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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 자작시

간절기 / 정용화

작성자우심|작성시간14.08.13|조회수6 목록 댓글 0

간절기

정용화


불길한 음악이 스며든 문장에서 비가 흘러내린다 느린 리듬을 물고
철새들이 저녁을 이탈한다 빗속에서 겨울이 쓸쓸한 등을 보인다
등이란 온갖 진실의 피난처다 저렇듯 멀어져가는 등은 슬픈 제목이
달린 풍경이다 새의 이름을 하나씩 발음할 때마다 허공이 생겨나고
자란다 낯설지 않은 문장인데 나조차 나를 읽을 수 없다

몸속으로 구름이 스며든다 간절기에 내리는 비는 내 몸이 잃어버린
문장이 흘리는 눈물이다 수평선을 너무 오래 읽어서일까 구름이
저녁을 끌고 오는 날이면 눈동자에서 바다냄새가 난다
안녕을 전할 수 있는 이별이란 얼마나 다행인가 어떤 언어는
이 계절 밖에서는 잘 읽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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