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김일중
삼십 넘은 아들이
겨우 어떻게 장가를 갔다.
겨우 어떻게 손녀를 낳았다.
칠십 넘은 할아버지는
정말정말 기분이 좋았다.
어느 해
일곱 살 먹은 손녀가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제가 시집 갈 때까지
살아 계셔야 해요.
할아버지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다양하게 노력하고
조심했다.
손녀는
서른 살이 넘었고
할아버지는
백 살이 넘었다.
손녀는
이것저것
인생을 즐기며
시집갈 생각은
전혀 하나도 하지 않았다.
오늘도 할아버지는
손녀 시집가는 것을
봐야 한다며
희미해지는 수명과
아등바등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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