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구간: 남한강대교-강천섬-강천보
탐방일자: 2025년10월31일(금)
탐방코스: 남한강대교-남한강/섬강합류점-섬강교-강천섬-남한강교
-강천보-한강문화관
탐방시간: 9시56분-16시35분(6시간39분)
동행 : 나 홀로

이번 24차 한강탐방으로 저의 ‘한강 따라 걷기’는 경기도 여주시의 강천보에 이르렀습니다. 3년 전 강원도 태백시의 검룡소를 출발해 삼척시, 정선군, 평창군, 영월군을 거쳐 충청북도 단양군의 단양 시내에 다다른 것은 지난 5월입니다. 검룡소에서 단양 시내까지 총16회에 달하는 한강탐방은 서울사대 동문 들과 함께해 힘든 줄 몰랐습니다.
달포를 쉬었다가 지난 7월 저 혼자서 한강 따라 걷기를 재개했습니다. 그 후 한강 탐방길에 나선 것은 이번까지 모두 여덟 번으로, 그간 제천시, 충주시, 원주시를 거쳐 이번에 경기도의 여주시에 발을 들였습니다.
이번 탐방의 출발점은 나흘 전에 들렀던 원주시부론면의 남한강대교입니다. 강원도원주시 부론면은 한강의 제1지류인 운계천을 경계로 충청북도충주시소태면과, 한강의 본류인 남한강을 경계로 충주시앙성면과, 그리고 한강의 제1지류인 섬강을 경계로 경기도여주시강천면과 맞보고 있습니다. 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합류점은 강원도원주시부론면, 경기도여주시강천면, 충청북도충주시앙성면이 만나는 3도의 접점으로, 조운창인 원주 흥운창이 들어섰던 곳이기도 합니다.
원주 흥원창(興元倉)은 1899년 경인선이 개통된 후 그동안 활발했던 수운(水運)이 육운(陸運)으로 대체되면서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 들어선 것은 조선시대 조운선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 ‘흥원창조운선 전망대’로, 이번에 이 전망대에 올라 3도가 만나는 섬강과 한강의 합류점을 조망했습니다. 원주 흥원창은 조선시대 소양강창, 가흥창과 함께 좌수참에 소속된 조운창의 하나로 인근 고을의 세곡을 보관하던 창고였다고 안내문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흥원창은 원주·평창·영월·정선 횡성 등 강원도 영서지방 남부 5개 고을의 세곡과 강릉·삼척·울진·평해 등 영동지방 남부 4개 고을의 세곡을 수납, 보관하였다가 서울의 조창으로 운송하는 일을 맡아 한 곳입니다. 흥운창이 들어서면서 이 일대가 수운의 요충지가 되자 모여드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식견이 풍부한 사람도 늘어나면서 의론(議論)도 같이 많아짐에 따라 이 지역 지명이 부론(富論)이 되었다고 합니다.
수운이 육운으로 대체되면서 내륙의 큰 강들이 맡았던 주운(舟運) 기능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한강도 다르지 않아 검룡소에서 강천보에 이르기까지 화물을 실어나르는 화물선은 단 한척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흥원창의 옛터를 들러 조운선의 모형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사라진 한강의 주운기능이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작동되었는지 한 번 알아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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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에서 이침 6시30분발 버스를 타고 문막으로 향했습니다. 예정보다 20분 가까이 늦게 도착해 7시50분경에 문막을 지나는 부론행 55번 버스를 눈 앞에서 놓쳤습니다. 문막 시내 건등리 정류장에서 50분 가까이 기다렸다가 다음 버스에 올랐습니다. 반 시간 가량 달려 도착한 부론면행복센터에서 법천소공원으로 이동해 법천천이 남한강에 합류하는개치나루터를 사진 찍었습니다.
9시56분 남한강대교를 출발했습니다. 나흘 전에 건넌 바 있는 남한강을 출발해 남한강 우안의 법천제와 흥호제 제방길을 따라 북진했습니다. 거의 직선에 가까운 2Km 남짓한 제방길을 걸어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합류점에 다다라 ‘흥원창조운선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전망대에 올라 섬강물을 받아 서쪽으로 크게 휘어 흐르는 남한강을 조망하자 강 건너 먼발치에 작은 섬 하나가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이 섬은 도미섬으로 용인의 문수봉 동쪽 계곡에서 발원한 창미천이 이 섬 앞에서 한강과 만납니다. 강 건너 청미천과 남한강의 합류점은 2011년 한남독조지맥 종주를 마치고 들른 바 있습니다. 그때의 산행기를 찾아 읽어 그 섬이 도미섬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섬강 건너 두 강에 면해 있는 강 건너 자산은 해발고도가 246m로 낮은 야산입니다. 동사면과 남사면이 깎아지른 절벽으로 되어 있는 이 산이 그 아래 두 강과 손잡아 빚어낸 풍광은 참으로 절경이었습니다. 이 천애의 절벽이 침식작용에 의해 생성된 하식애(河蝕崖)인지, 아니면 풍회로 표토가 떨어져나가 생성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10시42분 흥원창조운선전망대에서 섬강을 따라 북진했습니다. 횡성의 횡성호에서 흘러내려가 흥원창조운선전망대 앞에서 한강에 흘러드는 섬강은 영동고속도로를 지나면서 여러 번 내려다보았지만, 강변을 따라 걷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흥호배수장을지나 얼마 후 왼쪽 아래 천변 길로 내려서자 섬강을 가로질러 놓은 섬강교와 그 뒤의 영동고속도로가 아주 가깝게 보였습니다. 섬강교 밑을 지나 여주/충주 삼거리에서 직진해야 할 것을 왼쪽 길로 들어서 섬강 우안길을 1Km 가까이 따라 걷고 나서야 길을 잘못 들었음을 알아채 다시 여주/충주 삼거리로 돌아가느라 생각지 않게 지체됐습니다.
여주/충주 삼거리에서 왼쪽 고개로 올라가 섬강로로 들어서자 오른 쪽으로 큰 다리 섬강교가 보였습니다. 전장 390m의 이 다리를 건너며 섬강을 내려다보자, 앞서 지날 때는 보지 못했던 강변의 자갈밭이 눈에 띄어 카메라에 옮겨 담았습니다. 섬강교를 건너 여주시강천면에 들어서자 바로 앞에 간이 쉼터가 있어, 이 쉼터에서 떡을 꺼내 들면서 20분 가까이 쉬었습니다.
12시28분 장수팬션을 지났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간이 쉼터를 출발해 한강 따라 걷기를 이어갔습니다. 다산하늘센터를 지나 장수팬션 앞에 이르자 팬션 주인이 길가 밤나무에 걸어놓은 표지판의 안내문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밤나무 가지에 “떨어진 밤은 라이딩은 주워가세요, 그러나 밤나무는 건드리지 마세요.” 라는 안내글을 보고, 아직도 짓궂게 밤나무를 흔들어대는 치기 어린 사람들이 있나 싶어 씁쓰름했습니다.
고개너머 카페 블루비아를 지나가면서 쉬어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그러다가는 해 떨어지기 전에 이번 탐방의 끝점인 강천보에 다다르기가 쉽지 않겠다 싶어 그냥 지나쳤습니다. 설마니정류장 옆 삼거리에서 왼쪽 강천로를 따라 걸어 새말교차로에 도착했습니다. 왼쪽으로 꺾어 강천섬으로 향하는 중 강천보건진료소 앞을 지났습니다.
저는 백두대간과 9개 정맥을 종주하고 5대강을 따라 걸으면서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의 보건소를 여러 번 보았습니다. 주민들이 많지 않아 병원은 고사하고 약국도 찾아볼 수 없는 벽지에도 보건소가 있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는 참으로 살 만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보건소에서 근무하면서 의료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시골 주민들에게 품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의사선생님들 덕분에 많은 분들이 노년을 공기 좋은 시골에서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13시52분 강천리교를 건너 강천섬에 발을 들였습니다. 섬강/한강 합류점에서 강천섬까지 거리는 강길로는 3Km 남짓한데, 육로로는 빙 돌아가야 해 7Km를 상회합니다. 섬강/한강 합류점-섬강교-섬강로-강천보건지소-강천로-강천섬 코스로 빙 돌아 강천리교를 건너 하중도인 강천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궁금해한 것은 여기 강천섬이 원래부터 섬이었는가 입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즉, 강천섬은 단양의 시루섬과 마찬가지로 장마철 물이 불어 섬이 되던 육지였는데, 4대강 사업을 거치며 육지와 완전히 분리되어 한강의 하중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봄철의 목련과 가을철의 은행나무가 볼만하다는 강천섬은 2급 멸종 위기 야생식물인 단양쑥부쟁이의 군락지이기도 합니다. 남이섬보다 더 넓은 강천섬을 다 돌아보기에는 시간이 넉넉지 못해 캠핑장을 둘러본 후 이내 굴암교를 건너 남한강 우안의 제방길로 올라섰습니다.
15시15분 남한강교를 지났습니다. 강천아일랜드 수상스키장을 지나 자리한 강천바위늪구비는 눈여겨보지 않아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안내문에 따르면 바위늪구비란 남한강의 물이 늘면서 자연적으로 생성된 늪으로 강물이 늘면 남한강이 되고 강물이 줄어들면 늪이 된다고 합니다. 제방 길을 걷다가 하얀 갈대 꽃술이 너울너울 춤을 추는 갈대밭에 낸 천변길로 내려가 가을이 내려앉은 강변의 풍광에 잠시 취했다가, 이내 발걸음을 재촉해 영동고속도로 상의 남한강교를 다리 아래로 지났습니다.
강천섬에서 강천보로 이동하는 중 주변에 들어선 대진교와 관련된 여러 건물들을 보았습니다. 규모가 크고 외관이 깔끔한 대진요양병원을 비롯해 대순진리회박물관, 대순진리회중앙도서관과 대순진리화여주본부도장 등이 이 지역에 모여있는 것으로 보아 대순진리회와 여주는 불가분의 관계가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올라선 제방 길은 이내 끝나고 좁은 시멘트길로 이어졌습니다. 오랜만에 물 위를 무리지어 유영하는 청둥오리들을 만나 카메라에 옮겨 담았습니다. 강천보에 도착해 어도를 따라 가다 강천보 위 다리로 올라가 잠시 쉬었습니다.
강천보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남한강에 건설한 3대보 중의 하나입니다. 강천보(Gangcheon Weir)는 단순한 보(洑, weir)가 아니고 거대한 조각품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이 보가 여주 8경, 시조(市鳥)인 백로의 비상과 이 지역의 상징인 황포돛배를 융합해 형상화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보의 가동보 구간은 350m이고, 고정보 구간은 90m입니다. 마침 가동보가 열려 있어 강물이 낙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강문화관의 전시글에 따르면, 강천보의 “가동보 형식은 수위조절 및 수문작동시 배사기능이 가능하고, 수문의 문비가 회전하여 개폐되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 수문조작에 의한 점검 및 유지보수가 용이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강천보를 건너 한강문화관을 둘러본 후 여주역으로 이동, 전철 경강선을 타고 판교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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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문화관에서 전시된 안내문 ‘하천관리개요’를 꼼꼼히 읽었습니다. 이 글이 하천관리의 핵심을 잘 짚었다 싶어 여기에 옮겨 올립니다.
하천관리는 준설(浚渫, dredging) - 보(洑, weir) 설치 – 친수환경조성 순으로 이루어집니다. 첫째, 준설입니다. 준설은 강바닥을 깊게 파서 비가 많이 와도 빗물이 넘치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입니다. 4대강 개발사업의 첫 순서가 바로 이 준설이었습니다. 둘째, 보 설치입니다. 물이 필요할 때 수문을 닫아 물을 저장하고, 비가 많이 올 때에는 수문을 열어 물이 흐르도록 함으로써 홍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4대강 개발 사업 후 홍수피해가 급감한 것은 보를 설치한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셋째, 친수환경조성입니다. 친수시설물을 설치해 방문객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4대강을 따라 걸으며 직접 확인한 것은 곳곳에 수변생태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도시를 흐르는 큰 강은 더 이상 자연강으로 머물러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자연강으로는 도시민이 요구하는 하천의 이수기능과 배수정화기능을 확보하기 어렵기 떄문입니다. 자연강과 문명강의 주요한 차이점은 하천관리 여부라고 생각합니다. 문명강의 요체는 하천관리에 있고, 하천관리의 주요 수단 중 하나가 바로 보를 설치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번 한강 탐방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탐방사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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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앵베실 작성시간 26.06.13 오우~ 어느덧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충북 충주시 - 여주시 점동면 개치나루터 三道가 접하는 여강길 삼합(三合), 여강길 제2코스(세물머리길 : 남한강, 섬강, 청미천) 21km 걸을 때 모두 다 지났던 지명이 나오니까 반갑습니다. 여주의 남한강 驪江 따라 쭈욱 올라가면 楊平의 남한강 楊江 그리고 더 지나면 북한강과 합쳐지는 두물머리... 다음편을 기대합니다.
외손녀 데불고 우리 가족 모두 행주산성 불꽃놀이 보고 귀가 중입니다.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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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시인마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4 제가 태어난 경기도 땅에 발을 들이자 반갑고 마음이 놓였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미질을 자랑하는 여주쌀로 지은 밥은 이렇다 할 반찬이 없어도 맛있게 들 수 있는데, 이는 한강이 흐르면서 빚어낸 기름진 충적평야와 비교적 큰 일교차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호리야구장은 지난 3월 한강 방화역-전류리 포구 구간의 한강을 따라 걸을 때 지난 적이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