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견과의 이별은 생각보다 깊고 오래 남는다-
사람들은 흔히 “동물이니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함께한 시간의 밀도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오히려 말이 통하지 않았기에 더 많은 감정과 온기를 나누었고, 그 기억은 삶의 한 부분으로 깊이 스며든다.
세 마리 중 두 녀석, 콩이와 똘이를 먼저 떠나보낸 뒤 남겨진 일상은 이전과 같을 수 없다. 특히 아무 말 없이 곁을 지켜주던 똘이, 그리고 온 집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콩이의 자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크게 비어 있다. 그래서일까. 꿈이라는 통로는 때때로 그 빈자리를 잠시나마 메워준다.
어젯밤, 꿈속에서 다시 만난 똘이는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였다. 말없이 곁을 지키다가, 이내 함께 산책을 나서고 마음껏 뛰어노는 시간. 현실에서는 더 이상 이어질 수 없는 장면이 꿈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이어진다. 그래서 꿈은 달콤하지만, 동시에 잔인하다. 눈을 뜨는 순간, 그 모든 것이 허공처럼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오히려 더 또렷하게, 더 아프게 느껴진다.
흥미로운 것은, 똘이는 자주 꿈에 나타나지만 콩이는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마도 성격 그대로일지도 모른다. 늘 얌전히 곁에 머물던 똘이는 꿈속에서도 조용히 찾아오지만, 천방지축이던 콩이는 지금도 어딘가를 신나게 돌아다니느라 바쁜 것일까. 그래서 아직 한 번도 꿈속에 들르지 못한 것인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서운함이 덜해진다.
우리는 떠난 존재를 완전히 잊고 사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계속 만난다. 어떤 이는 사진 속에서, 어떤 이는 익숙한 길 위에서, 그리고 어떤 이는 꿈속에서 다시 마주한다. 그것이 환상이든 기억이든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만남이 지금의 삶을 잠시나마 따뜻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비록 현실에서는 다시 만날 수 없지만, 꿈속에서라도 함께한 하루는 충분히 값지다. 그 짧은 시간이 다시 살아갈 힘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도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언젠가는 콩이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꿈속에 나타나 함께 뛰어놀아 주기를.
그때까지는, 가끔 찾아오는 똘이와의 만남을 소중히 간직하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온다면, 그때는 더 오래, 더 마음껏 함께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