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가 온다
강 병 숙
방치된 밭은
몰염치한 잡풀로 가득했다
잡풀 속에서
한 뼘도 안 되는 못난이 옥수수들
버릴까 하다가
한 겹 한 겹 벗겨본다
의외로 탱글탱글 알이 꽉 차 있다
기죽지 않고 기지를 발휘했을 옥수수
받을 수 있는 만큼의 햇볕 양
나눌 수 있는 만큼의 땅속 양분
알 속을 채울 수 있는 만큼
속 대궁 길이를 재단했겠지
수 없는 대화와 협동으로
낙오자가 없도록
알 속을 채워 갔을 것이다
난쟁이 옥수수들은
그렇게
씩씩하고 당차게
씨만 뿌려놓고
긴 투병생활로 돌보지 못한
주인의 빈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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