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시인의음악사랑이야기 (65)
《백만인의 애창곡, '소양강 처녀'》
1.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너 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2.
동백꽃 피고 지는 계절이 오면
돌아와 주신다고 맹세하고 떠나셨죠~
이렇게 기다리다 멍든 가슴에
떠나고 안오시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3.
달 뜨는 소양강에 조각배 띄워
사랑의 소야곡을 불러주던 님이시여~
풋가슴 언저리에 아롱진 눈물
얼룩져 번져나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이 노래는 작사가 반야월과 작곡가 이호의 협연으로 탄생했으며, 소양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처녀의 순정을 담은 가사로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가수 김태희(본명: 박영옥)가 1970년 발표했다.
소양강(昭陽江)은 설악산에 있는 인제 내린천에서 시작되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강이므로 해뜰 때는 산에 가려져 있지만, 해질 무렵에는 황혼이 그대로 비춰지는 장관을 이룬다.
가사는 소양강의 자연 풍광과 처녀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듣는 이로 하여금 그 시절의 순수한 사랑과 기다림의 애틋함을 느끼게 한다.
이 노래는 발표 당시, 강원도 지역 군부대에서 행진곡으로 사용될만큼 인기를 끌었다.
소양강 처녀는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우리가요 100선에도 드는 노래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좋아한다. 특히나 어르신들 앞에서 무슨 악기로든 연주 할 때는 이 곡만큼 좋은 곡이 없다는 평이다.
소양강 처녀가 특별한 사연이나 줄거리를 가진 노래말이 아니면서도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우리들 가슴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그리움의 연정을 조근조근 흔들어 놓기 때문이 아닐까. 가요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부르기 쉽다는 데서도 그 답을 찾는다. 대개의 트롯가요들이 그렇지만, 특히 이 노래는 곡이 단순하면서도 흥이 나고 비교적 박자 맞추기가 쉽다는 평이다. 한마디로 듣기보다 부르기가 더 편하고 좋다는 얘기다.
이 노래로 김태희는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그 뒤 후속작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면서 인기대열에서 점차 멀어져 갔다. 1981년 결혼과 함께
가요계를 떠난다.
그런데 1992년 한서경이라는 가수에 의해, 현대적 감각으로 편곡된 종전에 없던 3절 가사 역시 반야월 선생이 작사해서 이 노래를 리바이벌 해 인기곡으로 재탄생 하게 되었다, 마치 그 때쯤 '노래방 시대'가 우리나라에 붐을 타기 시작한 기막힌 타이밍으로 최고의 인기곡이 되었다. 노래방이 그간 잠들어 있던 곡을 되살린 셈이다.
소양강 처녀는 실존 인물과 실제 사연을 담아 쓰여진 노래다.
두명의 여인들이 각자 작사가 반야월 선생에게 영감을 주어 노래가 완성되었다고 전해지는데,
그 첫 번째 여인은 윤기순씨(1953년생)다.
춘천에서 서울로 상경하여 '한국가요반세기 가요작가동지회'에서 일하 던 어느 날, 소양강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아버지가 윤씨의 고향집으로 같이 일하던 동료들을 초청하였는데, 당시 가요작가 동지회의 회장인 반야월 선생들 일행 10여명이 방문하였다.
이때 받은 시상(詩想)을 반야월 선생이 노랫말로 옮겨 만들어진 노래가 바로 이 노래라고도 하고,
그 다음은 박씨(1950년생)인데,
박씨는 소양1교 인근에서 숙박업과 선박업을 운영하는 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작곡 당시 반야월 선생은 이 여관에 머무르며 소양강 상류의 고산이라는 작은 섬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당시 박씨는 반야월 선생을 섬까지 한두 차례 데려다 줬다고 한다.
그 당시에 만들어진 곡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윤씨가 진짜 주인공이다, 아니다 박씨가 주인공이다.'라고 논쟁 아닌 논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논쟁들이 무색하게
강원도에서는 두 명의 여인 모두 소양강 처녀를 공식적인 주인공으로 인정하였다.
2005년 춘천시는 소양강 일대를 독일의 명소 '로렐라이 언덕'처럼 발전시키고자 소양강 처녀상을 건립하였고, 소양2교 인근에 노래비도 제막했다.
청동 7m의 크기에 무게 14톤, 5억5천만원을 들여 건립 되었다.
그 소양강 처녀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지금도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서있다. 갑자기 훌쩍 춘천 소양강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필자는 춘천과 인접한 강원도 인제 원통지역에서 철책선 소대장으로, 또 그 뒤에 원주에서 교관으로도 근무한 경험이 있기에 춘천에 대한 향수가 더해지나보다. 이 노래는 내무반에서 소대원들과 회식시에 단골 레퍼토리였고 , 외출 외박시 선술집에서 주모들과 함께 두드리던 젓가락 장단과 함께 그리도 목터지게 불렀던 청춘의 푸른 한 시절 곡이였기
에 기억이 더 생생하고 아득하기만
하다.
'아직도 청춘이네' 하면서 누군가는 입을 삐죽거리며 비웃을 수 있어도 할 수 없다. 나이는 들어가도 마음은 그대로인걸 어쩌겠나.
주책없다 하여도 어쩌겠나.
눈감을 때까지 꺼지지 않는 것이 '사랑의 불길'이라고 하지.
'케사스 케사스 케사스(quizas quizas quizas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
/문화칼럼니스트 최진태
*김태희 - 소양강처녀/스타365
https://youtube.com/watch?v=hP9ZCfchw80&si=CRrbBnHPXfJRSKZ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