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참 편합니다.
그냥 막연한 사실(사실이라고 믿는)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감성적으로 키워나가면 누구를 비판하기에도, 욕하기에도 참 좋습니다.
알면 더 어려워집니다. 힘들어진다.
말도 함부로 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그리고 교사인 이상 더욱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사실을 알 수 있는 기회라도 제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에게 언론에 현혹되지 말라고 가르치면서도 저조차 팩트가 아닌 지점에 서서 감성적으로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반성합니다!!)
투발루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읽으신 분도 있으실텐데 한번 읽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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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모든 섬들이 1997~1998년을 제외하면 해수면이 상승과 하강을 주기적으로 반복해왔다. 엘리뇨 시기인 1998년 3~4월에 투발루의 평균 해수면은 비정상적으로 35cm나 하강했지만, 1998년 11월에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 1998년을 제외하면, 해수면은 매년 3월에 가장 높은 극상기를 보인다. 2~3m의 낮은 평균 고도에서 살고 있는 산호섬(환초) 국가의 많은 국민들은 매년 3월이 되면 해수면 상승으로 으레 범람이 일어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2001~2005년 사이 키리바시, 나우루, 투발루는 대체로 해수면 상승이 잦았찌만, 인근에 있는 바누아투와 피지는 오히려 해수면 하강이 많았다. 투발루으 해수면 상승이 지구온난화와 같은 지구적 차원의 문제라면, 적어도 남태평양의 모든 섬들이 같은 경향성을 보여야만 한다. 그러나 해수면 변화 측정 결과는 그렇지 않다. 더구나 산호섬은 산호가 죽게 되면 지반이 침하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해수면이 상승한다. 산호의 성장과 죽음이 해수 온도, 이산화탄소 함량과 직결되어 있으며, 간접적으로 지구온난화와 연관되어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투발루 상황은 적어도 지구온난화와의 상관성을 확신할 수 없다.
2000년대 초반 투발루 사람들이 느낀 위기감은 공감을 불러일으켜 국제 사회에 국가의 위기를 호소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방송이 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우리(온대 기후의 대륙)와는 매우 다른 환경(열대 기후의 산호섬)에 놓여 있는 그들에 대한 이해(세계지리적 접근)를 우선으로 하지 않고, 먼저 동정돠 연민으로 다가섰던 우리들은 어쩌면 의미없는 소리를 외쳤는지도 모른다. 투발루 정부의 난민 신청을 냉정히 거절했던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를 감성적 판단으로 비난했던 우리들의 경솔함에서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 전종한, 김영래, 노재윤, 장의선, 천종호, 최재영, 한희경, 홍철희 저, 2015, 세계지리 경계에서 권역을 보다, 사회평론, p.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