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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첫사랑 <통영의 란> 이루지 못한 사랑은 언제나 이야기거리가 풍성하다. 백석이 자야를 만나기 전에 첫눈에 반한 여인을 사랑 했다가, 절규와 한을 숨겨 놓은 경상남도 통영의 서정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함경북도 정주태생으로 소월을 동경하여 스스로 시인의 길을 영광으로 여겼던 백석은 사랑도 시인처럼 슬픈 여정으로 채워 갔습니다. 백석이 동경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조선일보사에서 여성지의 편집 일을 하던 1936년3월 친구인 허준의 결혼식에 갔다가, 당시 이화여고 학생이던 경남통영출신의 박경련을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리고 백석은 통영으로 내려가 정식으로 청혼하게 된다. 그러자 박경련의 어머니 서씨는 서울에 사는 친오빠(박경련의 외삼촌) 서상호에게 백석이 누구인지 뒷조사를 주문했다. 당시 통영출신 거물급 인사였던 서상호는 독립운동가 였으며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역시 독립운동가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고 당시에 조선일보 사회부기자였던, 신현중에게 백석의 뒷조사를 의뢰했던 것이다. 며칠후 신현중은 서상호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 그래 뭘 좀 알아봤는가 ? 예 ! 그래~ 백석이 어떤 사람인가 ? 예 ! 그럼 말씀 드리겠습니다 ! 백석은 조선일보에서 여성지의 편집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안은 매우 가난하고 고향은 함경북도 정주이며 그에 어머니가 기생출신이란 소문도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서상호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저 ~ 선생님 ! 왜 그런가 ? 뜸들이지 말고 어서 말해보게 ! 신랑감으로 저는 어떻습니까 ? 뭐 ! 어~그래 ! 허허허허 그거 좋지 ! 하지만 자넨 약혼녀가 있지 않은가 ? 아~아닙니다 ! 벌써 오래 전에 정리했습니다 ! 으~흠~ 그래 ! 그럼 생각해보세 ! 이렇게 해서, 신현중과 박경련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그 해 4월 통영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1937년 4월에는 백석에게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4월 7일에 백석이 그렇게도 그리워하고 마음에 두고 있었던 처녀 경련이 결혼을 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백석의 절친한 친구인 신현중과 .....
모든 남자들이 다 그렇듯이, 사랑하는 여자가 극적으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해 버리면 마음에 충격을 받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옛말에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쇠말뚝에게도 절을 한다고 했다. 그 후 백석의 가슴에는 통영의 여인이 통한의 그리움으로 남았다. 그리고 백석은 박경련의 고향인 경남 통영마저 사랑하게 됐다. 그래서 그는 남해의 동부지역을 몆차례 여행하게 된다. 통영. 삼천포 등 ..... 백석의 눈에 비친 통영은 살아서 건너지 못할 樂島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한편의 시가 있다
통영(統營) / 백석
옛날엔 통제사(統制使)가 있었다는 낡은 항구(港口)의 처녀들에겐 옛날이 가지 않은 천희(千姬)라는 이름이 많다. 미역오리같이 말라서 굴껍지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는다는 이 천희(千姬)의 하나를 나는 어느 오랜 객주집의 생선 가시가 있는 마루방에서 만났다. 저문 유월(六月)의 바닷가에선 조개도 울을 저녁 소라방등이 붉으레한 마당에 김냄새 나는 비가 나렸다.
............................................................................................................................................................. 천희 : 바닷가에서 시집 안 간 여자를 '천희'라고 하였음. 또한 천희(千姬)는 남자를 잡아먹는(죽게 만드는) 여자라는 속뜻도 있다. 미역오리 : 미역줄기. 소라방등 : 소라의 껍질로 만들어 방에서 켜는 등잔.
자신을 잡아먹은 천희는 바로 박경련을 염두에 두고 그녀에 대한 원망의 정서를 깔고 있다. ................................................................................................................................................................. 시평 / 김찬용
사랑하였으되 살아서는 만날 수 없는 여인 ! 영혼마저도 외로워 떠나지 못하는 안개 낀 통영의 저녁 풍경은 희미한 호롱불에 육신을 갈기갈기 찢겨 태우고 태워서 새벽에는 검게 그을려 미처 타다 남은 핏방울 냄새에 바닷속의 조개도 울음을 쏟아 낼 듯한 통영의 서정 !
통영문화원은 통영의 여인을 사랑한 외지인의 찢겨 버린 가슴에서 태어난 詩 <통영>을 절대적인 통영의 가치로 자리매김 하고있다.
여인의 향취를 찾아 내려온 북방인 백석의 詩 , 통영! 그 후 박경련을 일컬어 ''통영의 란,, 이라 한다. 이 詩가 쓰여지고 난 후 ''란,, 은 통영에 살고 있었는데, 이 곳을 자주 여행하는 백석의 뒤를 먼 거리에서 끝까지 살피며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만약에 "백석과 란" 의 사랑이 맺어졌다면, "짜디짠 바닷 바람은 통영의 고요를 걷어 낸다" ..... 뭐~ 이정도의 간단한 "수사"로 가볍게 언급하지 않았을까 유추한다.
예컨대, 고요한 성대는 무거운 아침 안개를 안고 있다. 고요가 걷힌 뒤에도 성대는 무거운 침묵을 안고 있다. 이렇게 흐르는 시가 있다면 대체 어느 여인을 심상에 담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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