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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익 '즐거운 지옥'

작성자*-별아저씨|작성시간09.12.04|조회수34 목록 댓글 0


한 사람이 스스로 지성인임을 선언하는 것은 전폭적인 비극성을 내포한다. 그는 자신의 내부를 끊임없이 동요시키는 현세적인 유혹과 자신의 선언을 줄기차게 회의시키는 타인의 무관심과 싸워야 한다.

남들이 차분한 행복감 속에 젖어 깊은 잠을 자는 동안 그는 절망적인 고독 속에 불면의 고통과 싸워야 하며, 대낮에도 긴 밤의 미진한 악몽에 시달려야 한다.

남들은 그 풍성한 빛과 열을 즐기는 태양 아래서 그는 한 구석 어둠의 조각을 찾아다녀야 하며 깜깜한 한밤중에 한 줄기 별빛을 찾아 율리시즈와 같은 방황을 계속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이 무심하게 혜택을 향유하고 있을 때 그는 그 혜택을 증오하며 그 혜택 뒤에 숨은 결함의 그림자를 꼬집어내야 한다.

세계, 그것은 평범한 사람에겐 힘든 낙원이겠지만 그에겐 '즐거운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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