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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순례 자료.

여주 봉미산 신륵사 5. 보제존자의 혼이 서린곳.

작성자보명|작성시간26.06.16|조회수1 목록 댓글 0

 

특히 보제존자 나옹 혜근 선사와 관련된 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그 의미가 더욱 깊습니다. 지금부터 신륵사의 대표적인 보물, 보제존자석종, 보제존자석종비, 그리고 보제존자 석종 앞 석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여주 신륵사 보제존자석종(보물 제228호) - 나옹 선사의 혼을 담다

신륵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문화재 중 하나가 바로 보제존자석종입니다. 이 석종은 고려 말 활동했던 위대한 승려, 나옹 혜근(懶翁 惠勤, 1320~1376) 선사의 사리를 모신 승탑입니다. 나옹 선사는 공민왕의 왕사였으며, 1376년(우왕 2년) 양주 회암사에서 밀양 영원사로 가던 중 신륵사에서 입적하셨다고 합니다.

이 석종은 1379년 나옹 선사의 제자들이 신륵사를 크게 중창하면서 조사당 뒤편 명당에 선사의 묘역을 마련하고 세운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신라 시대 승탑이 8각원당형을 따르는 것과 달리, 이 석종은 고려 말기 라마탑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금강계단처럼 네모난 받침돌 위에 낮고 넓은 박석이 깔려 있고, 그 위에 종 모양의 몸돌이 얹혀 있습니다. 몸돌은 위로 갈수록 완만한 타원을 이루며, 아무런 장식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어깨 부분은 평평하게 다듬어져 있으며, 그 위에는 불꽃무늬를 새긴 4각의 보주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신륵사 보제존자석종은 양산 통도사, 김제 금산사 등의 석종형 승탑과 더불어 조선 시대에 조성된 석종형 승탑의 선구적인 양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신륵사 다층전탑과 함께 신륵사의 대표적인 고려 문화재이니 꼭 방문하여 그 아름다움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여주 신륵사 보제존자석종비(보물 제229호) - 나옹 선사의 생애를 기록하다

보제존자석종 옆에는 나옹 선사의 생애와 업적을 기린 보제존자석종비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이 석종비는 1379년에 건립되었으며, 당시 최고 문장가였던 이색(李穡)이 비문을 짓고, 명필 한수(韓脩)가 글씨를 써서 더욱 가치를 더합니다.

 

석종비는 지대석과 3단의 장방형 받침돌 위에 비신을 올린 형태입니다. 상단 받침돌에는 아름다운 연꽃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비신은 대리석으로 되어 있고 양옆에는 화강암 기둥을 세워 보강했습니다. 그 위에는 목조 건물의 공포와 기왓골을 섬세하게 조각한 옥개석이 얹혀 있습니다. 신라 시대의 일반적인 석비 형식인 귀부와 이수 형태에서 벗어나, 고려 말기에 등장하는 대석과 옥개석의 변형된 형식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비문에 새겨진 내용은 선교 양종 통합 운동을 통해 불교 재건에 힘썼던 나옹 선사의 파란만장한 삶과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신륵사를 방문하신다면, 보제존자석종과 함께 이 석종비를 통해 나옹 선사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여주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앞 석등(보물 제231호) - 고려 석등의 진수를 보여주다

보제존자석종 앞에는 아름다운 석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석등은 고려 시대 석등 중에서도 우아한 형태와 화려한 장식성이 돋보이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높이 1.94m로, 1379년 보제존자석종과 함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석등은 일반적인 석등과는 달리 석조부도의 형식을 모방한 것이 특징입니다. 8각의 지대석 위로 8각의 하대와 두껍고 도식적인 연꽃잎이 장식되어 있으며, 간주석은 짧아져 마치 석조부도의 중대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특히, 각 모서리에 난간형이 장식되어 있고, 그 사이 면에는 안상과 중앙 화문이 낮게 부조되어 있어 섬세한 조각 솜씨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화사석입니다. 화사석은 화강암이 아닌 납석으로 만들어져 있어 매우 특이합니다. 납석의 부드러운 재질 덕분에 8면의 각 면마다 꽃 모양의 화창을 뚫고, 돌출된 원형 기둥과 율동적인 형태의 용을 고부조(높게 돋을새김)로 표현하는 섬세한 장식이 가능했습니다. 또한, 화사석 상부에는 비천상이 고부조로 장식되어 있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앞 석등은 고려 말기 석등의 형식을 대표하는 귀중한 유물입니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각 부재의 구성이 안정감 있고, 특히 화사석의 화려한 장식미는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냅니다. 신륵사를 방문하신다면, 이 석등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조각들을 꼭 가까이에서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신륵사는 이처럼 보제존자석종, 보제존자석종비, 보제존자 석종 앞 석등 외에도 신륵사 다층전탑, 조사당 등 수많은 문화재를 품고 있는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남한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고려 시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여주 신륵사로 역사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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