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바우 콩쿠르
-행수 벗님네 뜰이 그립당가-
김옥중
(아니리)
에헤이, 들어보소 들어보소.
고창 해리 들녘 너머,
궁산저수지 물빛 곱게 비치는 그 자리에
담바우라는 마을이 하나 있응게,
거그 사는 벗님네 뜰 이야기를 한마당 풀어볼랑께.
해 지는 저녁이면
석양 햇살이 담바우 들어다가 달에다 걸쳐놓고
밤새 수를 놓을 비단틀을 차려놓는디,
사람 손으로 놓는 수가 아니여.
하늘이 놓고 바람이 놓고
꽃이며 벌이며 새들이 놓는 수랑께.
(창)
얼씨구나 좋다!
담바우 좋다!
해리 시냇물 졸졸졸,
화산 실개천 솔솔솔,
궁산저수지 돌아들어
물결마다 노래허네.
졸졸 가고
솔솔 가고
빙그르르 돌아가니
"좋다!"
"좋다!"
"참말로 좋다!"
물소리도 한목청이여!
(아니리)
그 동네는 말이여,
달무리가 뜨면 달도 걷고
사람도 걷고
그림자도 걷는디,
발소리조차 시끄럽지 않어.
주인 양반이 걸어도
땅이 먼저 알아듣고
꽃이 먼저 알아듣고
벌이 먼저 알아듣는 동네여.
(창)
담바우로다 담바우로다!
태어날 적 들은 말도 담바우,
커가며 배운 말도 담바우,
웃을 적도 담바우,
울 적도 담바우.
이 말 말고는
들은 것이 없네 그려.
에헤야 데헤야,
고향말이 젖줄이요,
고향땅이 품이라!
(아니리)
어느 날 뜰 안에서
별안간 콩쿠르가 열렸는디,
돈 받고 하는 것도 아니고
상장 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심사위원도 아닌디
염소 한 마리 메에에,
닭 한 마리 꼬끼오,
벌들은 붕붕붕,
꽃들은 방긋방긋.
죄다 모여들어
한바탕 잔치를 벌이는디,
그것이 바로 담바우 콩쿠르여!
(창)
염소는 풀 뜯는 재주로 한판!
꼬꼬는 흙 파는 재주로 한판!
벌들은 꽃 찾아 춤으로 한판!
꽃들은 향기 내는 재주로 한판!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다!
누가 일등이냐?
전부 일등이여!
누가 꼴찌냐?
아무도 없당께!
(아니리)
봄이 와서 며칠 묵어가고,
여름이 와서 그늘 놓고 가고,
가을은 곡식 냄새 남기고 가고,
겨울은 눈꽃 수놓고 가는디,
바람도 손님이요,
햇살도 손님이요,
눈발도 손님이라.
왔다가 가고
가다가 또 오는 것이
자연의 인심이여.
(창)
돈 되는 것 없어도 좋고,
돈 만드는 것 없어도 좋다!
이것 조금 만지작,
저것 조금 만지작,
팔 아프면 쉬어가고,
허리 아프면 둘러보고,
몸이 허락하는 만큼만 일허며
땅과 같이 늙어가는 삶이여.
에헤이—
그것이 복이로구나!
(아니리)
수탉은 때 되면 꼬끼오 울어대고,
상추꽃은 깃대처럼 솟아오르고,
저녁노을은 까치 따라 날아드는디,
벌통 곁에 서서 가만히 보니
노을도 수를 놓고
벌도 수를 놓고
바람도 수를 놓고
담바우도 수를 놓고 있구나.
(휘모리 창)
얼씨구 좋다!
절씨구 좋다!
담바우 콩쿠르 좋다!
꽃도 한자리
벌도 한자리
사람도 한자리
사계절이 돌아가며
한마당 놀음판 벌이니
누가 이기고
누가 지랴!
함께 사는 세상이
제일 큰 상이라!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담바우로다—
담바우로다—
담바우 콩쿠르로다!
(아니리)
아니~
담바우 내려놓고 간다 허드만
해 떴는지 달 졌는지
정신없이 찾아쌌는디
폴써 나가 있구만이라~
얼씨구~
사람은 저그로 갔어도
정은 못 가고
몸은 떠났어도
맘은 못 떠나는 법!
담바우란 것이
짐짝이간디 놓고 가게,
평생 품에 안고 산 정인디~
지화자 좋다!
담바우가 먼저 마중 나갔구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