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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남자 노인의 애환

작성자이수우|작성시간26.06.09|조회수28 목록 댓글 0

어느 남자 노인의 애환

우리 세대는 정말 앞만 보고 살아왔다.

배고픔을 견디며 자랐고, 가난을 이기기 위해 젊음을 바쳤다. 

공장에서, 건설 현장에서, 뜨거운 중동의 사막에서 땀을 흘리며 

나라와 가족을 위해 살아왔다.

정신없이 달려온 세월 끝에 어느덧 일흔여덟의 노인이 되었다.
몸은 예전 같지 않다. 계단을 오를 때 무릎이 아프고,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부터 펴야 한다. 함께 웃고 울던 친구들은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병원 진료 날짜가 중요한 일정이 되었다.하지만 나는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
젊은 시절 해병대 훈련소에서 배운 것이 있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한다."
그 정신은 세월이 흘러도 내 가슴속에 살아 있다.
인생을 돌아보면 후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족을 위해 살다 보니 

나 자신을 잊고 살았고,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한 아쉬움도 남아 있다.

그러나 후회에 무릎 꿇고 싶지는 않다.
해병은 어려움을 만나면 물러서는 사람이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는 사람이다.
비록 주름은 깊어졌지만 내 정신까지 늙은 것은 아니다.
비록 걸음은 느려졌지만 내 의지까지 약해진 것은 아니다.
비록 세상은 나를 노인이라 부르지만 내 가슴속에는 아직도 

뜨거운 청춘의 불씨가 남아 있다.

나는 더 이상 지나간 세월을 한탄하지 않으려 한다.
남은 인생이 짧다고 포기하지도 않으려 한다.
한 걸음이라도 더 배우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하루라도 더 의미 있게 살아갈 것이다.

시흥노인복지관에서 글을 배우며 새로운 꿈을 만났고, 

세상을 보는 눈도 넓어졌다. 나이가 많다는 것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임을 알게 되었다.

내 나이 일흔여덟.
이제 전력질주는 못할지 모른다.
하지만 해병대 정신으로 끝까지 걸어갈 수는 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힘들면 이를 악물고 버티고,
두려움이 오면 정면으로 맞서겠다. 내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오늘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다짐한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남은 생이 하루일지라도 당당하게 살고,
남은 길이 얼마일지라도 끝까지 걸어가며,
후회보다 도전이 많은 인생의 마지막 장을 써 내려가겠다고.

그것이 내가 살아온 삶이고,
앞으로도 살아갈 나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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