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말씀자료 : 한재호 루카 신부님 ㅣ제주교구
사제품을 받고 나니 제 어머니의 귀가 세 배는 커지신 것 같고,
아버지의 시력도 두 배는 좋아지신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본당에서 어떤 강론을 하였으며 요즘에는 무슨 일로 바쁜지,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았는지 속속들이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또 아들 신부에게 누가 될까 봐 행동과 말도 늘 조심하십니다.
한번은 수도자나 성직자들이 주로 바치는 성무일도를
어떻게 바치는지를 물어보기도 하셨습니다.
제가 부르심을 받아 사제가 된 것이지만 부모님도 덩달아
그 삶의 일부를 떠안고 계시는 듯합니다.
사제의 부모가 살아가야 하는 이러한 숙명과도 같은 삶을 생각해 보면,
왜 교회가 예수 성심 대축일 다음날 성모님을 기억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모님 역시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시고 예수님의 길에 함께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이런 성모님의 생애를 상징적으로 잘 드러냅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잃어버리십니다.
성모님께서 세상 사람들의 길을 따라 걸으시는 동안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물러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들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찾아나서십니다.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만이 삶의 의미가 있다고 여기신 것입니다.
그리하여 성모님께서는 예수님께서 머무르셔야 할 자리에
함께 머무시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십니다.
마치 사제의 부모가 사제가 머물러야 할 하느님의 현존에 함께하듯이 말입니다.
성모님께서 그렇게 자식을 사랑하시어 자식을 바라보며 사셨기에
예수님의 길을 함께 걷게 되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분께서는 그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닮은 분이 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