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의 가치
글쓴이 : 김인호 루카 신부님 ㅣ대전교구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두 여인들 뿐만 아니라
엘리사벳 태안의 아기가 마리아의 인사말에 즐거워 뛰논다.
루카 복음사가는 태중의 아기인 요한의 모습을 소개하면서
메시아를 만나게 될 하느님 백성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듯하다.
참으로 이상하다.
신앙이 깊어질수록 예수님과의 만남이 설레기보다는
불편함이 앞서고 평화보다는 갈등이 심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이 점점 신앙인의 삶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 느껴지기에
차라리 침묵하고 공동체에서 뒤로 물러서려고 한다. 신앙이 부족하다면서...
하지만 여기에 신앙의 위대한 역설이 있다.
불편함과 갈등은 신앙의 출발점이요, 성장의 표지다.
오히려 신앙 안에서 불편함과 갈등을 느끼지않으려는 것이 신앙의 큰 유혹이다.
우리가 고대하는 성탄은 어쩌면 그분과의 만남에서
기쁨으로 초대된 시간이기에 앞서 그분과의 만남 앞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보도록 초대하는 것 같다.
예수님 때문에 말하고 행동하는데 불편한가?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는데 불편한가?
그 불편함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실
작은 마구간을 찾으셨다는 성탄의 표지다.
새로운 한 해 예수님 때문에 더 많이 불편해졌으면 좋겠고
불편함을 느끼는 영역이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
가정, 일터, 그리고 시장과 술자리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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