
우리 공연과 안도현 예술단의 공연이 교대로 연주되며 장내는 박수와 환호 속에 뜨겁게 달아올랐다.
1시간 반동안의 열띤 공연을 마치고 환호하는 관중 앞에 출연지 모두가 나와 인사를 드렸다.
우린 단양군에서 마련해 준 선물을 전달했고 안도현 정부는 우리보다 훨씬 크고 많은 선물을 우리에게 안겨줬다.
무사히 공연을 마치고 안도현 정부에서 베푼 환영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정기적인 교환 공연을 약속하고 즐겁게 진행되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중국측에서 공연을 추진한 연변대학교 음악학부 이교수의 안내로 학생 수가 2만 5천명이나 되는 연변대학을 둘러봤다.
중국에서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연변가무단'은 단원 수가 300여명으로 그들의 실력과 연습장과 공연장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했다. 열악한 연습공간에서 별다른 지원도 받지 못하는 우리로서는 무척 부러웠다.
우리가 도착하자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이층의 영상실에 올라가 전체적인 진행을 점검하며 나는 무척 걱정이 되었다. 이런 무대에서 혹시 있을 실수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단양 홍보영상이 웅장한 사운드와 아름다운 그림으로 상영되자 300여명의 관중들은 숨을 죽이고 아름다운 단양에 빠져 들었다.
단양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든 관중들의 관심은 다시 공연을 진행하는 사회자에 집중되었다.
공연에 앞선 나의 인사말은 16년만에 다시 찾은 연길이 몰라보게 발전했고 동포들의 얼굴도 무척 밝아졌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어서 우리 단원들이 소개되었다.
첫 순서로 우리 단원들의 연주가 시작되었고 우리가 연주할 때마다 뒷 배경으로는 내가 찍은 단양의 아름다운 풍경이 교차되었다.
중국에서는 가수들의 독창과 무용단의 무용, 그리고 관악단의 연주가 우리 연주와 교차되며 관중들의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열기로 가득한 공연장에서 동포들의 많은 박수와 환호 속에서 장장 2시간의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50여명의 출연진의 인사가 이어졌다.
우리의 위문공연을 위해 특별히 무대를 만들고 관중을 동원하고 함께 수고한 모두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모든 공연을 마치고 함께 출연한 모두를 북한식당에 초청해서 만찬을 베풀었다. 한복 입은 북한 종업원의 모습도 보인다.
다음 날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기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장장 4시간을 달려 백두산에 오르는 길은 눈이 덮혀 어려운 여정이었다.
눈보라가 치는 가운데 드디어 백두산 정상에 올랐다.
천지는 눈보라 속에 희미하게 모습을 들어냈다.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정상에서 우린 추위를 무릅쓰고 환호했다.
백두산 정상에 오른 기념으로 축배를 함께 들고 만세를 불렀다.
하산 길에 장백폭포도 들렸다. 16년 전 백두산 국립공원 관리소장의 특혜로 텐트와 고무보트를 메고 이 폭포를 4시간에 걸쳐 올라 천지에서 일박을 하던 기억이 났다.
이렇게 백두산 등정을 모두 마치고 하산하며 만감이 교차했다. 언제나 이곳을 마음대로 오갈 수 있을까?
늦은 저녁에는 이교수가 운영하는 대형 뷔페식당에서 각종 뷔페와 샤브샤브를 겹들여 멋진 송별 파티를 가졌다.
4박 5일동안 두 번의 위문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연길 공항에서 귀국했다. 또 다시 새로운 역사를 쓰고 돌아오는 마음이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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