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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교수의 "논어와 인생" 강의를 듣고/안성환

작성자안성환|작성시간26.06.12|조회수25 목록 댓글 0

제434차 이기동 교수의 "논어와 인생" 강의를 듣고/ 안성환

사단법인 울산문화아카데미 제434차 강의는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인 이기동 교수의 "논어와 인생" 이었다. 강의가 시작되기 전 대형 스크린에는 두 개의 질문이 떠올랐다.

“산다는 것은 죽음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는 숙명인가?” “삶은 행복에서 불행으로 향하는 과정인가?”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울림은 결코 짧지 않았다. 강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질문은 이미 내 마음을 깊이 흔들고 있었다.

이번 강의는 단순히 공자의 가르침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인간은 왜 불행해지는가, 그리고 어떻게 본래의 행복을 회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 탐구의 시간이었다. 교수님는 “논어는 세상을 떠나 산속으로 들어가라는 책이 아니라, 진리를 깨달은 후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강조하였다.

교수님에 따르면 인간의 본래 모습은 하나이며 완전한 존재이다. 어머니의 자궁 속에 있을 때처럼 나와 남이 구별되지 않고, 욕심과 경쟁이 없는 상태가 인간의 본래 마음이다. 그러나 세상에 태어나면서 사람은 ‘나’와 ‘너’를 구분하기 시작하고, 소유와 경쟁, 성공과 실패에 집착하게 된다. 교수님는 이러한 상태를 인간의 ‘타락’ 또는 ‘방황’이라고 설명하였다.

강의 중 특히 인상 깊었던 비유는 현대인을 ‘죽음으로 달려가는 열차에 탄 사람’에 비유한 대목이었다. 우리는 돈과 명예, 권력과 경쟁을 좇으며 인생의 본질을 잊고 살아간다. 결국 긴장과 불안, 피로와 좌절 속에서 삶을 소모한다. 교수님은 이를 ‘욕심이라는 감옥에 갇힌 삶’이라고 진단하였다.

논어가 말하는 학문의 길은 지식을 많이 쌓는 데 있지 않다. 본래의 마음을 회복하는 데 있다. 사람은 몸을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니라 마음을 바르게 하기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집보다 그 안에 사는 사람이 중요하듯, 몸보다 몸 안에 있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또한 인간의 마음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하나는 본심, 양심, 하늘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욕심, 탐심, 이기심이다. 본심은 변하지 않는 참된 나이며, 욕심은 끊임없이 흔들리는 가짜 나이다. 인간의 불행은 본심을 잃고 욕심을 따라 살아가기 때문에 생긴다. 그래서 고전 읽기와 명상, 그리고 자기 성찰을 통해 욕심을 줄이고 본래의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교수님은 물과 물결의 비유를 통해 인간과 세상의 관계도 설명하였다. 물결은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본질은 모두 하나의 물이다. 마찬가지로 사람과 자연, 만물은 서로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근원에서 나온 존재이다. 나와 남을 구분하는 의식에서 벗어나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 것이 참된 공부라고 말하였다.

오늘 강의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욕심을 버리고 본래의 마음을 회복하라.”
논어는 출세와 성공의 기술서가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본성을 회복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을 안내하는 인생의 교과서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특히 강의를 들으며 문득 나를 찾지 못하게 하는 것은 ‘사회적 알람’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보이지 않는 시계에 맞추어 살아간다. 다섯 살이 되면 유치원, 여덟 살이 되면 학교, 스무 살이 되면 대학, 스물여덟 살이 되면 직장과 결혼을 이야기한다. 사회는 때가 되면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할 시간”이라며 끊임없이 알람을 딸랑따랑 울린다.

정년을 마치고 조금은 여유롭게 살아보려 해도 또 다른 알람이 들린다. 각종 모임에 참석해야 하고,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며, 무언가를 계속해야 한다는 소리다. 물론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막상 빠지면 세상에서 뒤처지는 듯한 불안감이 밀려온다. 우리는 어쩌면 자신의 시계보다 남의 시계를 더 자주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 이기동 교수의 강의는 나에게 ‘나만의 시계를 찾으라’고 말하는 듯했다. 남들이 정해 놓은 시간표가 아니라, 내 마음의 리듬과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결국 행복은 밖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회복하는 것이다. 남보다 앞서려는 경쟁보다 자신의 양심을 따르는 삶, 욕심보다 본심을 따르는 삶, 분리보다 하나 됨을 깨닫는 삶이야말로 현대인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인생의 방향일 것이다.
논어는 2,500년 전의 고전이지만, 혼란과 경쟁이 일상이 된 오늘날에도 여전히 가장 깊은 삶의 해답을 들려주고 있었다.

2026년 6월 9일 안성환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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