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 2
바람이 강물 위에
기린 목 닮은 길을 내고 있다
아기별들이 내려와 윤슬로 반짝이는 북한강,
풀숲에서 낮잠 자던 꽃잎 닮은 나비 떼도
물길 따라 날아와 팔랑팔랑 웃음꽃 피운다
내 마음 한 잎도
빛결 따라 흘러간다
아버지의 수첩
볼펜 글씨가 종이 위에서 흐리다
수십 년 전
아버지를 보내드리던 날
앞이 보이지 않던 그때처럼,
읍내 차비 100원
세탁소 300원/비누 400원/담배 60원
소금 1,100원
부락길 준공식/교육청 체육회 참가
영수 부산/장수 부산 /미형이 진주
육지에서 공부하던 어린 자식들 소식
얌전하게 앉아 있다
아버지의 검소한 날들이
양지바른 언덕 오래된 햇볕처럼
편안하게 웃고 있다
넉넉하지 못했던 날들의
미안함마저 함께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