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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시문학 7월호에

작성자효향|작성시간26.06.19|조회수1 목록 댓글 0

천 년千 年 / 효향

 

바람아 단청 고운 대웅전 풍경을 울리며

산곡에 숱한 불심도 두드리며

있는 듯 없는 듯 

시간의 밖을 걸어 와 절의 수호신이 됐다

 

산꽃아 작은 탑인 듯 앉아

달과 별이 오는 길에 꽃으로 든 한 마디

억겁 윤회 속에서 지켜 온 불변의 향기로

정토로 가는 길에 등불이 청아하다

 

돌탑은 우주 창생의 긴 이야기들

이끼를 쌓고 무늬로 새겨두며

역사 후의 메시지도 이미 읽고

어느 사이 시공의 밖에 섰다

 

사람아 천 년을 찰나로 헤아리는 지혜로도

생노병사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뜻을 세워 가는 길은 평이롭게 걸을 수 있었던가 

보리심菩提心 번뇌를 닦지 않고 만나 볼 수 있는가

 

 

유월 비 / 효향

 

 

봇물 넘실거리도록

퍼붓는 너의 이야기를 들어 보련다

 

너는내가 사랑하다 잃어버린 16세 소녀다

청매실도 탱글탱글 빚더니

항아리 숲 뒤에서창포 꽃 은방울꽃으로꽃반지를 만들어

안개 흩으며 뉘를 찾아간 소녀야 

 

무릎의 흙을 털고

방글거리는 일곱 살 아이들을

기쁜 눈물 넘실넘실 다독이며

어미를 닮아가는

나의 초상화

 

엎딘 눈빛들 일으키며

흙 위를 맨발로 뛰며

청 마루 낙숫물로 도미솔을 울리고

툇마루를 돌아 개역 귀 달맞이꽃을 부르며

꽃물결 오는 길에

네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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