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남진 25회차(생달리 작은차갓재 차갓재 등곡지맥갈림길 대미산 부리기재 박마을) 2026. 6. 20.토 종일 비

작성자카푸치노(장선미)|작성시간26.06.21|조회수100 목록 댓글 2

 

-비오는 초여름의 싱그러운 숲을 온몸으로 느끼다-

출발 당일 새벽. 팀장님으로부더 산행지 변경 카톡이 왔다. 원래는 소백산 고치령~국망봉~비로봉 구간을 가려했으나 전날 내린 장대비에 소백산이 전면통제 되었단다. 그래서 대미산 구간을 먼저 걷기로 한다. 이 구간은 깊은 숲으로 이루어진 육산이고 거리도 12키로로 비교적 짧아 비 오는 날 걷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저번 회에 설악산 25키로를 걸었던 분들이라 다들 좋아하신다.

이렇다할 조망처도 없고, 종일 비가 오니 산줄기 조망은 못하겠지만 걷는 걸음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서둘러 대미산의 주변 산들을 익힌다.

북으로 금수산, 동으로 대간인 황장산, 동남으로 공덕산 천주봉 도락산, 남으로 운달산, 남서로 주흘산, 서로 대간인 포암산, 북서로 월악산...
북으로 문수봉 등으로 이어지는 등곡지맥과 남으로 운달산 단산 등으로 이어지는 백두운달지맥이 대미산 인근에서 갈라진다.
 
주변의 산군이 대단하다.

10시 안생달 마을. 경북 문경시 동로면 안생달. 황장산과 대미산 사이의 오지마을. 깔끔한 화장실은 여전했다. 그래서 더 기분좋은 곳이다. 대간꾼들을 환영하는 듯하다.

여름 비가 내린다. 다행히 장대비는 아니다. 어떤 분은 우비도 없이 시원하게 비를 맞으며 걷는가하면, 우비에 비바지까지 챙겨 입고 산행하는 분도 있다.
나는 롱스패츠를 하고, 입고 벗기 쉬운 우비 두 개를 준비했다. 식사 후에 우비를 갈아입어 쾌적함을 유지하려 한다.

폐광산을 리모델링한 카페 와인동굴 'CAVE'를 지나 작은 차갓재로 오른다.
계곡 물소리 우렁차고 안개와 무성한 나뭇잎 가득한 숲은 그 깊이를 보여줄듯 말듯 몽환적이다.
빗방울이 우비와 나뭇잎에 톡톡 떨어지는 소리는 음악처럼 들린다.
축축한 흙내음과 상큼한 비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월악 18-01 팻말을 보니 이곳이 월악산 관리 구역임을 알겠다.

 
불어난 계곡물을 건너 한발한발 오르니 월악 18-03. 작은차갓재(769m)다.
안생달에서 1.3km왔고, 우측 황장산은 1.8km.
우리는 좌측 울타리 너머 대미산 방향으로 간다.
여기부터 마골치까지 비탐구간이다.

 

암릉이 전혀없는 낙엽 두꺼운 푹신한 육산을 걷는다.
잣나무 숲과 낙엽송 숲이 이어진다.
펑퍼짐한 816m봉을 지난다.
숲이 정말 멋지다. 비를 맞아도 좋다.

 
얼마 가지 않아 차갓재(756.7m) 도착.
설악산 진부령에서 지리산 천왕봉에 이르는 1600리 백두대간 남한 구간의 중간지점 표지석이 있다.

 
송전 철탑을 지나며 낙엽송들이 참나무와 섞여 빼곡한 숲을 이루고 있다.
줄딸기는 맛난 열매를 맺어 산꾼을 응원한다. 

일월비비추는 꽃봉오리를 올리고
잎이 길쭉한 조록싸리 나무는 보랏빛 꽃을 피웠다. 

노린재나무도 새부리를 닮은 열매를 맺었다. 

 
다소 가파른 길을 오르면 중간에 실측 거리로 백두대간 중간 지점을 알리는 돌탑이 있다. 해발 964m.
오르막을 올라 918봉에 올라 점심 식사를 한다.
마침 비도 그치고 바람도 시원하다.

 

거친 길을 내려와 다시 오르기를 몇번하면 새목재를 지나게 되는데 특징도 표식도 없어 짐작만 한다.

오름길을 올라 1051봉 직전의 헬기장에 도착했다.
헬기장이라는데 억새 무성한 공터 정도로만 보이고
꿀풀꽃이 많이 보인다. 가을에는 물매화가 군락을 이룬단다.

 
헬기장 바로 지나 등곡지맥 갈림길.
나무위에 등곡지맥분기점 표지판이 걸려있는 1051봉이다.
무심코 걷다가는 문수봉으로 가게된다.
대미산은 왼쪽으로 크게 틀어야 한다.
서진하던 대간이 남쪽으로 급선회하는 지점이다.

 

이제 대미산까지는 거의 평지나 다름없다.
지나며 야생화를 자세히 살핀다.
노루발 꽃이 피어나고
은대난초도 피어나려한다.
천남성꽃도 피었다. 연두색이 청초해보이지만 독초이다.
총무님이 찾으신 귀한 가지더부살이도 올라온다. 주로 습한 다래 뿌리에 기생하는 기생꽃이다. 혈액순환에 좋단다.

 
퇴계 이황 선생이 大美山이라 명명했다고 전해지는 대미산(1,115m)
돼지등을 거쳐 여우목 마을로 하산하는 길이 이곳에서 갈라진다.
우리는 직진 부리기재 방향으로.

 
꽃봉오리가 다섯 개나 달린 하늘말날리
꽃이 고개들고 있는 골무꽃
참조팝나무
숙은 노루오줌 등과 눈인사하며 룰루랄라 걷는다.

 

대미산에서 150m정도 내려오면 좌측으로 시야가 조금 열린다.
오늘은 곰탕이지만 맑은 날이면이 좌측으로는 지나온 대미산이 돼지등 여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볼 수 있고, 천주봉 공덕산, 운달산 성주봉, 구병산 속리산 백화산, 희양산 주흘산 등을 볼 수 있단다.
걸으며 내내 혹시나 구름이 걷혀줄까 기대했건만 하늘은 끝내 맑아지지 않았다.

대미산 부터는 약간의 돌길이 이어지고
가파르게 내려 부리기재(879.1m) 도착.
고개의 모양이 새의 부리처럼 날카롭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북쪽은 용하계곡을 거쳐 제천시 덕산면 월악리로. 남쪽은 문경읍 중평리 마을로. 동서로는 대간길이다.
자료에는 사거리라고 하지만 눈으로 보기에는 박마을 갈림길만 뚜렷하여 삼거리로 보인다.
직진하면 포암산 하늘재.

 
이제 대간을 벗어나 가파른 흙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불어난 계곡 물이 힘차게 흐른다. 
박마을에 들어서니 느낌이 참 좋다.
곳곳에는 사과 나무, 엄나무, 오미자 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개망초 군락과 기린초의 환영을 받으며 마을로 들어서니 빨간 애마가 보인다.

 
비가 오는 청량하고 싱그러운 숲에서 모처럼 흠뻑 젖으며
제대로 힐링하고 왔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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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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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심곡 | 작성시간 26.06.22 산행기만 읽어도 산에 갔다 온 듯.
    비가 종일 내렸는데 이야기 거리를 많이 담았네요.
    대미산의 또 다른 기억을 만들었습니다.
  • 작성자카푸치노(장선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2 심곡님의 산행기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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