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이결이 따라 유럽가기 - 성베드로성당,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스위스근위병, 성물 묵주, 천사의 성

작성자최동숙|작성시간17.10.18|조회수595 목록 댓글 1

두오모가 유난히 반짝이는' 성베드로성당'

(산피에트로성당)

 

이 성당보다 더 크게 지을 수 없다고 하는

법이 있다고 하니

세상에서 가장 큰 성당이라고 해야하겠다.

 

하늘도 어여쁜 오늘.

하늘을 이고 서 있는 두오모가

참 세련된 느낌이 든다.

 

빨간색 피렌체 두오모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조금 차갑지만

더 성스러운 느낌을 준다고 할까?

 

 

 

 

 

 

 

솔방울이 왜 여기에 있는지

모두 이곳을 솔방울 정원이라고 부르는데

솔방울과 바티칸의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이 신비하리만치 환한 빛은

호박빛이 나는 대리석을 얇게 저미듯이 잘라

오묘한 빛을 스며들게 한 장식이다.

 

12년 전 처음 이 장식을 보았을 땐

너무 화려하다는 생각으로 약간은 거부감도 있었다.

 

오늘 설명을 듣고 다시 보니

이 대리석을 얇게 갈아만든 장인들의 수고가 보인다.

 

 

 

내부에서 보니

쿠폴라에 오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이 돔이 얼마나 큰지는 글자와 사람의 크기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글자의 크기가 사람보다 훨씬 크다.

 

나도 쿠롤라에 오르고 싶었지만

피렌체의 종탑과 두오모에 올랐던 피로감에

딸들이 강력한 눈짓으로 엄마의 욕망을 자제시킨다.

레이저빛이 강해 질끈 눈을 감았다.

 

그래 알았다. 알았어.

엄마가 포기한다고.

 

여행 중 종탑과 성당의 쿠롤라를 만나면

무조건 오르고 보자는 새로운 다짐을 해본다.

그러니까 건강할 때 다녀야 해.

 

'다리가 떨릴 때 떠나지 말고 가슴이 떨릴 때 떠나라'

 

  

 

 

성당을 너무 크게, 너무 높게 보이지 않게하기 위해

위로 갈 수로록 그림이나 장식을 더 크게해서

시각적인 효과를 높였다고 한다.

 

예수의 얼굴이 그려진 스카프를 들고 있는 저 여인

옷자락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로 정교하다.

이 성스러운 공간에 저 각선미는 좀 너무한거 아닌가?

아무리 여신일지라도

내 생각이 불미스러운 걸게야 지금. 

 

 

 

자, 이제 피에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피에타하면 늘 이곳에서 본 피에타가 생각나곤 했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인 피에타.

 

첫인상이 너무 강렬하여 그 어떤 피에타 조각이나 그림도

이 작품의 감흥을 이길 수 없었다.

 

'유로자전거나라'의 고은아 가이드가 화보집까지 확대해서

설명을 해주는데 얼마나 감동적인지

우리도 투어가 끝나고 성당 옆의 화랑에서 화보집을 열심히 찾아 구입했다.

 

 

 

19 유로를 주고 구입한 화보집

순전히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만을 다룬 화보집이다.

보고 또 보아도  이 피에타는 감동이고 또 감동이다.

 

 

미켈란젤로 작품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자신의 이름을 마리아의 가슴에 새겨넣었다고 한다.

 

그 후,

하느님도 천지창조 후 아무것에도 이름을 새겨넣지 않았건만

어찌 나는 이 피조물하나에 내 이름을 새겨넣었던가 하며

다시는 자신의 작품에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자! 이제 이 작품의 부분부분을 감상해보자

 

 

마리아가 감싸안고 있는 저 마리아의 손과 예수의 몸.

갈비뼈옆의 근육들과  

힘없이 늘어진 팔에 드러나 핏줄

그리고 손등에 남아있는 선명한 못자국

 

이 늘어진 다리는

조각품이 아니라 사람을 직접 찍은 사진인 것 같다.

해부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나타낼 수없는 형상이라고 한다.

 

발등에도 발톱에도 고통의 흔적이 선명하다.

이게 실제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품이라니

그게 더 놀랍다.

 

 

  

 

정면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는 예수의 얼굴

저렇게 평온한 얼굴이었다니

죽음이 저렇게 고요한 것이구나.

예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아버지가 계신 하늘이었던 것이다.

 

 

 

 

 

 

 

마리아를 너무 젊게 표현했다는 비판을 받아야했던 미켈란젤로

성스러운 몸을 표현하려했는지도 모르겠다.

욕심에 찌들지 않은 얼굴은 저렇게 쉬이 늙지도 않는법

 

마리아의 이 고운 선이 참 청순하게 보인다.

 

그런데

 

 

 

 

 

어느 정신병자의 소행으로

성당안에 전시된 피에타가 이렇게 망가졌다고 한다.

마리아 만을 공격한 듯하다.

 

망치를 들고 와 휘둘렀다고 한다.

 

 

 

이 사고 후 피에타는 고이고이 유리벽 안으로 감금되고

관람자들은 목마르게 저 만치 떨어져 감상할 수밖에.

 

미켈란젤로의 손길을 볼 수 있는 거리가

저만큼 줄어든 채로 피에타상은 박제되어있는 듯 하다.

 

 

 

 

 

 

예수보다 마리아를 너무 크게 만들었다느니, 

너무 젊은 여인으로 만들었다느니 하는 말로

끝없이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일갈을 가한 일화가 있다.

 

"내 예수님은 당신같은 속된 인간에게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니오

오직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 보여드리려는 것이오."

 

피에타 이 작품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렇게 마리아의 모습은 안보이고

오직 하늘을 향한 하느님의 아들만이 보인다고 하네요.

 

 

 

성당에서 나와 성물을 사기 위해 기념품샵으로 들어갔다.

소망담아 꼭 주고 싶은 사람에게 드릴  묵주를 고르기 위해.

 

마침 한국인 수녀님이 나와 계신다.

 

수녀님께 묵주를 골라달라고 하니 얼른 하나를 내어주신다.

받아드는 순간,

내가 종교는 없지만 아주 귀한 성물을 받은 느낌이 든다.

 

"축성받은 성물이라고 말씀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수녀님."

 

 

 

성당 옆의 노란 우체통

하느님께 보내는 편지도 부칠 수 있을 것 같은 우체통.

 

엽서를 가방에 넣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는데.

 

우표가 필요없는 엽서는

언제 어디서든 소식을 적어 우체통에 넣을 수 있는

 간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젊은 시절  많이 이용했었다.

 

홀로 바다여행을 하던 날 찻집에서

기차를 기다리던 대합실의 딱딱한 의자에서

바람이 부는 밤 이불 속에서

벗들에게 보내는 엽서를 끄적거리던 시간들

 

눈이오면 눈이 내린다고

비가오면 비가 온다고

바람부는 날엔 바람 소리가 아주 좋다고. 

 

그런 낭만은 언제 잃어버린건지.

 

이 예쁜 우체통을 그냥 지나쳐야하다니......

 

 

 

스위스근위병의 복장은 여전하다.

알록달록 이쁜 복장의 이 근위병은 스위스 국적의 남자로만 구성된다.

스위스가 지금의 관광강국이 아니었던 시대엔

산으로 둘러쌓여 농사짓기에도 적합치 않고

먹고 살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산기슭을 오르내리며 양을 치던 강인한 체력의 용병수출을 많이 했다.

 

 이 바티칸이 약탈을 당할 때 끝까지 죽음으로 맞서며.

교황을 지켰던 용병은 오직 스위스용병 뿐.

그 후 의리와 용맹의 상징이 된 스위스용병만이 이 바티칸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봉급도 그다지 많지않은 명예직인데

복무를 마치면 이 바티칸이 인정한 소개서를 받을 수 있어

본국에서의 취업에 유리하다고 한다.

 

 

 

 

바티칸 시국의 국경선을 궁금해 하는 남편.

바로 여기가 이태리와 바티칸의 국경선이랍니다.

참 허술하지요잉?

발만 슬쩍 내밀어도 두 나라를 왔다갔다 할수 있다.

입국,출국심사도 없이.

 

 

 

투어를 마치고 광장에서

고은아가이드님이 찍어준  가족사진

 

"딸들은 나오세요"

 

또 어김없이 우리부부만 찍어주기도 했다.

 

 

 

 

 

 

유럽의 강대국(침략국)에 가면 늘 가장 큰 광장이나 성당 앞에

오벨리스크가 우뚝 서있다.

 

콩코드광장 등 수많은 광장이나 성당앞에 상징처럼 서 있는

오벨리스크가 참 아이러니하다.

 

이집트의 태양신 숭배신앙의 상징물인 오벨리스크를 실어와

그 꼭대기에 십자가를 꽂아놓았다.

 

이교의 상징인 이 오벨리스크를

그리스도교의 최고 중심지에 우뚝 심어놓은 의미는 무엇일까.

 

이교의 신을 제압해버리고 그리스도교가 승리했다는 의미일까.

 

타종교를 존중해주고 배려하는 마음이

정복의 기쁨을 누르기엔  약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 바티칸 광장에 있는 오벨리스크의 십자가를 뽑아버리고 IS깃발을 꽃아버리겠다"

라고 선언한  IS의 발언에 이 바티칸과 로마를 얼마나 큰 공포로 몰아넣었을지.

 

 

 

 

 

12년전 이 곳에서의 사진 1장을 추억하며 찰칵!

긴 회랑의 돌기둥들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보며 내내 감탄했었던 그 장소.

 

 

스위스근위병 만큼이나 늠름해보이는 모습이네.

저 때의 내 볼살 어디간거야

 

 

 

바티칸 시국을 나서면 이태리거리와 만난다.

반질반질한 검은돌이 깔린 로마의 거리

어느 지점까지는 차량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

 

 

자 이제 매력적인 검은돌의 도시

 로마의 거리로 나서 천사의 성을 보러가자.

 

벌써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다.

바티칸에서 8시간 이상을 살았구나.

 

'천사의 성'은 바티칸시국을 걸어나오면

도로  끝자락즈음에서부터 독특한 성당 머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댄부라운의 소설  '천사와 악마'에서

추기경들을 가두어두었던 비밀의 장소가 바로 여기 '천사의 성'이었다.

 

상상만했던 이 성의 모습이

영화로 만들어져 등장했을 때 참 독특한 외향에 놀랐었다.

 

원래는 황제의 영묘로 건설된 건물이란다.

 

영화에서 바티칸과 비밀통로가 연결되어있어

 범인은 이 비밀통로를 통해 추기경들을 납치하고

바티칸과 무전이 통하는 거리에 있어 명령을 주고받았다고 나온다.

 

뭔지모를 비밀을 한가득 안고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건 순전히 영화때문이겠지.

 

 

 

이 강은 테베레가 맞겠지.

왠지 떼베레라고 발음해야 할것 같다.

 

로마를 휘돌아 흐르는 강

파리의 세느강도 

영국의 템즈강도

피렌체의 아르노강도

 

한강에 비하면 실개천으로 밖에 안보인다.

한강, 참으로 풍요로운 물줄기다.

 

 

다리 위엔 어김없이 버스커가 노래하고

따끔따끔한 햇살도 아랑곳없는 이들은

다리 난간에 기대어 노래를 함께 흥얼거린다.

 

 

 우리도 잠시 걸터앉아 다리도 쉬고

햇살도 피하며

기타음률에  젖어보자구요.

 

낯선도시에서 만나는 이런 장면은

늘 여행자의 오아시스.

 

 

오늘 하루 참 많이 걸어다녔다.

오전 8시30분에 가이드를 만나

오후 5시가 넘은 시간까지

성당 가든에서 설명들을 때와 점심식사할 때를 빼곤

거의 앉아보질 못하고 움직였다

 

그런데 피로감보다는 뿌듯하게 올라오는 벅찬 기운이 있다

 

금방 잊어버릴지라도 가슴에 가득한 지적충만감에 그런것 같다.

 

 

이제 바티칸쪽의 큰 도로로 나가 택시를 부르기로 한다.

조금씩 해가 기울어간다.

오늘 하루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에서 

아주 잘  살았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이한결2 | 작성시간 17.10.18 다시 보니 넘나 생생하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