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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섬

작성자작은종|작성시간26.06.16|조회수4 목록 댓글 0

형제섬






아재:곽옥두





붉은 물결 위에 비낀 두 봉우리,
서로의 그림자에 수염을 적시며
수백 년을 한 자세로 귀 기울인다.



갈매기는 그들의 속삭임을 실어 나르고,
소금기 머금은 바람은 혀끝처럼
거친 겉껍질을 핥으며 스민다.



“두려워 마라, 아우야.”
형의 목소리는 현무암처럼 무겁고,
아우는 파도에 패인 가슴을
형의 등허리로 밀어 넣는다.



서로의 어깨에 이마를 얹은 채,
조개 껍질 속 진주처럼
오랜 침묵을 품는다.



밀물은 그들의 사타구니를 타고 오르고,
썰물은 허벅지 사이를 헤집으며
해초처럼 얽힌 뿌리를 드러낸다.



그러나 그들은 육지 쪽으로 눈을 감고,
파도가 부서질 때마다
한 뼘씩 더 깊이 맞물린다.



아득한 대륙은 그들의 등을 등지고,
두 형제는 바다 밑에서
서로의 척추로 닻을 삼는다.



오늘도 그들은 선 채로 잠들며,
꿈속에서만
사각거리는 모래 언덕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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