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2026년 강동문학 원고

2026년 강동문학 원고 - 이신강

작성자이신강|작성시간26.06.13|조회수23 목록 댓글 0

해가 있는 동안

이 신 강

 

해가 있는 동안에 모든 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자신을 구 할 수 있는 것도 해가 있을 때입니다

빛이 있을 때 빛을 소중히 써야합니다

해가 지면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캄캄한 것은 캄캄 할 뿐입니다

웃고 우는 일도 해가 있는 동안의 일입니다

해가 지며는 영원한 암흑입니다

해가 있는 동안에 영원을 사랑 하고 싶습니다

자신을 결정 할 때도 해가 있는 동안입니다

 

 

 

 

<퍼포먼스>

  아버지

  <KBS 아침마당에서 발췌>

                 이 신 강

 

 

방안에 호롱불이 켜있고 볏짚이 있고 중년의 아버지가 새끼를 꼬고 앉아있다.

아버지가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우리 아부지는 돗자리를 잘 짜셨는디 나는 가마니나 짜고 새끼나 꼬라면 꼬지 왕골다루는

일은 영 못허겄단 말이여. 내년에는 큰놈이 중핵교에 가고 막내녀석이 소핵교에 들어갈긴데

최부자 어른을 찾아뵙고 작년에 맡으라던 논 열마지기를 받아와야겠구먼. 소작도 아무나 주는게

아니니께 금년에는 미리가서 달래야 하잖겠남. 올해는 돌밭사서 쓸만한 밭 만드느라 고생깨나 했는디,

내년에는 그 밭에서 콩말이라도 거둘라나 모르겄네. (일어나서 방문을 열어보며)

어라, 사각사각 소리가 나더니 눈이 꽤 많이 오는구먼.

내년 보리 농사는 걱정읍겄는디.”

아버지는 다시 앉아 볏단에 물을 뿌리고 새끼를 꼬고 앉아있다.

시낭송이 시작된다.

 

큰집에 제사지내러 갈 때는 하늘에 별이 쏟아지고 있었는데

자정넘어 제사를 지내고 나올 때는 눈발이 날렸다.

아버지는 어서 가야겠는디혼잣말을 중얼거리시며 서둘러 밤길을 성큼성큼 걸으셨다. 우리집까지는 시오리길이고 평소에는 눈감고도 오가는 길이었다.

한오리쯤 갔을 때 눈을 못뜨게 눈이 내리더니 금새 발목을 넘 던 눈이 무릎이 빠지게 내렸다.

 

용진이 : 아부지. 빨리 집에 가고싶어유.

아버지: 그럴수만 있으면 을마나 좋겄냐. 그런디, 눈이 이렇게 험하게

             오니께 동서남북을 분간 할 수가 읍네. 잘못 가다가는 낭떠 러지로 갈 까 겁나는디.

용진이: 그러면 어떻해유.

아버지 :걱정마라. 너는 아부지만 믿으면 돼.

 

아버지는 나를 가운데 두고 무릎이 넘는 눈을 보리밭 밟듯이 꾸욱꾸욱 원을 그리며 밟으셨다. 눈은 금새 일곱 살박이 내 가 슴을 넘어서 나와 아버지는 눈사람이 되었다.

 

아버지: 용진아. 아부지 말 잘들어 둬어.

용진이: 무슨말인디유.

아버지: 어머니 보러 집에 계신 할머니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혀어. 그 리구 느이 어머니 맨큼 좋은 사람은

            이세상에 읍섰다고도 혀라.

용진이: 아부지 그렇게만 말하면 되나유.

아버지: 그럼 그럼.

용진이: 그런디유 왜 지가 그런말을 해야되남유.

아버지: 그건 나중에 알게될거다.

 

아버지는 단단히 밟은 눈위에 속저고리와 솜두루마기를 벗고 누우셨다.

 

아버지: 자아 용진아. 이리와서 아부지 배위에 엎드려어. 옳지. 옳지

            그리구 눈을 감고 하나. 두울. 세엣 숫자를 셔어.

 

 아버지는 속저고리와 솜두루마기로 나를 포옥 싸안으셨고

나는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누가 내 뺨을 때려서 눈을 떴다. 동네사람들이 웅성웅성 둘러 서있는 가운데 어머니가

용진아. 용진아 아이구 용진아나를 부르며 끌어안고 통곡을 하셨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