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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문제공부

농약사용을 부추기는 것들

작성자개마고원|작성시간15.08.15|조회수83 목록 댓글 0

농약사용을 부추기는 것들

[한도숙 칼럼]
http://www.masongfood.com/news/articleView.html?idxno=5425
 


날이 심하게 가물다. 이렇게 심한 가뭄은 오랜만인 것 같다. 날이 가물면 도토리가 많이 난다고 어른들이 말씀 하시곤 했다.

도토리 죽이라도 쒀서 궁기를 면하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했다. 그래서 도토리나무는 들녘을 바라보면서 열매를 맺는다고도 했다. 올해는 필시 도토리 대풍년을 맞을 것 같은 예감이다.

가뭄이 들면 농부는 몸이 피곤해진다. 물을 대줘야하는 일이 하나 더 생기기 때문이다. 필자의 과수원엔 점적 관수나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지 않아서 더욱 힘이 든다. 분수호스를 이리 끌고 저리 끌고 물을 대주다 보면 몸은 흙투성인데다 힘은 왜 이리 드는지 녹초가 돼버린다. 나이 탓을 하기는 하지만 가뭄에 가슴도 녹초고 몸도 녹초가 된다.

더구나 올해는 도토리 먹으라는 것인지 열매도 부실하게 달리고 게다가 검은곰팡이병까지 습격해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검은 곰팡이 병은 黑星病이라는 것인데 일본말로 구로보시라고 한다. 일본식 용어를 우리말로 순화하다보니 검은별무늬병이라고 정식으로 부른다.
 
필자가 검은곰팡이병으로 부르는 것은 아무리 봐도 별무늬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은곰팡이병은 배농사에선 치명적인 병인데 올해 온나라 과수원이 당하고 있는 일반적 현상이다. 특히 저지대 과수원과 논을 과수원으로 개원한곳에서 극성을 부리는 듯 하다.

이는 건강한 과수는 병에 대한 감수성이 약하지만 건강치 못한 과수는 감수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기적의 사과를 재배하는 기무라씨의 사과나무처럼 자체면역력이 떨어지면 식물이나 인간이나 탈이 난다는 논리다. 일부 유기농이나 무농약으로 재배하는 과수원에서는 병 발생이 없다고 하는 것을 보면 평소 나무의 건강한 관리와 생태환경적 이용법이 효과를 발휘하지 않나 싶다.

작년 우리나라 농약 사용량을 보면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중국이 ha당 17.8kg, 그 다음 우리나라가 13.1kg인 반면 독일, 프랑스, 미국은 3kg대라고 한다. 통계만 봐서는 우리농업이 얼마나 농약에 의존하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 농약의 환경적 안정성을 고려해 농도를 줄이거나 양을 조절한 농약들이다 보니 사용횟수와 살포량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 것이 사실이다. 또 농약살포가 기계화 된 것도 한 몫 한다.

검은 곰팡이병을 막아내고자 필자만 해도 갖가지 농약을 쳐보았지만 백약이 무효하다. 나중엔 효과가 없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효소제를 배양해서 높은 농도로 뿌려보기도 했으나 답답하기는 여전하다.
 
특히 밤엔 기온이 낮고 낮에는 기온이 높으니 한번 조직에 뿌리를 내린 곰팡이는 파죽지세로 과일에 이파리에 가해를 하고 있다. 문제는 배과수원이 흑성병 감수성이 강한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업적 재배를 하다 보니 시장이 요구하는 상품을 생산해야 한다. 그것이 이른바 신고라는 품종이다. 배 맛이 좋고 모양도 미려하다. 거기다 저장력도 강해, 저온창고에서 1년을 버티니 상인들은 그야말로 다루기 좋은 상품인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 배맛이 좋고 미려한 배를 품종개발 했지만 농민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인공수분을 할 필요도, 검은 곰팡이병 신경 쓸 이유도 없는 신품종이 농민들에게 외면당하는 것은 시장 교섭력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이 요구하는 것 외의 것은 천덕꾸러기일 뿐이다.

그러니 농약을 잔뜩 뿌리고 깨끗한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농민만 나무랄게 아니다. 일차적으론 시장이 문제다. 농약회사는 언제부턴지 농약에 대한 인식제고를 위해 작물보호제란 이름으로 농약을 판매한다. 그러니까 상품의 이미지를 변화시켜 더 많은 농약을 쓰도록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친환경 저농약을 폐지하고 GAP으로 가자고 농민들을 꼬드기고 있다. GAP은 농약사용제한이 없다. 제초제까지 상용해도 문제가 없는 제도다. 이번엔 GMO까지 국내재배를 노리고 있다. 더구나 농촌이 노령화 돼 가면서 제초제의 사용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농약 천국이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소비자들이다. 이제 제발 소비자들의 자세가 변화했으면 좋겠다. 좋은 농산물의 기준을 바꾸어야 한다. 벌레 먹어 못생긴 농산물이 더 나은 먹거리임을 인식하고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시장에 현혹돼 끌려다니는 소비자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가치를 부여하고 소비하는 소비자로 말이다.

농민들은 농약을 덜치거나 농약에서 자유로워지는 농사를 지어야 한다. 그러자면 농민들은 고달퍼진다. 고달픔을 덜기위해선 농사량을 줄여야 한다. 그러면 가능하다. 그렇게 농사지어도 농가수입이 보장 되도록 싸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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